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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인간 ㅣ 비룡소 걸작선 30
테드 휴즈 지음, 앤드류 데이비슨 그림, 서애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닷새 밤 동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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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휴즈의 글이다. 딸 프리다와 아들 니컬러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시작한다.
테드 휴즈는 시, 소설, 희곡, 동화를 쓴 작가이다.
새 천년을 코앞에 앞두고 북스 포키포스 라는 영국의 어린이 문학 전문지에서 앞으로 백 년이 지나도 살아남을 만한 고전의 가치가 있는 작품 열 권을 선정했는데, 그 가운데 한 권이 영어 원서로 하면 육십 쪽 남짓 밖에 안되는 얇은 <무쇠인간>이 뽑혔다. 내가 소개할 이 <무쇠인간>을 통해 우리 인간이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뜻이 라고 생각한다는 옮긴이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다르지 않다.
워너 브러더스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의 원작이다.
무쇠인간이 나타나다.
벼랑 끝에 무쇠인간이 나타났습니다.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어디에서 왔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집채만 한 무쇠인간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습니다.
무쇠 인간의 등장이다. 어디서 왔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모른다고 시작하는 것이 무심한 우리 인간들에게 나타난 외계인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쇠인간의 행동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읽어주는 재미를 생각한 듯 하다. 정말 이 책을 읽어주기에 좋다. 무쇠인간은 바다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떨어져 산산조각난 무쇠인간이 하나하나 조각을 모아 하나의 몸으로 다시 합체하는 과정이 독특하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의 구성력에 감탄했다.
무쇠인간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면서 농가의 농기구등 철로만든 것들을 먹어치우게 되면서 농민들은 무쇠인간을 땅에 뭍게 된다. 뭍혀있던 무쇠인간이 다시 나타나자, 농부의 아들 호가스의 아이디어로 무쇠인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고철 덩어리들을 모아 버려둔 곳으로 안내하게 되고, 그곳에서 무쇠인간은 배불리 먹으며 잘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별을 타고 내려온 우박천룡이 지구를 위협하게 된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먹을 것을 대령하라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쟁을 선포하는 인간들. 그러나 전혀 타격을 받지 않는 우박천룡에게 인간의 세상은 꼼짝없이 당하게 생겼다. 그때 농부의 아들 호가스는 무쇠인간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무쇠인간은 인간편에 서서 우박천룡과 대결을 하게 된다.
우박천룡이 나타난 이유는 지구에서 전쟁이 잦게 일어나기에 재미있어 보여 내려왔다고 하는데, 그 말에서 '허~'하고 한숨이 나왔다. 무쇠인간은 고철만 먹으면 행복할텐데, 호가스의 제안대로 우박천룡이 지구를 망가뜨리면 무쇠인간이 먹을 고철조차 없어질 것이란 이야기에 제안을 받아들인다.
자연이 주는 돌과 나무로 그릇을 삼고, 짐승과 식물들로 허기를 채우고, 졸졸 흐르는 냇가에서 빨래를 방망이로 두들겨 하고, 자연이 주는 음식물에 만족하면서 살았는데 언젠가부터 우리 인간은 유전자변형 식물을 개발하고 고철을 만들어 쓰고 수많은 재활용쓰레기로 지구의 절반이 쓰레기더미로 변화되고, 더위를 이기려고, 추위를 이기려고 만들어낸 것들로 인해 오존층은 구멍이 뚤렸다. 빙하가 녹아 남구 혹은 북구 근처의 나라는 잠길 위험에 나라를 버리고 떠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 않는가.
책은 2003년 출간되었다. 그당시 출간된 책이지만 그 당시나 지금이나 전쟁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핵무기는 여전히 존재하며, 환경파괴로 인한 대 재앙이 우리를 목조이고 있다. 인간은 인간 스스로 만든 덫에 걸려 스스로를 파괴하며, 우리 인간을 만들어준 어머니 지구에게 이런식으로 보답을 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를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생각을 많이 하게끔 하는 무쇠인간은 어른인 나에게도 좋았지만 아이에게도 들려주면 정말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