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무, 박제가와 함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성대중이 당대의 풍속을 엮은 잡록집인 《청성잡기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내부족자 기사번 심무자 기사황內不足者其辭煩心無者 其辭荒".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자는 말이 번잡하며 마음에주관이 없는 자는 말이 거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있다.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의 구조를 뜯어 보면 흥미롭다. 입 ‘구‘가 세 개 모여 이루어졌음을알 수 있다. - P137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체취, 사람이 지닌 고유한 ‘인향‘은 분명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언어처럼 극단을 오가는 것도 드물다. 내 말은 누군가에게 꽃이 될 수도 있으나 반대로 창이 될 수도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는커녕 손해를 입지 않으려면, 더러운 말이 마음에서 떠올라 들끓을 때 입을 닫아야 한다. 말을 죽일지 살릴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그리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 P138

공자는 일찍이 언행일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 편에서 "선행기언이후종지先行其言而後從之"라고 했다.
행동을 옮겼다면 말이 꼭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말과 행동의 괴리가 없어야 함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무실역사상과도 의미가 부합한다. ‘무실‘은 참되게 힘쓰자는 뜻이고 ‘역행‘은 뒤로 미루지 말고 현재에 충실히 하자는의미다. 이 역시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흡사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광고 문구 ‘just do it!‘을 연상케 한다. - P145

말에 비법은 없다. 평범한 방법만 존재할 뿐이다.
그저 소중한 사람과 나눈 대화를 차분히 복기하고 자신의 말이 그려낸 궤적을 틈틈이 점검하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법을 찾고 꾸준히 언품을 가다듬는 수밖에 없다. - P153

이유는 단 하나다. 말하는 기술만으로는 당신의 진심을 다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54

같은 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온도와 무게가달라진다는 이치를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내팽개쳐두는 것도 곤란하다. 마음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감정과 생각을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순간, 표현의 미숙함으로 진심을전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도 없을 테니까.
물론 진심이라면.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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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09-01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기주의 책이 싫습니다만..^^;;

루피닷 2023-09-01 19:49   좋아요 0 | URL
존중합니다^^좋아하시는 책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