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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귀찮나요?
요시나가 미치코 지음, 이기화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책 표지를 보면..한 아이가 그네에 앉아있다...고개를 약간 수그리고...눈동자는 아래를 향하며..책의 제목이 [내가 귀찮나요!] 였다...표지와 책 제목을 보니..알싸한 무엇이 떠오른다...어쩌면 티비에서 자주 봐왔던 소외되고 마음이 아픈 아이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고....부모의 기대치에 부응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아이들을 모습일지도 모르겠다....아이의 마음을 얼만큼 보듬어 줄수있을까....?..최고의 엄마는 아닐지언정...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세상모든 엄마들..부모들...그들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그것은...어쩌면..아이들의 감옥일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책 표지와 제목만을 보고도 ..알싸한 무엇이 용암처럼 나를 녹여가는데.....
내가 귀찮나요! ...이 책은 두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두편의 이야기 모두 교사의 입장과 학부모의 입장,, 학생,,,자녀들의 이야기였다..비슷한 내용일지도 모르지만...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심리와.. 교사..혹은 학부모의 일들은 서로 같은듯..서로 다른 내용이다..첫번째 내가 귀찮나요?....초등학교 4학년의 담임을 맡은 준코 선생님의 반에는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문제아가 있다...친구들을 괴롭히고...공부시간에 돌아다니고...갖은 말썽을 피우며....사뭇 반항적인 눈빛을 보이는 오타 다쿠.....다쿠가 처음부터 문제아 였던것은 아니지만 2학기가 지나면서 문제의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그무렵..준코 선생님의 집에서도 문제는 발생하기 시작했고....선생님의 딸인 마키는 모범생이라 불리운다...준코 선생님은 그런 딸이 자랑스럽지만 마키는 어느순간부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반항을 시작한다...준코 선생님은 과연 어디서 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다쿠와 마키와의 관계를...마키는 막다른 골목길에서 거식증으로 쓰러지게된다...
그렇게 혼란스럽고 힘든 준코 선생님에게 양호선생님은 대화를 통한 실마리를 쥐어준다.... 요란한 다쿠의 엄마와 대화가 통할리 없지만 준코 선생님은 다쿠의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다쿠엄마 역시 거식증에 걸렸던 적이 있으므로 그에대한 실마리를 얻고자 경청하고..느껴간다.. 모든 엄마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아이들이 무엇인가에 혼란스러움을 느낀다면...준코선생님처럼 말할것이다...."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 무슨 말이라도 다 들어줄테니 말해봐" "그래 무슨말인지 알겠어...하지만 말이야..."..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것 같지만 귀로는 아이의 말을 들어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나 역시 이 책을 읽어가면서....부모라는 입장으로 아이의 말을 무시하지 않았는지....아이의 시험성적으로 차갑게 바라보지는 않았는지...많이 생각하게 만든다...아이의 말을 들어주고..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여 주지만....결과적으로 마지막엔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부모가 올바른 길을 알려줘야 한다는 불타는 의지로 훈계를 하지 않았을까...
준코 선생님 역시 마키에게 최선이자 최고의 엄마가 되고자 일과 가정을 병행해 나갔지만..정말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것을 못했다는 생각이다....나 역시 준코 선생님처럼 내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 못한것은 아닐까....시험성적이 조금 떨어졌다고..한숨을 내쉬지는 않았을까...?...너는 잘할수 있다고 무조건적인 격려의 말을 내뱉지는 않았는가..? 너라면 더 잘할 수 있다고 학업으로 내몰지는 않았는가...?....아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가...? 내 아이가 지금 가장 하고싶은 일은 알고 있을까...?...내 아이의 마음 한자락을 속깊이 들여다 보았을까....?...아이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봤을까...?...아이의 말을 귀로 듣고...마음으로 거부하지 않았을까...?...부모와 교사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까...........
한권의 책속에 두가지의 이야기를 읽으며....참 많은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