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백일홍

(도종환)

피어서 열흘을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 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 일을 아름답게 피어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 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인생은 작은 오해와 인연을 맺거나 풀어가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다만 인생이라는 강은 단번에 건너뛸 수 없다. 사귐도그렇다. 크고 작은 돌을 내려놓고 그것을 하나씩 밟아가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차근차근 건너가야 한다.
삶과 사람 앞에서 디딜 곳이 없다고 조급할 이유가없다. 어차피 인생과 관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 P170

지는 법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지는 행위는 소멸도 끝이 아니다. 의미 있게 패배한다면 그건 곧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P188

편견의 감옥이 높고 넓을수록 남을 가르치려 하거나상대의 생각을 교정하려 든다. 이미 정해져 있는 사실과 진실을 본인이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상대의 입장과 감정은 편견의 감옥 바깥쪽에 있으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 P192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비판의 한자를들여다보면, 미약하나마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비평할 비는 손수변에 견줄 비가 합쳐진 글자다. 사물이나 사물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제대로 된 비판이다. - P196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순간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뿐이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은 ‘나‘를 향한다. 세 손가락의 무게를 감당할 수있을 때 비로소 검지를 들어야 한다. 타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내가 떳떳한지 족히 세 번은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늘 타인을 지적하며 살아가지만, 진짜 지적은 함부로 지적하지 않는 법을 터득한 사람만이 할수 있는지도 모른다. - P197

사람이라는 하나의 우주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의도를 짐작하려면 상대의 말을 되새겨 총명하게 듣고 심안을 부릅떠상대의 속마음을 들여다봐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질문을 주고받을 필요가있다.

질문에서 질은 ‘진실‘, ‘바탕‘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질문은 ‘상대에게 사물과 현상의 본질과 진실을 물어본다‘는 뜻이다.
말은 본디 침묵을 통해 깊어지는 것이지만, 때로는침묵을 깨고 상대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무엇인지, 진심은 무엇인지를 질문을 통해 알아내야한다. 그것이 질문의 본질이다. - P200

사마천이 쓴 <사기> <계명우기> 편에는 네 가지 사귐의 유형이 나온다.
첫째는 의리를 지키며 서로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친구 ‘외우‘, 둘째는 친밀한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친구 ‘밀우‘, 셋째는 즐거운 일을 나누면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 ‘일우‘,
넷째는 평소 이익만 좇다가 나쁜일이 생기면 책임을 떠넘기는 친구 ‘적우‘다.

링컨과 스탠튼의 관계는 밀우와 외우의 중간쯤 되지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밥벌이를 위해 내몰리는 이세상에는 위 네 가지 친구가 적당히 뒤섞여 있을 테지만 말이다. - P2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이비드 호킨스David Hawkins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광고업계는 상품을 팔기 위해 우리의 두려움을 가지고 논다. 슬픔은 과거와 관련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것처럼 두려움은 미래에 속한다. 대개 사람은 걱정과 불안, 공포를 안고 살아가며 날마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악취를풍기는 두려움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 둘 다 목표다. 예를 들어 집을 잃지 않으려고 직장에 가는 것은 회피 동기가 목표인 행동이다. 한편 승진하려고 직장에 가는 것은 접근동기가 목표인 행동이다.
접근 또는 회피를 위한 목표나 이유는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생각과 에너지, 행동에 동력을 제공한다.
모든 경우 인간은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를 근거로 행동한다. 그미래는 자신이 피하고 싶은 미래일 수도 있고, 만들려고 노력하는미래일 수도 있다. 또한 수십 년 후의 미래일 수도, 몇 초 후의 미래일 수도 있다. - P23

미래의 나라는 개념은 단순하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현재한 결정을 하려면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아야 한다. 이떤 결과를 바라는가? 그 결과를 철저하게 분석해 바라는 결과가 나오도록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최고의 결정이자 행동이다. 원하는것에서 시작해 거꾸로 가라. 목표를 향해 가기보다 목표라는 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 우리의 뇌는 저절로 그렇게 작동한다. 신경과학자들은 뇌가 기본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관이어서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행동을 유발한다는 데 동의한다. 배움은 뇌의예측 능력에 최신 정보를 제공해 그 능력을 향상하는 과정이다. "
가고자 하는 곳이 명확할수록 무수한 선택지 사이에서 방황하는일이 줄어든다.
미래의 나와 단절되면 사람들은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시급한 일들만 처리하다 보면 좋은 성과를얻을 리 없다. 하지만 이게 대다수 사람의 삶이다.
- P28

●행동과 태도를 좌우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모든 목표는 접근 또는 회피라는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미래의 나와 연결되면 현재를 수용하고 사랑하며 그 가치를 인식할 수 있다.
●미래의 나와 연결하는 것이 현재의 목적과 의미를 만들어낸다.
●장기적인 미래의 나와 연결하라. 그러면 오늘 더욱 훌륭하고탁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미래의 나와 연결될 때 행복하고 생산적이며 성공적인 삶을 살수 있다.
이처럼 놀라운 삶의 철학이 또 있을까. 미래의 나와 연결하는 것이 현재의 나를 발전시키고 상황을 나아지게 한다. 그리고 지금의삶이라는 귀중한 금광을 진심으로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미래의나와 연결하라. 그것이 지금 강력한 삶을 사는 방법이다. - P31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빅터 프랭클Viktor Frank의 말이 떠올랐다.

두 번째 삶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첫 번째 삶에서 했던 잘못된 행동을 지금 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하라!
인간의 책임감을 자극하는 표현으로 이 격언보다 더 강력한 말은없을 것이다. 이 말을 통해 현재는 과거이며 과거는 바뀌고 수정될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 

나는 프랭클의 말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20년 후 미래의 내가 되돌아와 그날 저녁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미래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와 오늘을 다시살아볼 기회를 얻었다고 상상한 것이다.
내가 집에 돌아가 주차를 하려고보니 세 살 된 피비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 나를 보자마자 딸아이는 흥분해서 이리 깡충 저리 깡충뛰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딸을 지켜보면서 나는 20년 후 미래의 내가이 순간을 어떻게 온몸으로 느낄지 생각해보았다.
미래의 내가 된 나는 그 순간을 평소와 다르게 보게 됐다. 나는눈물을 흘리며 내가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게 됐다. 딸은신이 내게 주신 완벽한 선물이었다. - P33

전념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술이다. 우리가 지금 무엇에 전념하고 있는지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알 수 있다. 우리는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결과가 전념의 증거다.

행동이 바뀌는 이유는 정체성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 P41

정체성은 자신이 가장 전념하는 모습이다.
정체성의 바탕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비전이 있다. 따라서 전하는 비전이 달라질 때 정체성은 즉시 달라진다. 그러면 생각과동도 바로 달라진다.
맞다, 미래의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맞다,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맞다, 장애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나에 전념한다면 그 과정에서 직면하는 모든 일은 당신을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어준다. 그러면 당신은 진정으로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다.
당신 앞에 어떤 일이 닥치든 그 일을 통해 당신의 의지는 더욱 강해진다.
어떤 경험이든 유익한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멀리 전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처음에 상상했던 것 이상의로 발전할 것이다.
완전히 몰입하고 믿음을 갖는다면 기어코 길을 찾아내고 만다.
길은 언제나 있다. 사상가이자 시인인 랠프 윌도 에머슨Ralph WalcoEmerson은 "당신이 무언가 하겠다고 결심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그일이 이루어지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 P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덕무, 박제가와 함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성대중이 당대의 풍속을 엮은 잡록집인 《청성잡기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내부족자 기사번 심무자 기사황內不足者其辭煩心無者 其辭荒".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자는 말이 번잡하며 마음에주관이 없는 자는 말이 거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있다.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의 구조를 뜯어 보면 흥미롭다. 입 ‘구‘가 세 개 모여 이루어졌음을알 수 있다. - P137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체취, 사람이 지닌 고유한 ‘인향‘은 분명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언어처럼 극단을 오가는 것도 드물다. 내 말은 누군가에게 꽃이 될 수도 있으나 반대로 창이 될 수도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는커녕 손해를 입지 않으려면, 더러운 말이 마음에서 떠올라 들끓을 때 입을 닫아야 한다. 말을 죽일지 살릴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그리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 P138

공자는 일찍이 언행일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 편에서 "선행기언이후종지先行其言而後從之"라고 했다.
행동을 옮겼다면 말이 꼭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말과 행동의 괴리가 없어야 함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무실역사상과도 의미가 부합한다. ‘무실‘은 참되게 힘쓰자는 뜻이고 ‘역행‘은 뒤로 미루지 말고 현재에 충실히 하자는의미다. 이 역시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흡사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 문구 ‘just do it!‘을 연상케 한다. - P145

말에 비법은 없다. 평범한 방법만 존재할 뿐이다.
그저 소중한 사람과 나눈 대화를 차분히 복기하고 자신의 말이 그려낸 궤적을 틈틈이 점검하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법을 찾고 꾸준히 언품을 가다듬는 수밖에 없다. - P153

이유는 단 하나다. 말하는 기술만으로는 당신의 진심을 다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54

같은 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온도와 무게가달라진다는 이치를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내팽개쳐두는 것도 곤란하다. 마음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감정과 생각을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순간, 표현의 미숙함으로 진심을전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도 없을 테니까.
물론 진심이라면. - P16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amoo 2023-09-01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기주의 책이 싫습니다만..^^;;

루피닷 2023-09-01 19:49   좋아요 0 | URL
존중합니다^^좋아하시는 책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