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데 꼭 필요한 101가지 물건 - 다 버려봐야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후지오카 미나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부터 관심갖게 하는, 내용이 뭘까, 어떻게 전개될까, 기대하게 하는, 이런 면에서는 미니멀리스트나 물건 정리를 마음에 두고 있던 독자라면 한 번 읽어 보고 싶게 만드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읽고 나면 독자로서 나도 한 번 그렇게 따라 해 보고 싶게도 만든다. 나의 101가지 물건 리스트는 어떤 것이 차지하게 될 것인가, 라고 궁금해하면서.


저자의 의도는 독자가 물건을 정돈하게 하거나 미니멀리스트 되시오, 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 보다는 살아감에 있어서 물건의 의미, 그 물건이 나를 행복하게 하나, 살아가는데 어떤 영향을 끼치나, 라는 면을 더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 또한 창의적으로 발상을 끌어낸 것이 아닌, 영화 <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 퍼센트 행복찾기> 를 위한 작업을 하다가 자신도 빠져들게 된 경우였다.


의식주, 입을거리, 먹거리, 살아가는데에 필요한 필요품, 이런 것이 기본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물건을 곁에 두고 있다. 읽어가면서 저자의, 너무 많은 옷이 있다면 60% 정도의 옷을 가장 자주 입게 된다, 던 의견에 동감이 갔다. 그다지 많은 옷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옷 몇 벌만 걸치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쯤은 누구나도 같은 마음이 아닌가 싶다. 봄, 가을은 너무나도 짧고 몇 벌의 바지와 윗 옷, 좀 쌀쌀하다 싶으면 날씨와 기온에 따라 바람막이 점퍼 라고 하는 것이 있지 않는가. 이것으로 거의 끝난다. 여름과 겨울은 짧고 긴 윗옷과 바지, 그것도 청바지를 갖춰 놓으면 거의 1년이 후다닥 지나가 버린다. 물론 나이와 성별에 따라, 기호와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은 다르겠지만 바지만 입고 다니는 활동파라 스커트 종류는 거의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어쩌다 보이는 것은 그저 소유욕에 지나지 않던 것이었다. 거기다가 늘 사용하게 되는 숟가락, 그릇, 주방 용품도 마찬가지이다. 손에 잡히는 것만 쓰고 단골로 사용하는 그릇만 사용한다는 것을 보면 여기 저자가 시도했던 101 가지 선택은 좀 쉬울 듯 보이긴 한다만, 그럼에도 어떤 것으로 한정을 지을지 조금은 시간이 필요할 듯도 하다.


저자는 첫 번째, 자신이 텅 빈 집에서 한 가지씩 선택해 간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이불이라니, 이 선택을 보면서 과연 나라면 무엇을 선택했을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이사 올 무렵 상황을 떠올려 보면 고민할 필요없이 알 수 있다. 텅 빈 모델하우스 같았던 우리 집에 가장 먼저 들여온 것이 컴퓨터였다. 인터넷 설치도 부랴부랴 했었던 기억도 난다. 한참 컴퓨터로 일을 하고 있었을 때라 그 속에 모든 정보가 숨겨져 있었다. 게다가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은 TV 까지 컴퓨터로 볼 수 있고 책은 물론 문서 작성까지, 아주 편리하다 못해 필수품 아니었나 싶다.


저자는 텅 빈 집에서 그냥 앉아 있기가 불편하다못해 소파 대용으로, 밤에는 추위까지 막아주는 용도로 먼저 선택을 하였다. 휴대폰/TV/컴퓨터를 제치고 이불을 선택한 것이다. 물건을 선택하는 순서를 보면 그 사람의 사고방식, 물건에 대한 몸의 의존도 같은 것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같다. 소퍼 없는 거실, 침대를 두고 바닥에서 잠자는 습관, 청소기 대신 물걸레와 찍찍이 같은 것으로 처리하던 시간이 길어질 수록 청소기와 소퍼에 대한 애정은 사라져 버렸다. 저자가 선택하고 난 후 신천지를 느꼈던 세탁기, 냉장고는 나도 동감했다. 하루 두기가 무서운 음식들의 수명 연장, 탈수를 넘어선 세탁기의 기능은 계절을 타지 않게 한다.


이렇게 저자가 선택해 가는 물건들과 비교해 보며 독자로서 자신의 물건 의존도와 방식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니 참 재미있는 실험에 동참해 가는 느낌도 준다.



두 번째로, 그것에 대한 의미, 영향 같은 것을 되짚는다. 이 때 독자로서 한 물건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되는 계기도 함께 하고 싶어졌다. 시간, 일, 취미, 그런 것 까지 포함하여 일상에 끼치는 영향이랄까, 나 또한 그 생각이 흥미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동감가는 구절도 많았고, 역시나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하여 하나 씩 선택하면서 자신까지 뒤돌아본다는 것, 필요없으면서도 가진 것 만으로 만족하게 된다는 것, 시간을 늘여 주거나 줄여 준다는 추상적인 부분까지, 읽어가면서 따라하는 마음이라니, 그러면서 내게 필요한 물건들을 추려보는 마음, 정리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았는데 정리하게끔 한다고 할까.. 재미있었다. 읽음과 따라 함, 행동이 함께 발맞추어 가게 하는 독서였다.



"물건이 넘쳐흐르는 방, 정보로 복잡해진 머리, 선택도 결과도 없는 바쁜 시간. 그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도구에서 기쁨을 얻는 나의 감성을 흐리게 했다." 222쪽



"태어날 때 부터 다른 가족들이 사용하고 있던 물건들로 둘러싸여 살아오면서", 그 물건들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와 사용하면서 갖게 되는 기쁨, 능력의 확대 같은 면은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하나 씩 물건들을 선택하여 꺼내 올 때의 저자의 기분은 왠지 독자인 나에게도 전해져 왔다. 어떤 물건을 선택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 부터, 사용이 급한 물건, 그래서 선택하였을 때의 효능을 느끼며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는 점 까지, 흥미롭다.


도구가 도구를 부르게 되고, 그래서 물건이 늘어나게 되고, 그 편리함에 생각도 궁리도 더욱 줄어들게 된다는 점, 불편함이 발명을 부르고 그 발명에 인간은 감정도, 감성도, 궁리하는 노력도 하지 않게 된다는 점, 이런 것들도 무척 공감이 갔다. 나의 1번은 컴퓨터 였지만 그 다음, 또 그 다음은 무엇인가, 생각해 가면서 앞으로 2-3년 간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물건이라면 다시 찾을 확률이 없을테니 그냥 폐기하여도 문제없지 않겠나,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 책과 함께 하면 이런저런 생각도 함께 따라올 것이고 독자마다 비슷한 실험에 참가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상들의 전개가 계속되었다. 출근하고 일 하고, 여자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출근하고 일 하는.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 내게는 익숙하지 않는 이름이지만 "일본 문학상을 휩쓴 추리꾼의 역작" 이라는 소갯말이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이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인간의 광기"라는 단어에서 충분히 이 작품을 이해할 만한 단서가 생겨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읽기 전의 단순했던 기대감과 읽은 후의, 기대했던 바는 전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당혹감이 주는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것도 바로 "인간의 광기"가 아닌가 한다.


문장이 단조롭다. 술술술 속도감이 충분히 날 만 하여 결코 지루함은 느낄 수가 없다. 그러나 어쩐지 주인공 나, 신견의 일상이 그다지 흥미진진한 편은 아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청년, 만나는 사람들은 채무자들 뿐이고 이 청년 자체가 말 수도 그리 많지도 않은, 흥미로운 사람도 아니다. 원룸에서 살고 있는 여성, 사나에를 만나는 일이 대부분이고 관심가는 일은 오래 전 발생했던 일가족 살해 사건이다.


등장인물도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어찌 보면 마음 속의 말을 내 뱉지 않은 상태로 묘사한 부분들이 심리를 적나라하게 표현 하고 있어서 어떤 맥락에서는 모노드라마 같기도 하다. 내용의 흐름도 일본 작가이기에 상상해 낼 수 있는 구성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가족 살해 사건에 얽힌 배경 이야기를 자신의 내면 속 또 다른 자신이 만들어 내는 느낌도 갖게 했고 혹시 같은 인물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 하는, 조금은 난해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분위기 자체가 우울하고 음산한 느낌으로 지속된다. 그도 그럴것이 아버지 다케시, 어머니 유리, 오빠인 다이치가 한꺼번에 죽은 채 발견된 집, 문은 잠겨 있었고 이들을 죽인 범인이 드나들 수 있는 문 이라고는 작은 창문 하나, 성인은 결코 드나들 수 없는 문 밖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 오로지 어린 여자아이, 사나에만 살아 있는 채 발견되었다. 현재 신견이 만나고 있는 이 여성은 사나에 이고, 그 사건에 관심이 있는 신견, 이들이 엮어가는 그 날의 진실을 향해 독자를 끌어 들인다. 범인은 누구일까. 이미 체포된 와타나베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진범인가를 놓고 신견의 관심을 따라 등장한 남자들, 탐정과 형사, 그리고 주변 변호사들까지 이야기의 구성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읽는 독자에 따라 그 심리 묘사를 어떻게 따라 갈 지도 각자 다를지 모르겠다. 명확하게 똑 떨어지는 해답을 보여주기 보다는 이런저런,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도 있는 추리 소설이기도 하다. 일본이기에 이런 가족의 형태가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재미없는 아버지와 아름다운 아내,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부 사이의 심리적인 상태와 그것이 가족 구성원에 끼치는 영향이 어떨지, 그리고 아이들의 행동이 야기한 결과물, 이런 전체적인 이야기가 주는 암울함이, 우습게도 약간의 해피엔딩을 향해 갔다는 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바라고 할까. 죽으면 그 뿐 이라고 계속 되뇌이다가 결국은 일상 속 행복으로 들어가 버리는 그런 양상이, 역시 인간이기에, 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 정신과 의사가 권하는 인생이 편해지는 유연함의 기술
정두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변화가 다가와도 무탈한 사람들의 비밀" , "유연함을 잃어버린 순간 문제는 반복되기 시작한다."

이 문장들이 내 눈길을 사로잡고 마음을 휘저었다. 한참 힘들어 하던 일상 속에서 어지간히 시달리고 피로감에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순간, 눈길을 끈 문장들, 난 무탈하지 않았다, 힘들고 어렵다, 이 순간은 예전에도 있어왔고 이것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힘들게 넘어야 했었다, 그런데 다시 또 같은 종류의 힘겨움이 나를 덮쳐 오고 있었고 해결책은 너무나 멀리 있는 듯 했다. 같은 종류의 어려움을 2년이 조금 넘은 뒤에 다시 겪다니, 이것에는 분명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던 중에 "유연함" 이라는 단어와 이 책 중반을 넘어가면 나오는 "감정 어휘"라는 것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


"심리적 유연성"-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지속하거나 변경하는 능력"

​

이런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렇기에 내가 겪은 비슷한 부류의 어려움은 다시 반복되었던 것이다. 그 때에는 회피, 내가 달아나면 그만이다,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문제 앞에서 그대로 비를 맞고 서 있느니 비를 피할 곳으로 가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후에 똑같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서 그 때 그 방법으로 피할 수 만은 없었다. 우선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똑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나의 잘못도 아니었지만 전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없을 수 만은 없는 일이었다. 또 발생할 수도 있는 일 앞에서 그 때 마다 회피하고만 있을 것인가. 첫 번째 그 때 회피하면서 받게 된 부수적인 손실, 적응을 위한 어려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 속에서의 힘겨운 극복은 전혀 계산하지 못한 채 고스란히 내가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로 다가왔었지 않던가. 그렇다면 다시 또 발생해 버린 두 번째 같은 상황 속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너무나 힘들었고 괴로웠다. 같은 상황 앞에서 하루하루가 힘겨운 시간이었다. 그러다가 포기나 단념의 순간,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던 그 순간에 "심리적 유연성" 이라는 단어를 만난 것이다.

​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마음이면 인생이 편해진다."

이 말이 내게는 왠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저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하는 심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가짐만은 아니라는 것도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

​


"91쪽,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한계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바뀐 현실에 적응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합리적 낙관주의가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기존에 통용되던 방식이 통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바로 변화입니다. 변화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


이 책은 마치 내가 질문을 던진 것 처럼 답변을 해 주고 있었다. 어린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기 까지 몇 번의 변화와 맞딱뜨려야 할까. 그 성인이 다시 나이가 더 들 때 까지 더 이상의 변화는 없는 것인가. 많은 변화가 계속하여 생겨나고 또 그 변화에 발맞춰 변하지 않으면 기존의 사고와 늘 해 오던 방식만에 빠져서는 혼자만의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저자의 일상 속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 연구생들의 사례를 통하여 자세히 말하고 있다. 워킹맘들의 완벽주의,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혼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적응에 실패하게 되었을 때의 좌절감, 이런 것에 필요한 것이 바로 심리적인 유연성인 것이다. 단지, 이 단어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고 일상과 접목하지 못하여서 생겨난 심리적인 혼돈, 혼란함이 바로 나에게 있었던, 질문하고 싶었던 상황이었을 것이다.

​


"감정에 이름을 붙일 줄 아는 사람이 빨리 회복한다. --152쪽", 그동안 생겨났던 문제들의 이름을 감정적으로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여 생겨났던 그 순간들, 이 책을 통하여 그 방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애매하고 어렵다.

"관계 문제가 반복된다면 마음의 틀을 바꿔라." 이 문장으로 선을 그어 보려 한다.

​


정신 건강 의학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 삶이라는 슬프고 노여운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안내서" 라는 소개답게 실전에 깊이 응용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독자로서 좋은 조언을 받았고,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

​

​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초역 소크라테스의 말 -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깨닫는 지혜의 방법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생 책 한 권 남기지 않고 떠난 소크라테스의 말은 어떻게 전해져 오는가, 그가 했다고 전해져 오는 말들은 진정 그의 말일까, 이런 의문의 순간을 가지면서도 위대한 철학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여기에 담았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주로 발췌하였고 플라톤에게서 전해져 오는 소크라테스의 말임직한 내용도 모았다.


발췌를 하였다는 것은 독자마다 호불호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 부분은 장점과 단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 생각해 봤다. 우선, 철학의 입구에서 원문이 어렵다고 여겨질 때에 발췌한 책을 짧게 짧게 대하면서 차츰 스며들게 하는 좋은 점도 있을 수 있겠고, 다른 한편으로는 발췌의 과정 중에 오류같은 것이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끔, 편집상의 오류가 아닐까 여겨지는, 똑같은 문장 발췌를 세 번씩 반복하며 보여지는 구성, 작가의 의도였는지 아니면 구성상의 오류였는지, 갸웃거리며 생각해 보았다.


"지혜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하여 "무엇이 가치있고 행복한 삶인가?" 를 마지막 챕터로 두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말할 것도 없이 소크라테스하면, 안다는 것, 모른다는 것의 명백한 차이,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삶이 진정한 인생이고 어중간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혹은 모르는 것 조차 모르고 있다는 무지 같은 말이 중심이요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을 기본으로 우리의 삶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과 가족, 이웃, 우정과 사랑, 도덕, 돈의 소유와 존재, 정의, 예술, 죽음과 영혼, 신" 같은 주제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28쪽, 지혜의 가식, 죽음에 대해 두려워 하는 것은 참으로 지혜의 가식이다. 미지의 것을 아는 척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이 말대로라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어린아이가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딜 때 삶의 고단함이 얼마나 깊고 넓을 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방긋거리며 웃고, 그 앞에 닥쳐 올 시련의 크기를 전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내디딜 수 있게 되는 것, 그런 느낌으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시작부터 아는 척 하지 말라,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그 경험을 통하여 생겨난 인생의 피로감, 오로지 싫다, 피하고 싶다, 이미 알아 버린 그 정도의 경험 쯤으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착각, 이런 것 정도로 인생을 두려워 하지 말라, 죽음도 마찬가지, 죽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 않는가, 그러니 두려워 마라, 이런 식으로 해석해도 될 지 모르겠다.



"60쪽, 전쟁과 싸움과 파벌은 어디서 오는가? 육신과 육신의 정욕이 아니면 어디에서 오는가? 전쟁은 돈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발생하며 돈은 몸을 위해 그리고 몸을 위해 획득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결과로 철학에 바쳐야 할 시간을 잃게 된다." 이 문장을 여러 번 되뇌어 보게 된 이유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기 싫어도 돈을 벌기 위해,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 위해 전쟁에 뛰어든 몸인 양 살아가는 일상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바치고 있는 이 시간은 나의 삶의 커다란 일부를 차지하고 이 시간을 바친 댓가로 나의 육신을 영위해 간다는 사실, 그렇다면 나의 시간을 찾기 위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마땅할 것인가, 나를 구하고 나만을 위한 삶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347쪽, 다음 세계로의 여행을 위해, 영혼을 빌린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것으로, 자기 통제로 장식함으로써, 선함과 용기와 관대함과 진실함으로 자신의 영혼을 장식함으로써"

이 부분을 생각할 때에 소크라테스는 혹시 그 시대의 우주 사상, 우주인 사고를 갖고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봤다. 환생이나 지구에 갇혀 버린 영혼들, 기억을 삭제당하고 계속하여 반복하는 인생들, 이런 것을 혹시나 이미 느꼈거나 신과 영혼에 대한 실마리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봤다. 역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알고 있지 못하다, 라고 단정짓는 것이 지혜에 가까워지는 길이라는.



짧은 문장이지만 역시 유익함을 느꼈다. 읽는다기 보다는 생각을 길게 해 주는 힘이 있었다. 책 크기도 손에 쏙 들어오면서 많은 내용을 페이지마다 담지 않은 편집으로, 독자들이 한 주제에 대하여 깊이 있는 사유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해 둔 여백도 동시에 느껴진다. 인생의 시기 마다, 혹은 계절이 바뀌는 철 마다, 기회되는 만남마다 사고의 깊이를 더 깊게 할 수 있는 좋은 문장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천만 원에서 20억 부자가 된 채 부장
채희용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까지 월급쟁이로만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노후 준비는 커녕 하루살이인 양 월급만 기대어서 사는 한 사람으로서 마음은 그 만큼 초조해 지기 마련이다. "20억 리치 워커" 라는 문구만 보아도 어떻게?, 어떤 특별한 재주나 방법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솟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저자 채 부장은 만 40세에 그 꿈을 일구어 내었고 재테크에 재테크를 거듭한 결과물로 어느 덧 리치 워커로서의 비결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첫째가 실력이다. 부동산, 주식, 연금, 말로만 듣던 것을 자신만의 절실함으로 노력하다 보면 어느 새 돈이 돈을 만들어 내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우선, 준비 단계에서 부터 왜 20억 이라고 정해 놓은 것인지, 그리고 그 돈을 향해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지 부터 시작하여 누구나 들어 본 방식, 부동산과 주식, 그리고 연금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종류를 본다면 다른 재테크 책들과 거의 차별되는 점은 없는 것 같으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월급을 종자돈으로 모으기 까지 자신의 경험을 덧대어 실현가능함을 강조하였고, 갑자기 나타난 숫자 개념인 20억으로서가 아니라 그 정도 선상까지 두어야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목표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2인 가족이면 10억 정도로 두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 보다 더 적게 잡는다 치면 그다지 무리일 것 같지는 않은 숫자로 보여지게도 한다. 독자로서는 허무 맹랑한 숫자 앞에서 현실감 떨어지는 목표를 갖고 싶지 않다. 목표를 이뤄 낼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고 나아가기를 원한다. 그러려면 4인 가족 중심의 20억, 2인은 10억, 그렇게 뚜렷한 목표를 보고 싶은 것이다. 월급을 어떻게 해서든 종자돈으로 전환하고, 그러려면 공부를 게을리 해서야 가능할 리 없다.


부동산, 정말 어렵다. 관심 두지 않고서는 강 건너 불 처럼 보여지는 것이 바로 서울 집 값이다. 지방에 터전을 잡고 있는 독자 중 하나로서 서울 아파트를 염두에 둔 적도 없지만, 그래서 더욱 부동산으로 뭔가 해 보겠다는 생각은 멀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임을 하나 씩 설명해 내고 있다. 그 중 가장 가까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적인 것이 새 아파트 구축과 재개발 재건축 부분이다. 그래서 더 관심있게 읽어 본 것 같다. 지금 현재 가장 가깝고 현실적인 부분이라면 독자에게도 더욱 공감하며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주식 부분은 어느 정도 실패의 경험을 해 본 독자로서 아직도 갈 길이 먼 것만 같다. 세액 공제를 위한 기본적인 주식 매매를 하다가 갑자기 준비없이, 공부 없이 잘 지속될 리는 없는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무엇을 하든 실력이 우선이라는 점,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더 가슴이 답답한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도 감당해야 했었던 실패가 있었다는 것, 동감하며 위로를 얻으며 읽었다. 특히 ISA 부분은 낯설지는 않는데 이렇게까지 세제 혜택이 있는지까지는 몰랐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숙제가 생겼다.


마지막 부분은 역시 국민연금이 빠지지 않는다. 쉽게 믿지 않고 세금처럼 꼬박꼬박 떼어가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결국은 나이 들어서 효자 노릇을 하게 될 소중한 수입이 될 것 이라는 점, 상기시켜 준다. 임의 가입자라도 되어서 끝까지 오래도록 가입하는 것을 권한다. 그 밖에 퇴직연금과 개인 연금, 그리고 주택 연금까지도 자세히 알게 해 주니 아직까지 이런 분야에 발 들이지 않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