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유없이 계속 아플까 - 병원 가도 알 수 없는 만성통증의 원인
게리 캐플런.도나 비치 지음, 이은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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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이 Total recovery 라는 이름의 이 책은 환자에게 하나의 질환에만 초점을 두지 말라고 제안한다. 몸 한 두군데 부상을 입고 병원에 가면 의사는 물론 가장 중점적인 부상과 통증에 집중을 한다. 이 책에서도, 스키를 타다가 부상을 크게 입고 입원한 빌리의 경우와 교통 사고로 다친 여인, 그저 질환의 발생으로 생겨난, 식습관으로 인해서 생겨난 모든 통증들을 사례로 들고 있다.

 

여러 사례를 통해서 보건대 통증은 아주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통증이 없으면 진통제와 그 밖의 약제를 많이 쓰게 되고 결국 그 약들이 더욱 나쁜 통증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도 있음을 사례에서 보여준다. 눈으로 보이는 메카니즘으로만 치료하는 것으로 완치가 가능하다면야 더 할 언급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복합적인, 원인이 없어 보이는 통증을 퇴치하기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만큼이나 막막한 일이기도 하다. 이럴수록 환자와 물리 치료사, 검사하는 사람의 결과 까지도 모두 함께 조화롭게 원인을 찾아가는 자세와 의사의 종합적인 판단을 요하게 된다.

 

저자는 통합 의학 분야를 개척했고 통합 의학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만성 통증과 우울증 환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몸을 하나의 커다란 생태계로 간주하고 환자가 그동안 복용해 온 약의 종류와 식습관부터 체크해 가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한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환자 개개인에 따른 소화 흡수의 차이까지도 염두에 두며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를 보인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보이는 분주하고 바쁜 처치, 환자 한 명 당 의사와의 진료 시간을 생각하면 '배려' 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만성에 가까운 복통, 두통, 신경성, 심인성 질환 등에 큰 관심이 있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동양에서 한의학을 다루듯이 몸을 전체적으로 다루면서 통증을 대하는 태도에서 무척 호의를 느꼈다. 장 관련 부분에서 알게 된 장 누수 부분도 새로운 정보로써 신선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잘못된 식습관이 공항 장애까지, 라는 사례는 개인적 관심사를 그대로 보여준 알찬 사례였다.

 

겉보기에는 건강할 듯 하고 건강 진단에서도 정상이었던 남성이 스스로가 이상한 증세, 낌새 하나 만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그 원인을 파고들어 갔던 사례는 환자 스스로의 발견과 관심도 무척 중요함을 보여준다. 건강하다 생각하는 것과 건강하게 보이는 것 둘 다 진정 건강했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례를 확실하게 보여준 셈이다. 건장하고 늘 운동을 잘 하는 젊은 남성에게 간혹 다가오는 가슴의 찌릿함이 심장 질환으로 죽을 수 있었던 가능성을 없앴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자신의 몸을 잘 알고 있어야 자신을 살릴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그 밖의 사례들에서도 통증이 어떻게 시작하고 치료해 가는 접근 방식을 잘 보여 주고 있어서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소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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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 있는 한국 현대사 - 조선인 가미카제에서 김형욱 실종 사건까지, 기록과 증언으로 읽는 대한민국사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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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읽어 보지 못했던 이야기로 가득 찬 책이다.   글자 그대로 묻혀만 있다가 이제서야 떠 오른 이야기들이었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그 무서웠던 자살 특공대 가미카제의 일원 중에 조선 청년들이 포함되어 있었을 줄은. 그것도 한 두 명이 아니었고, 17살의 앳된 청년도 있었다는 점을 이제서야 알게 되어 가슴이 찡 했다. 나라 잃은 조선 백성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까지 사지로 내 몰리고 있었음을 이제서야 알게 된 셈이다.

 

비단, 사람들 뿐만이 아니었다. 조선 산하까지도 일제의 핍박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인데 바로 우리의 소나무 이야기가 그것이다. 일본이 전쟁을 수행하느라 기름이 부족해지자 소나무 기름을 대신 쓰게 되면서 조선의 소나무란 소나무에 칼집을 내었다. 어린 아동들을 송진 뽑는 현장에 동원 시킨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이 모든 이야기가 그동안 읽어 왔던, 접해왔던 다른 책에서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처음 알게 되었다는 이유 때문에 이 책이 더 새롭게 보였다. 이런 놀랄만한 내용들이 이 책을 이루고 있다. 저자가 자료를 검색하고 뒤져서 또, 그 날의 증인들을 만날 수 있으면 인터뷰도 해서 숨어있던 이야기들을 찾아내어 우리들 앞에 보여주고 있다. 역사 속의 그 날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판단도 하게 하고 있다.

 

19가지 이야기 중에서 '헉' 할 정도로 놀랄만한 것으로는 박정희 전대통령에 얽힌 비화가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정치면에서 그동안 너무나 무지하고 무관심하게 살아왔던 터라 책을 통해서 그나마 뒤늦게 알게 되는 사실도 생기고 있는 나로서는 1970 년대 유신 시대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갖지 않아 누가 누군지를 잘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잔혹한 정도가 상상 이상이어서 상당히 놀랄만하게 기사가 실려 있었다.

 

독재자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놀랄만한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이가 없는 순간도 있었다. 바로 이승만에 관련있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라 '허 참' , 하면서 읽어 보았다. 서울시가 우남시가 될 뻔한 사실도 버젓이 일어났던 일이었고. 독립 운동가로 활약했던 김시현이 이승만을 저격하라고 했던 바로 그 날도 저격수 유시태의 총이 불발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 날 그 총이 불발만 아니었더라면 4.19 의거 때 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역사는 이렇게, 만약 ~ 했었다면, 라는 가정법이 성립되지 않기에 더 안타깝다.

 

그 밖에 민족 기업으로만 알고 있던 유한 양행의 이면과  3.1 절은 3.1 혁명으로 불러야 할 이유, 도대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죽고 궁지로 몰릴 수 밖에 없었던 마력 같은 단어, 빨갱이 라는 단어의 어원 등 흥미있고 새로운 내용들이 책을 꽉 채우고 있어서 독자들이 흥미진진하게 읽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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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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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 글쓰기라는 것은 그냥 써 봐야 한다, 라는 기본적인 대답을 이미 체험을 통해서 느껴 보았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잘 치고 싶으면 많이 쳐 봐야 하고, 사진도 일단 찍어봐야 실력이 늘 수가 있다는 것 쯤은 비법을 묻기 이전에 해 보지도 않고 잘 할 수 있게 되는 방법을 속성으로 알고자 하는 초보자들이 반드시 해 봐야 할 첫 단계임을 새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마는  지름길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글쓰기라고 단박에 실력이 늘 수 있는 비법이 어디 있을까, 하면서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내 어렴풋한 기억에 저자가 정치인이었다는 것, 정치인 하던 사람이 글쓰기 특강 이라는 책을 써 내다니 그 내용이 단순하게 글쓰기 비결로만 있는 것인지 어떤지 뜬금없이 호기심이 일었던 때문이다. 게다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대출받을 수 있기까지 적지않은 기다림을 거쳤다는 점도 나의 호기심을 커지게 하는데에 한 몫 했다.

 

 

우선 이 책의 목차부터가 마음을 끌었다. 흔히 느낄 수 있었던 글쓰기 공부라는 냄새가 없었던 것이다. 순서대로 읽어가다 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그저 특강 하나 듣는 기분이겠다 싶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적어도 내게 줄 수 있는 충고가 있었다. 왜 마음대로 글이 안 될까 에 대한 정답이라기 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오류 같은 것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슬며시 열어 주었다. 이 글에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나는, 마음 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너무나 많아서 쏟아 내다 보면 끊지를 못하고 글이 길어지고 만다. 문장을 읽어 봐도 참 길기도 길다는 생각을 하게끔 써 놓았다. 하고 싶은 말이 넘치다 보니 폭주하듯이 쏟아내고 쉼표로 이어가는 복문이 될 수 밖에 없다. 짧게 쓰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으면서도 단순화 할 수는 없는가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할 말을 꼬깃꼬깃 주워 삼키기도 하고 강제적으로 문장을 토막 내 보기도 한다. 쉽고 간단한 문장으로 내 마음에 닿아오게 써 놓았던 일본인 작가들이 하던 방식처럼.

 

 

유시민이 거쳐 온 정치적인 활동이 글을 쓰지 않고는 안 되었던 상황으로 몰고 갔고 그것이 곧 글을 잘 쓰게 되는 오늘에 이르게 했다는 이야기가 실존 글쓰기를 실감하게 했다. 하고 싶은 말이 넘쳐도 상황에 따라, 지면에 따라 압축 요약하고 모든 주제가 들어 있게 써야 한다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주로 쓴 내용이 선언문, 선동 문장, 전단지 배포에 들어가는 문장이어서 읽는 이가 이해하도록 써야 했던 것에도 그가 시대 상황에 투입되어 필요에 따라 저절로 글쓰기가 진행되었다는 이야기는 흥미도 더했다.

 

그러고보니 나의 글쓰기 문제점을 파악하기 이전에 언어 생활도 연결하여 재고해 보게 되었다. 글을 이렇게 쓴다는 것은 말도 글쓰는 것 처럼 어렵게 길게 하고 있겠구나 하는.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열망 이전에 언어 생활에서 고쳐야 할 부분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내게 두 배로 도움이 된 셈이다.

 

 

저자가 소개해 준 난해한 글은 읽는 이를 스스로 고문하게 만들고 배려하지 않는다는 그것이 얼마나 해로운지를 보여 주었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할 지를 고민하기 전에 글 읽는 사람에게 어떻게 읽혀 지는지, 전달은 정확하며 모순이 없는지, 배려하는 마음을 우선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쉽게 써라는 백 마디 말보다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를, 그 생각이 언어로 나올 때와 글로 나올 때 어떠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 주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에 이르게 하는 깨달음의 시간도 더 늦춰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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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의 뇌 - 뇌과학으로 풀어낸 음악과 인체의 신비
후루야 신이치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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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11살 쯤으로 기억한다. 내 친구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나도 피아노에 입문했다. 요즘에야 초등학생이면 거의 대부분 피아노를 배우러 다니고 이것 외에 또 다른 악기까지 배우기도 하지만 옛날 나 어렸을 때에는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하고 또 배우러 다니는 아이들이 드물었었다. 부모가 배우러 가라 하든지 나 처럼 친구따라 가게 되든지 했다. 피아노를 배워서 무엇에 써 먹을 수 있을 것인가, 그 생각이 우선적으로 지배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러면 요즘에는 무엇 때문에 피아노를 배우는가 그 이유를 언젠가 피아노 원장님의 입을 통해 들은 적이 있다. 지능 개발과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시던 말씀.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손가락을 자꾸 움직여 줌으로 해서 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던 까닭이었다.

 

 

이 책이 나왔을 때 피아노 원장님이 하셨던 말씀을 막연하게나마 떠올리면서, 공학적으로, 실험적으로 나온 결과를 보게 되면 확실히 답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자는 공학과 의학을 전공했지만 피아니스트이기도 해서 피아노를 치는 것과 운동 감각, 근육의 작용, 뇌에 끼치는 영향등 손가락을 움직여서 일어나는 다양한 작용을 실험 결과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웠던 첫 번째 것은 빠른 속도로 피아노를 칠 수 있게 하는 손가락의 힘과 수 많은 음표를 기억하는 뇌, 건반을 잘못 두드릴 수 있는 실수를 예견하고 그 실수를 약하게 넘겨가는 기술 등 인데 가히 예술을 표현하는 운동가 같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음악에 능통한 사람들의 뇌는 설명이 나올수록 더 흥미로워졌다. 음을 느끼고 가려내는 능력이 뇌에 일정하게 자리를 차지하면서 음 뿐만 아니라 다른 감각에도 뛰어난 능력을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 두 번째이다. 이것은 책을 읽어가는 도중에 나 또한 추론해 볼 수 있었던 내용이기도 했다. 악기를 다루면서 뇌에 생성된 일정 부분이 악기를 다룰 때 처럼 언어 능력에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이중적인 효과가 드러났던 바로 그것이다. 뇌에 훈련을 가하고 그 효과는 같은 부분의 뇌를 사용하는 다른 분야에서도 효과가 두드러지게 한다는 것 자체는 음악을 즐기고 악기를 다루면서 얻을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던 혜택이자 발견임을, 나 어렸을 적에 피아노를 가르치려 했던 엄마들과 요즘 더욱 성황리에 어린애들에게 악기를 배우게 하는 엄마들까지 포함해서 이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피아노를 치면서 얻게 되는 결과는 상상외로 이것 이상으로 클 것 같다. 음을 가려 낼 줄 아는 뇌의 부피가 필요이상으로 커지면 음의 높낮이 구분을 할 줄 모른다는 구절이 나오자 즉각적으로 나는 음치가 되는 이유를 연결 시키게 되었다.  듣는 사람들을 놀리는 듯이, 마치 일부러 장난을 하는 듯이 보이던 그들의 태도, 음의 높낮이를 제멋대로 부르던 사람들, 그들은 나름대로 음을 맞춰 보려고 땀까지 흘리면서 애를 썼지만 가능하지 않았던 문제였던 것이다. 바로 뇌 속에서의 문제였던 것이기에 그들의 의지대로 고쳐 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밖에도 피아니스트들이 어떻게 그 많은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지와 피아니스트들 에게만 생길 수 있는 질병 등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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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고정 - 이제 계층 상승은 없다
미우라 아츠시 지음, 노경아 옮김 / 세종연구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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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고정>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뭔가 기대를 품을만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문득 했었다. 지금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예전에 한참 경제가 성장하던 시대에 살던 때 처럼 활기가 차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걸음걸이는 더 빨라지고 허둥거릴 만큼 시간은 더 부족하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만 얻는 것은 그저 현상 유지만 겨우 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계층 상승은 없다>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넘길 때 마다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그만큼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빈둥거리며 여유있게 살아가고 있지도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답에서 자기네들이 중류층에 속해 있다고 했었다. 지금은 중류층 조차도 아등바등 매달린 느낌이다. 정말 중류층에 속해 있기는 한가, 긴가민가 하는 기분으로.  

 

중류층이니 상류층이니, 무엇이 사람살이에 계층을 지어 놓았는가 생각해 볼 때 자본주의가 가져온 폐해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그것이 무엇이었던지 간에 우리가 열심히 살고 노력하면 그만큼의 보상처럼 위 아래로의 상승이 쉽거나 가능해져야 보람도 느낄 수가 있고 삶의 맛도 있을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위로 갈 수 있는 길은 막혔고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다행인 시대가 도래했다. 이미 아래로만 이동이 가능해진 구조를 확인시켜 주고만 있다. 그것이 바로 언제부턴가 나오기 시작한 금수저 흙수저 론이다. 이런 단어가 유행인 것은 조선 시대로의 귀환인 것 처럼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태어나면서부터 양반과 천민의 생활로 그 길이 나눠지는 것과 같음이다.

 

" 가진 자는 더 부유해지고 끼리끼리 뭉친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일본 사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익숙해진 모습이다. TV 드라마 속에서도 가진 자와 결혼이라도 하려고 치면 신분 상승을 위해서라는 둥 그 장벽은 어마어마하다. 높은 장벽을 뛰어 넘어 성공하면 신데렐라 라는 말도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면 계층이라는 것이 현재에도 엄연히 존재하며 고정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동산이 항상 그 시발점인 것 같다. 땅, 아파트의 투기 붐은 졸부의 탄생을 가져 왔고 그 시세 차익으로 인한 소득의 격차는 감히 따라잡을 도리가 없게 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의 최우선 목표가 집을 갖는 것으로 출발하게 한다. 거기다가 직업의 문제는 계층의 분화를 더 심화 시킨다. 비정규직인데다가 모아 놓은 재산도 없는 남자는 결혼의 자격도 생기지 않을 정도이다. 반면에 공무원이라고 하면 소득의 안정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이름으로 주어진 복지 혜택은 미래를 더욱 탄탄하게 보장하고 있다.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비단 일본 사회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닌, 현재 우리에게도 일어나고 있는 실상이다.

 

여기에다 저자는 소비 형태와 투표 현황 등 계층을 특징짓는 여러가지 요건들을 조사해서 계층이 점점 고정되어 가고 있음을 읽어내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현실을 수치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책을 읽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보고서를 보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그것도 희망적이기 보다 현실 확인을 하게 해 주어서 불편한 숫자로 다가왔다. 역시 현실이 힘들수록 과거의 거품 경제 시대를 그리워 한다든지 자신이 처한 현재보다 더 나았던 과거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어하는 현상도 보여 주었다. 우리에게도 있는 말, 옛날이 좋았지 하는.

 

5년이나 10년 쯤의 차이를 두고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는 우리로서는 밝은 미래를 본다 해도 현재 처한 분위기상 그다지 기운나지 않게 하고 있는데 이 책의 숫자들이 밝지 않는 미래를 확인시켜 주고 있는 듯 해서 더 암울해 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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