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고정 - 이제 계층 상승은 없다
미우라 아츠시 지음, 노경아 옮김 / 세종연구원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격차고정>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뭔가 기대를 품을만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문득 했었다. 지금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예전에 한참 경제가 성장하던 시대에 살던 때 처럼 활기가 차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걸음걸이는 더 빨라지고 허둥거릴 만큼 시간은 더 부족하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만 얻는 것은 그저 현상 유지만 겨우 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계층 상승은 없다>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넘길 때 마다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그만큼 더 나아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빈둥거리며 여유있게 살아가고 있지도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답에서 자기네들이 중류층에 속해 있다고 했었다. 지금은 중류층 조차도 아등바등 매달린 느낌이다. 정말 중류층에 속해 있기는 한가, 긴가민가 하는 기분으로.  

 

중류층이니 상류층이니, 무엇이 사람살이에 계층을 지어 놓았는가 생각해 볼 때 자본주의가 가져온 폐해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그것이 무엇이었던지 간에 우리가 열심히 살고 노력하면 그만큼의 보상처럼 위 아래로의 상승이 쉽거나 가능해져야 보람도 느낄 수가 있고 삶의 맛도 있을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위로 갈 수 있는 길은 막혔고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다행인 시대가 도래했다. 이미 아래로만 이동이 가능해진 구조를 확인시켜 주고만 있다. 그것이 바로 언제부턴가 나오기 시작한 금수저 흙수저 론이다. 이런 단어가 유행인 것은 조선 시대로의 귀환인 것 처럼 개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태어나면서부터 양반과 천민의 생활로 그 길이 나눠지는 것과 같음이다.

 

" 가진 자는 더 부유해지고 끼리끼리 뭉친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일본 사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익숙해진 모습이다. TV 드라마 속에서도 가진 자와 결혼이라도 하려고 치면 신분 상승을 위해서라는 둥 그 장벽은 어마어마하다. 높은 장벽을 뛰어 넘어 성공하면 신데렐라 라는 말도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면 계층이라는 것이 현재에도 엄연히 존재하며 고정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동산이 항상 그 시발점인 것 같다. 땅, 아파트의 투기 붐은 졸부의 탄생을 가져 왔고 그 시세 차익으로 인한 소득의 격차는 감히 따라잡을 도리가 없게 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의 최우선 목표가 집을 갖는 것으로 출발하게 한다. 거기다가 직업의 문제는 계층의 분화를 더 심화 시킨다. 비정규직인데다가 모아 놓은 재산도 없는 남자는 결혼의 자격도 생기지 않을 정도이다. 반면에 공무원이라고 하면 소득의 안정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이름으로 주어진 복지 혜택은 미래를 더욱 탄탄하게 보장하고 있다.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비단 일본 사회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닌, 현재 우리에게도 일어나고 있는 실상이다.

 

여기에다 저자는 소비 형태와 투표 현황 등 계층을 특징짓는 여러가지 요건들을 조사해서 계층이 점점 고정되어 가고 있음을 읽어내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현실을 수치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책을 읽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보고서를 보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그것도 희망적이기 보다 현실 확인을 하게 해 주어서 불편한 숫자로 다가왔다. 역시 현실이 힘들수록 과거의 거품 경제 시대를 그리워 한다든지 자신이 처한 현재보다 더 나았던 과거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어하는 현상도 보여 주었다. 우리에게도 있는 말, 옛날이 좋았지 하는.

 

5년이나 10년 쯤의 차이를 두고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는 우리로서는 밝은 미래를 본다 해도 현재 처한 분위기상 그다지 기운나지 않게 하고 있는데 이 책의 숫자들이 밝지 않는 미래를 확인시켜 주고 있는 듯 해서 더 암울해 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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