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겨울에 시베리아를 횡단한 32일간의 경험은 글쓰기가쉬웠고 금방 겨울의 심장이란 책으로 나왔다. 일정이 비교적 짧았지만 한 권의 책이 될 분량으로는 충분했고 남들이 안 가본 길이며 수많은 이야기가 고인 길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적과 적절한 감성, 역사, 문화 얘기가 섞인 여행기는 한두 달간의 경험이오히려 잘 나온다. 물론, 평소에 글쓰기 연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 여행만 한다고 글이 저절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 P17
글보다 마음이 먼저다. 진솔한 마음으로 사물과 인간을 대하고, 작은 것에도 감동할 줄 알아야 한다. 가슴에 절실한추억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글이 튀어 나온다. 글을 멋지게 가꾸 - P19
는 것은 글을 뽑아낸 후의 일이다. 멋진 글 이전에 글을 뽑아내는•게 먼저고, 글 이전에 가슴 안의 절실함이 먼저다. 만약 절실한 게 없다면? 지금부터 눈을 크게 뜨고 자신과 삶을 들여다보길 권한다. 글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 P20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가 가장 좋다. 여행기, 문학작품, 신문, 잡지들을 읽으면서 독자, 비평가, 저자의 관점에서 접근해보 - P22
면 훈련이 된다. 첫 번째는 독자의 관점에서 재미있게 잘 읽히는가를 본다. 두 번째는 비평가 입장에서 문장 구조, 단락, 어휘를 분석하면서 비판적으로 본다. 세 번째는 저자의 입장에서, 그가 이글을 쓸 때 어떤 감정이었을까, 정말 이것이 진솔한 표현일까, 기교를 부린 것일까 등을 분석하면서 본다. 영화도 처음 볼 때는 스토리 쫓아가기 바쁘지만 여러 번 보면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와 섬세한 표정, 감독의 의도, 영화에 등장하는 소도구 등까지 감상할 수있는 것처럼 글도 되풀이해 보면 다양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P23
현장에서 모든 것을 기록할 수도 없고 기록할 필요도 없다. 너무 기록에 집착하면 여행이 제대로 안 된다. 우선 여행을 즐겨야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포착되는 것을 기록하는데 이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정보, 객관적 현실 등에 관심이 많이 간다면 그런 것에 집중하고, 서정적·문학적 묘사, 사유 등에 끌린다면그것에 집중하는 게 좋다. 모두 꼼꼼하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나의 경우에는 두 가지 형태의 기록을 다 해왔는데 에너지 소모가많았다. 그 덕택에 정보, 배낭여행, 문화 탐사, 사유 등 다방면에걸쳐 글을 써왔지만 매우 더디고 힘든 길이었다. 그러므로 적성에 맞는 것을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정보가 중요하면 기자처럼 집요하게 취재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더듬이에 걸린 것들에 깊이 젖는 게 좋다. 여행을즐기고 그 즐거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릴 생각이라면 얕은 기록을해도 된다. 그러나 좀 더 깊은 글을 남기고 싶다면 ‘관광객‘의 태도 - P35
를 넘어서 한 분야, 한군데에 집중하는 ‘작가‘의 태도가 필요하다. - P36
정보성 글과 달리 자유로운 여행기를 쓰는 사람들은 여행을 기획과 취재에 한정하면 안 된다. 기획이라는 굴레 속에 자유로운 여행이 갇혀버리고 모든 이를 비즈니스적인 취재 대상으로 삼을 수있다. 그럼 얕은 글, 작위적인 글이 나오기 쉽다. 마음이 서로 오가고, 열린 마음으로 대할 때 생각지 못한 것들을 더 많이 경험한다. - P39
인간은 언어라는 굴레에 갇혀 있지만, 동시에 언어를 통해 ‘중간세계‘를 창조하는 존재다. 중간세계란 과거와 현재와 미래, 객관과 주관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나의 세계‘다. 돈벌이 수단을넘어서 나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재미 때문에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자 힘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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