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는 서기 1세기에 《인생의 무상함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 다음과 같은 훌륭한 문장을 남겼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땅을 한 뼘도 내놓지 않으려 애쓰며, 이웃과의 지극히 사소한 분쟁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이들도 많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잠식해 오는 이들을 방관하며, 심지어 앞장서서 그들에게 길을 열어 주기까지 한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자기 돈을 나눠 줄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나눠 주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우리는 손에 쥔 재산과 돈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면서도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할 단 한 가지,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 대해서는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2000년 전 글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현대의 우리에게 적용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다. 생각해 보라. 누군가의 비열한 말이나 행동을 대범하게 넘겨 버리지 못하고 며칠 동안 곰곰이 되짚으며 속을 - P26
끓인 적이 없는가?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도 마음은 여전히 사무실에 남아 있지 않았는가? 일요일 밤 침대에 누웠는데 처리해야 할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지는 않았는가? 이상은 세네카가 말한 인생을 방관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아주 보편적인 몇몇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 P27
미국의 작가 제임스 볼드윈은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가 정한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하고 있으며, 그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굳이 참여할가치가 없는 이 게임에서 빠져나오기 전까지는 절대 이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따르던 게임의 규칙, 즉 통제할 수 없는 타인과상황과 우연에 의지하는 방식이 우리에게 전혀 이롭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새로운 규칙을 가지고 새로운 게임을 해야 할 때다. 우리 모두는 반드시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한다. - P34
가보로 전해 내려온 시계를 아들에게 물려주며 아버지가 말했다. "내가 공식적으로 이 시계를 너에게 물려주기 전에, 보석상에 가지고가서 시계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거라." 아들은 곧 낙담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오래된 모델이라 100달러밖에 안 된답니다."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렇구나. 그럼 전당포에 가서 한 번 더 물어보거라." 아들은 더욱 낙담해서 돌아왔다. "전당포에서는 20달러밖에 못 준 "다는데요" "저런." 아버지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럼 시내의 박물관에 가서 그사람들은 뭐라고 하는지 들어 보렴." 이번에 아들은 잔뜩 흥분해서 돌아와 말했다. "이 시계가 아주 귀중한 골동품이라며 25만 달러에 사고 싶다고 했어요!" "잘 들어라." 아버지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평가하든지, 그 평가에 너를 끼워 맞춰서는 안 된다. 이 시계와 마찬가지로 너 - P40
를 별 가치가 없는 존재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고, 그럭저럭 쓸 만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고, 너의 진정한 가치를 있는 그대로 알아보는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런 사람 주위에서 네 시간과 네 인생을 투자해야 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 우화는 들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러나 현실에 이 교훈을 적용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만약 당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 자신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 자신을 제대로 평가할 능력과 의지가 없으면, 잘 알지도 못하는 타인이 당신을 깎아내리듯 낮게 평가해도 그에 정당하게 저항할 힘이 없다. 그저 낮은 평가에 휘둘릴 뿐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 정말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 그보다 더 가치 없는 일들에 더없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 P41
나는 이 교훈을 암막 커튼을 설치하다가 배웠다. 결혼 생활 초창기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에 밤잠을 설치자 아내와 나는 암막커튼을 달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한 시간넘게 고생했는데도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 말고는 아무런 성과를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아버지와 장인어른까지 가세했지만 우리 네사람은 두 시간 동안 더 큰 난장판을 만들어 놓기만 했다. 결국 우리는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고 기술자를 불렀다. 그는 우리집에 도착한 지 10분 만에 커튼을 완성했다. 또 우리가 어질러 놓은 난장판도 깨끗이 정리해 주었고 신통찮은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도 고쳐주었다. 그러고는 고작 20달러만 받아 갔다. 그의 이름은 데이브였고, 나는 집에 일이 생길 때마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후로 내 인생에더 많은 데이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 P48
핵심 정리
1 자신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돈과 시간)을 길바닥에 흘리고다니는 것과 다름없다.
2 당신의 가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당신의 시간에 대해 시장이 지불하는 대가 혹은 당신의 시간에 대해 스스로 내리는 평가에 따라, 당신은 더 높은 자리에서 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3 인생은 돈으로만 좌우되지 않는다. 금전적인 비교 외에 당신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무형의 가치를 파악하고 균형을 맞추는 데 유념해야 한다. - P53
그 말을 들은 당시에는 무려 2000년 전에 그리스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이와 아주 유사한 말을 남겼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어떤 일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고, 또 어떤 일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기본적인 원칙, 그리고 통제할 수 있는 - P59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 방법을 확실히 배운 뒤에야 내적인평온과 외적인 효율성을 누릴 수 있다." 에픽테토스의 말은 그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제한적이었던가를 생각하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에픽테토스는 노예 출신이었다. ‘에픽테토스‘라는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로 ‘취득한‘이라는 뜻이다. 오랫동안 주인에게 철저히 종속된 채 살아온 에픽테토스는 마음속에자기만의 경계선, 즉 통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선을 긋고, 그것을 벗어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가 진정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의 마음밖에 없었다. 에픽테토스는 육신의자유를 얻은 뒤에도 이런 깨달음을 버리지 않았다. - P60
이런 인식은 관점에 따라 더없이 어렵고 제한적이며 우울한 깨달음일 수도 있다. 지금도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듯아등바등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계‘를 솔직하게인정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권력이 한낱 환영에 지나지 않음을 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을 일하고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일지라도, 그의외적 권력은 그가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누가 무슨 짓을 해도, 가혹한 시련과 실패에 휘청여도 우리의 권력은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것보다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는 모 - P61
두 마음의 힘, 즉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 사용법을 깨닫지는 못한다. 이것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생존까지 좌우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로안타까운 일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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