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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 있는 한국 현대사 - 조선인 가미카제에서 김형욱 실종 사건까지, 기록과 증언으로 읽는 대한민국사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5월
평점 :
예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읽어 보지 못했던 이야기로 가득 찬 책이다. 글자 그대로 묻혀만 있다가 이제서야 떠 오른 이야기들이었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그 무서웠던 자살 특공대 가미카제의 일원 중에 조선 청년들이 포함되어 있었을 줄은. 그것도 한 두 명이 아니었고, 17살의 앳된 청년도 있었다는 점을 이제서야 알게 되어 가슴이 찡 했다. 나라 잃은 조선 백성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까지 사지로 내 몰리고 있었음을 이제서야 알게 된 셈이다.
비단, 사람들 뿐만이 아니었다. 조선 산하까지도 일제의 핍박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인데 바로 우리의 소나무 이야기가 그것이다. 일본이 전쟁을 수행하느라 기름이 부족해지자 소나무 기름을 대신 쓰게 되면서 조선의 소나무란 소나무에 칼집을 내었다. 어린 아동들을 송진 뽑는 현장에 동원 시킨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이 모든 이야기가 그동안 읽어 왔던, 접해왔던 다른 책에서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처음 알게 되었다는 이유 때문에 이 책이 더 새롭게 보였다. 이런 놀랄만한 내용들이 이 책을 이루고 있다. 저자가 자료를 검색하고 뒤져서 또, 그 날의 증인들을 만날 수 있으면 인터뷰도 해서 숨어있던 이야기들을 찾아내어 우리들 앞에 보여주고 있다. 역사 속의 그 날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판단도 하게 하고 있다.
19가지 이야기 중에서 '헉' 할 정도로 놀랄만한 것으로는 박정희 전대통령에 얽힌 비화가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정치면에서 그동안 너무나 무지하고 무관심하게 살아왔던 터라 책을 통해서 그나마 뒤늦게 알게 되는 사실도 생기고 있는 나로서는 1970 년대 유신 시대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갖지 않아 누가 누군지를 잘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잔혹한 정도가 상상 이상이어서 상당히 놀랄만하게 기사가 실려 있었다.
독재자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놀랄만한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이가 없는 순간도 있었다. 바로 이승만에 관련있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라 '허 참' , 하면서 읽어 보았다. 서울시가 우남시가 될 뻔한 사실도 버젓이 일어났던 일이었고. 독립 운동가로 활약했던 김시현이 이승만을 저격하라고 했던 바로 그 날도 저격수 유시태의 총이 불발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 날 그 총이 불발만 아니었더라면 4.19 의거 때 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역사는 이렇게, 만약 ~ 했었다면, 라는 가정법이 성립되지 않기에 더 안타깝다.
그 밖에 민족 기업으로만 알고 있던 유한 양행의 이면과 3.1 절은 3.1 혁명으로 불러야 할 이유, 도대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죽고 궁지로 몰릴 수 밖에 없었던 마력 같은 단어, 빨갱이 라는 단어의 어원 등 흥미있고 새로운 내용들이 책을 꽉 채우고 있어서 독자들이 흥미진진하게 읽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