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을 고하며(월모트)나는 그대의 것오직 그대 소유로 남아 있기 지겨워서떠나는 것이 아닙니다내가 무슨 염치로 그대에게오직 나만의 소유가 되라고 강요할 수 있으리그대는 타고난 성품으로수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데떨어지는 씨라는 씨는 모두 받아들여 싹틔우는저 위대한 대지를 보아요거친 소낙비도 기꺼이 받아들이고모든 것을 가슴에 품습니다대체 내가 무슨 힘으로그대를 내 것으로 차지할 수 있을까요
그처럼 문학상의 가치는 사람 사람마다 각각 달라집니다. 거기에는 개인의 입장이 있고 개인의 사정이 있고 개인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한 묶음으로 취급해 논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문학상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도 단지 그것뿐입니다. 일률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그러니 일률적으로 논하지 않았으면 한다.뭐, 여기서 이런 말씀을 드려봤자 그걸로 어떻게 된다든가 할일도 아니겠습니다만. - P84
그러면 무엇이 꼭 필요하고 무엇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지, 혹은 전혀 불필요한지를 어떻게 판별해나가면 되는가.이것도 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하자면, 매우 단순한 얘기지만 ‘그것을 하고 있을 때, 당신은 즐거운가‘라는 것이 한 가지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뭔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행위에 몰두하고 있는데 만일 거기서 자연 발생적인 즐거움이나 기쁨을 찾아낼 수 없다면, 그걸 하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뭔가 잘못된 것이나 조화롭지 못한 것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때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즐거움을 방해하는 쓸데없는 부품, 부자연스러운 요소를 깨끗이 몰아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 P106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윌리엄스)나는 당신이당신의 친구를 찾아내길 바랍니다나는 그대의 친구입니다나는 당신이당신의 사랑을 찾아내길 바랍니다그대는 나의 사랑이었습니다사랑 그 자체인 당신을 잃는다는 것은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입니다친구로서의 당신을 잃는다는 것은마찬가지로 크나큰 고통입니다그러나그러나 나는 당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슬퍼하지 않아요(우드로 윌슨)나는 당신이 내 곁에 없음을슬퍼하지 않습니다오직 나 자신의 반쪽만이당신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뿐이에요그것은 단지 몸만 떨어져 있을 뿐이라는 것을나는 알고 있고나의 인생을 이렇게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는당신의 마음은언제나 나와 함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녕이라 말하기‘, ‘잘가라고 말하기‘는 모든 헤어짐에서 매우 중요하다. 설령 갑작스러운 이별이나 상실로 작별 인사를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일방적인 이별을 겪는 경우,나중에라도 내 마음속에서 상대를 떠나보내며 그를 향해 이제는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상대에게 안녕이라고말한다는 것은 떠난 사람과 나를 묶어 놓았던 끈을 푸는 마지막작업이다. 서로가 서로에게서 자유로워지는 작업인 것이다.안녕이라고 말하는 작별 인사는 떠나가는 사람과 남아 있는사람 사이에만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이제는 과거가 되어 버린 어제의 나에게도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과거를 소중히 간직한 채 오늘을 살고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한때는 내 소유였지만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사라져 버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안녕‘ 하며 손을 흔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날에는 이 세상을 살아왔던 나 자신에게도 작별을 고할 수 있어야 한다.그래서 어쩌면 안녕이라고 말하는 건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누•구나 매일같이 해야하는 숙명의 과제인지도 모른다. -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