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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김영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 인기다. 어느날 황정음이 사진에 보이는 맬릴린 먼로 가 프린팅된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그의 의사 남자친구의 직장 동료와 함께한 자리에서 현대화가 앤디 워홀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황정음은 앤디 워홀이 누구인지는 몰랐으나 그의 작품 '매릴린 먼로'는 알고 있지 않던가. 황정음은 현대미술가에 대해 전무했었다. 그것으로 이야기에서 열외되는 상황을 겪게 된다. 사실 나도 몰랐던 앤디 워홀.
앤디 워홀의 작품 '그린 매릴린 먼로'는 2007년경 경매에서 무려 8천만 달러, 약 740억 원의 가격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매릴린 먼로의 복제를 또다시 복제한 워홀. 그는 이시대의 여성 매릴린 먼로를 그렸다. 모든 미술가들의 작품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 레오나르도 다 비치가 정말 지금 태어났다면 모나리자를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니콜 키드먼? 아니면 안젤리나 졸리를 그렸을 수도 있지 않는가. 워홀은 그래서 매릴린 먼로를 그렸다.
앤디 워홀의 작품 매릴린 먼로가 이만큼의 가치를 가질 정도인가?
그의 매리린 먼로는 '복제의 복제'라 부른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매릴린 먼로의 진짜 모습은 알지 못한다. 스크린에서 비춰진 상품화된 그녀에 우리는 열광하고 있다. 나 역시 단 한장면! 먼로의 하얀 드레스가 바람에 날리는 그 장면 뿐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워홀 식의 복제 복제 복제일 뿐이다. (P.156) 원본을 모르는 복제품. 워홀은 복제가 원본을 누루는 세상을 그려낸, 가상이 실재를 누르는 세상을 보여준 현대 미술가이다.
폴 세잔 -그릇, 바구니와 과일(부엌식탁)-
이 작품은 원근법이 무시되었다. 테이블의 아랫선도 맞지 않고, 바구니도 뭔가 이상하다. 게다가 꽃병또한 입구가 저렇게 까지 크게 보일 수 없지 않는가.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에게 내밀었다간 가차없이 야단 맞으며 다시 그려라는 명령을 받을 판이다. 폴 세잔은 많은 시간을 들여 이 그림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는 500년간 미술의 기본이 되어온 전통적 원근법을 타파한 사람이다. 실제 사물을 보는 건 사람마음 아닌가. 그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파블로 피카소 -황소의 머리(자전거 안장과 핸들)- 1943년
피카소는 자전거 안장과 핸들을 단순히 합치는 것으로 작품하나를 만들었다. 자전거의 안장과 자전거의 핸들은 자전거에서의 자기 자리를 지켰을 때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가 되지 않던가. 자전거의 가치가 사라졌지만 피카소는 새로운 황소의 머리를 만들어냈다. 자전거 도구로서의 역할을 벗어버린 것들은 새로운 존재로 변했다.
도구로서의 역할을 벗어버린 존재로서의 사물, 혹은 어떤 사회의 쓰임 있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벗어버린 인간 존재 그 자체를 위해 피카소는 열심히 쓰레기통을 뒤진 것이다. 형편없는 쓰레기를 예술의 자리에다 터억 하니 얹어놓고, '존재'에 대하여 말하는 피카소. (p.33)
바넷 뉴먼-영웅적이고 숭고한 사람-1950~1951년
단지 빨간 바탕에 노란색 줄? 이게 무슨 작품이야. 나도 얼마든지 그릴 수 있다. 이런말을 할 수도 있다. 지금도 이 그림이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으니까. 저 두줄로 인해 작품이 되었단 말인가?게다가 추상화라 생각했던 내 생각에 바넷 뉴먼은 더 황당하게 던져준다. 자신의 그림은 이야기란다. 무슨 이야기가 있다는 건지 지금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정말 황당했던 것은 피에로 만초니의 -미술가의 똥- 이다. 1961년 작품인데 당시 작품 90개가 한정판매 되었다고 한다. 현 시가 2만 5천달러를 상화한다고 하니 우습고도 우습다. 그럼 이만한 돈을 주고 만초니의 똥을 산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샀을까? 만초니의 똥이라서?? 깡통이 아름답지도 않는데 말이다. 그들은 만초니라는 예술가의 '개념' 혹은 '발상'을 샀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대 미술이 저항을 하고 있다? 현대미술이 이토록 독특하게 변화한 것을 역으로 생각해보자. 또한 현시대를 반영해주는 것이 미술이란 점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막가는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을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저자의 의도대로 나는 현대미술가들을 인터넷 검색했다. 작품을 보면서 '세상 참.. 막나가는구만.'하고 던져준 그 작품들을 다시 검색해 보면서 현대미술에 매력을 느꼈다. 그들의 말도 안되는 이 예술로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 이제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