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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 정신과 의사가 권하는 인생이 편해지는 유연함의 기술
정두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평점 :
"어떤 변화가 다가와도 무탈한 사람들의 비밀" , "유연함을 잃어버린 순간 문제는 반복되기 시작한다."
이 문장들이 내 눈길을 사로잡고 마음을 휘저었다. 한참 힘들어 하던 일상 속에서 어지간히 시달리고 피로감에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순간, 눈길을 끈 문장들, 난 무탈하지 않았다, 힘들고 어렵다, 이 순간은 예전에도 있어왔고 이것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힘들게 넘어야 했었다, 그런데 다시 또 같은 종류의 힘겨움이 나를 덮쳐 오고 있었고 해결책은 너무나 멀리 있는 듯 했다. 같은 종류의 어려움을 2년이 조금 넘은 뒤에 다시 겪다니, 이것에는 분명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던 중에 "유연함" 이라는 단어와 이 책 중반을 넘어가면 나오는 "감정 어휘"라는 것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심리적 유연성"-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지속하거나 변경하는 능력"
이런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렇기에 내가 겪은 비슷한 부류의 어려움은 다시 반복되었던 것이다. 그 때에는 회피, 내가 달아나면 그만이다,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문제 앞에서 그대로 비를 맞고 서 있느니 비를 피할 곳으로 가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후에 똑같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서 그 때 그 방법으로 피할 수 만은 없었다. 우선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똑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나의 잘못도 아니었지만 전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없을 수 만은 없는 일이었다. 또 발생할 수도 있는 일 앞에서 그 때 마다 회피하고만 있을 것인가. 첫 번째 그 때 회피하면서 받게 된 부수적인 손실, 적응을 위한 어려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 속에서의 힘겨운 극복은 전혀 계산하지 못한 채 고스란히 내가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로 다가왔었지 않던가. 그렇다면 다시 또 발생해 버린 두 번째 같은 상황 속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너무나 힘들었고 괴로웠다. 같은 상황 앞에서 하루하루가 힘겨운 시간이었다. 그러다가 포기나 단념의 순간,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던 그 순간에 "심리적 유연성" 이라는 단어를 만난 것이다.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마음이면 인생이 편해진다."
이 말이 내게는 왠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저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하는 심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가짐만은 아니라는 것도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91쪽,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한계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바뀐 현실에 적응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합리적 낙관주의가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기존에 통용되던 방식이 통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바로 변화입니다. 변화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마치 내가 질문을 던진 것 처럼 답변을 해 주고 있었다. 어린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기 까지 몇 번의 변화와 맞딱뜨려야 할까. 그 성인이 다시 나이가 더 들 때 까지 더 이상의 변화는 없는 것인가. 많은 변화가 계속하여 생겨나고 또 그 변화에 발맞춰 변하지 않으면 기존의 사고와 늘 해 오던 방식만에 빠져서는 혼자만의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저자의 일상 속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 연구생들의 사례를 통하여 자세히 말하고 있다. 워킹맘들의 완벽주의,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혼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적응에 실패하게 되었을 때의 좌절감, 이런 것에 필요한 것이 바로 심리적인 유연성인 것이다. 단지, 이 단어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고 일상과 접목하지 못하여서 생겨난 심리적인 혼돈, 혼란함이 바로 나에게 있었던, 질문하고 싶었던 상황이었을 것이다.
"감정에 이름을 붙일 줄 아는 사람이 빨리 회복한다. --152쪽", 그동안 생겨났던 문제들의 이름을 감정적으로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여 생겨났던 그 순간들, 이 책을 통하여 그 방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애매하고 어렵다.
"관계 문제가 반복된다면 마음의 틀을 바꿔라." 이 문장으로 선을 그어 보려 한다.
정신 건강 의학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 삶이라는 슬프고 노여운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안내서" 라는 소개답게 실전에 깊이 응용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독자로서 좋은 조언을 받았고,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