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셔먼이나 모리무라 야스마사의 경우를 오늘의 눈으로 보면 그다지 새롭지 않다. ‘그까짓 것 나도 할 수 있어‘ 하는 말이 나올 법하다.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찍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창조하고 스스로 현실의 주인공이 되어 본다는 것은 그 당시로서는 하나의 경이고 새로움이었다. 누구나 위험은 피하고 싶어한다. 개혁을 시도하면 그만큼 저항도 커진다. 그러나 물살을 갈라야지만 앞으로 갈 수 있다. 이제까지의 발상과 다른 발상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 P126
사람들이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 중에하나는 사진가만의 ‘기(氣)가 다른 사진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 프랑스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렸을 때 이야기다. 그때만 해도 그가 지금처럼 유명세를 타지 않았던 때였다. 여행객 중 한 사람이 전시장에서 <소나무> 작품 한 점을 구입했다. 구매 사연은사진 속에서 ‘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걸어두면 그 기가 자신에게도 전달될 것 같다는 것이다. - P185
21세기에는 또 다른 사고방식으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미래의 성장 동력을 발견해야 밥을 먹고 살 수 있다. 그게 뭔지 보이지가 않기에 답답하지만, 쉽게 찾아지면 블루오션도 아니다. 그러니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고민이 쌓인다. 찾아오는 사진가들에게도 경쟁력 있는 사진을 에둘러 이야기하지만, 멋있게 말하면 결국 블루오션이다. 사진을 선택했으니 살아남으려면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사진 작업을 전략화하라고 말한다. 세상은 변한다. 경영 여건도, 개인의 경쟁력도 하루가 다르게변한다. 역설적이지만 예술은 예술을 배반하면서 새로운 예술을만들어왔다. 그게 브랜드고 경쟁력이다. 나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나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체크해 볼 일이다. - P188
모방의 강력함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위험을 줄이고,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이 모방이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그러나 단순한 베끼는 것에 그치는 모방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 나의 역량과 결합해서 새로운 가치를만들어낼 때 모방은 모방을 넘어 창조에 버금가는 힘을 발휘하게된다. 소위 ‘창조적 모방‘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 P206
근본에 대한 중요성은 우리의 옛 조상들도 누누이 강조했던 것이기도 하다. 《용비어천가》에 보이는 다음의 글귀는 수없이 들어알고 있지만, 누가 마음에 돋을새김 하였겠는가? - P235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함으로, 꽃도 좋고 열매도 많이 열린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끊이질 않으므로, 내를 이루고 바다로 흘러간다.
얕은 뿌리를 내린 나무에는 새들도 집을 짓지 않는다고 한다. 사회가 어지럽고 삶이 실타래처럼 얽혀갈수록 다시 한번 내 존재의 근본, 내 업의 근본을 되돌아보고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 P236
렌즈마다 서로 다른 가치와 관점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았다. 렌즈를 잘 이해한다는 것은 사진가가 ‘본 것‘에 어떤 렌즈와 궁합을맞출 것이냐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렌즈는 사진 찍는 자의 ‘시각‘을 의도에 맞게 구현해주는 도구인 것이다. 또한 하나의 렌즈를 오래 사용하면 그 렌즈에 맞는 시각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자연스럽게 세상과 사물을 사용 렌즈에 어울리게 보는 것이다. 왜 그 렌즈여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렌즈만 그렇겠는가? 어떤 일을 10년 이상 하면 하나의 관점이생긴다. 경험과 경륜만으로도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된다. 아마 그것은 책과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뛰어 넘는 독자적인 생각일 것이다. 누에는 뽕잎을 씹지만, 누에고치에서 나오는것은 비단실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아류가 아닌 ‘제 소리‘를낼 줄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것이 이전과 다른 새로움이며 경 - P261
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가치와 관점을 추구하는 나만의 세계, 개성 있는 색깔을 찾아나서야 할 시점이다. 그것이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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