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작은 오해와 인연을 맺거나 풀어가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다만 인생이라는 강은 단번에 건너뛸 수 없다. 사귐도그렇다. 크고 작은 돌을 내려놓고 그것을 하나씩 밟아가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차근차근 건너가야 한다. 삶과 사람 앞에서 디딜 곳이 없다고 조급할 이유가없다. 어차피 인생과 관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 P170
지는 법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지는 행위는 소멸도 끝이 아니다. 의미 있게 패배한다면 그건 곧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P188
편견의 감옥이 높고 넓을수록 남을 가르치려 하거나상대의 생각을 교정하려 든다. 이미 정해져 있는 사실과 진실을 본인이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상대의 입장과 감정은 편견의 감옥 바깥쪽에 있으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 P192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비판의 한자를들여다보면, 미약하나마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비평할 비는 손수변에 견줄 비가 합쳐진 글자다. 사물이나 사물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제대로 된 비판이다. - P196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순간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뿐이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은 ‘나‘를 향한다. 세 손가락의 무게를 감당할 수있을 때 비로소 검지를 들어야 한다. 타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내가 떳떳한지 족히 세 번은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늘 타인을 지적하며 살아가지만, 진짜 지적은 함부로 지적하지 않는 법을 터득한 사람만이 할수 있는지도 모른다. - P197
사람이라는 하나의 우주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의도를 짐작하려면 상대의 말을 되새겨 총명하게 듣고 심안을 부릅떠상대의 속마음을 들여다봐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질문을 주고받을 필요가있다.
질문에서 질은 ‘진실‘, ‘바탕‘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질문은 ‘상대에게 사물과 현상의 본질과 진실을 물어본다‘는 뜻이다. 말은 본디 침묵을 통해 깊어지는 것이지만, 때로는침묵을 깨고 상대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무엇인지, 진심은 무엇인지를 질문을 통해 알아내야한다. 그것이 질문의 본질이다. - P200
사마천이 쓴 <사기> <계명우기> 편에는 네 가지 사귐의 유형이 나온다. 첫째는 의리를 지키며 서로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친구 ‘외우‘, 둘째는 친밀한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친구 ‘밀우‘, 셋째는 즐거운 일을 나누면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 ‘일우‘, 넷째는 평소 이익만 좇다가 나쁜일이 생기면 책임을 떠넘기는 친구 ‘적우‘다.
링컨과 스탠튼의 관계는 밀우와 외우의 중간쯤 되지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밥벌이를 위해 내몰리는 이세상에는 위 네 가지 친구가 적당히 뒤섞여 있을 테지만 말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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