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안녕이라 말하기‘, ‘잘가라고 말하기‘는 모든 헤어짐에서 매우 중요하다. 설령 갑작스러운 이별이나 상실로 작별 인사를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일방적인 이별을 겪는 경우,
나중에라도 내 마음속에서 상대를 떠나보내며 그를 향해 이제는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상대에게 안녕이라고말한다는 것은 떠난 사람과 나를 묶어 놓았던 끈을 푸는 마지막작업이다. 서로가 서로에게서 자유로워지는 작업인 것이다.
안녕이라고 말하는 작별 인사는 떠나가는 사람과 남아 있는사람 사이에만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이제는 과거가 되어 버린 어제의 나에게도 안녕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과거를 소중히 간직한 채 오늘을 살고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한때는 내 소유였지만 지금은 내 곁에 없는 사라져 버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안녕‘ 하며 손을 흔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 날에는 이 세상을 살아왔던 나 자신에게도 작별을 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쩌면 안녕이라고 말하는 건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누•구나 매일같이 해야하는 숙명의 과제인지도 모른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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