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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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분위기 인데 왜 웃음이 났던 건지 모르겠다. 아직까지도 미소를 머금고 계속 글을 쓰게 되니 말이다.

 

남은 날은 전부 휴가 는 생각했던 느낌과는 달리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면도 있다.

다섯 편의 연작 구성인데 따로 떨어지는 것은 없이 결국에는 모두 연결 되면서 마지막 장면이 압권 이라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 기어를 드라이브에 넣으면 제멋대로 앞으로 간다는 말, 왠지 마음이 편해지지 않아?

기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앞으로 가게 되는 거야." 과연 그럴까, 대답 하면서도 나는 내 몸에 달려 있을, 보이지 않는 기어를 드라이브에 넣어 본다.

 

"싫은 일이 있을 땐 바캉스를 생각하곤 했다."

 

" 날아가면 8분, 걸어가면 10분. 2분 차이 밖에 안 난다면 날지 않을거야?

나 같으면 날거야. 8분이고 10분이고 큰 차이 없다고 말하는 건, '어차피 인간은 죽으니까 뭐든 상관없어' 하고 말하는 거랑 같잖아.  어차피 언젠가는 죽지만 사는 방식은 중요한 거야."

 

"그러면, 어딘가에서 쭉 휴가를 만끽해 주겠어.  내 인생, 남은 날은 여름방학이야. 숙제도 없이."

 

 

자신들이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라 하고 싶지 않다던 오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보내주는 미조구치, 이들은 참 나쁜 인간들 부류이긴 한데 하는 짓이라는 것이 너무 우습기 짝이 없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남의 등을 쳐서 먹고 사는 일당인 그들, 알게 되는 사람들 중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돕기도 하는, 그들 스스로도 모르는 와중에 남을 도우는 삶을 살아가는 좌충우돌 하는 느낌의 악당들을 통해서 겉으로 보여지는 악함 속 이지만 그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선함이 끼어 들 수 밖에 없는 현장을 어쩌다 들여다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문장은 시종일관 가볍고 심각하지 않다.

휘리릭 넘어갈 정도로 내용도 재미있다.

 

일본 소설에 차츰 흥미를 붙여 간다고 생각하고 있을 즈음에 남은 날은 전부 휴가 를 만나서 더 불꽃을 당기게 된 것 같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인생을 좀 심각하지 않게,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 라는 생각도 문득 들게 하는, 소설 자체가 유쾌한 마음이 들게 해서 생활 속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가볍게 접하면서 사는 것도 참 기쁜 일 같다는 생각도 해 보게 하는 소설,

이사카 코타로 의 다른 작품도 한 번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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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감정적으로 일할까? - 직장인의 감정에 대한 오해와 편견
한봉주 지음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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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기분 상태에 따라 행복의 질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가볍고 상쾌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행복으로 가는 길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직장의 사람들 사이에서의 감정만 편안하다 해도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오늘도 역시, 속을 바글바글 끓이면서, 왜 내가 이렇게 속이 상해야 하지?, 라고 생각을 했던 순간이 지나갔다. 그 순간이 그나마 짧았기에 감정적인 손상이 적었겠지, 이런 식으로 얼마나 자주 손상을 입는 것인지 스스로도 잘 모를 정도이다.

 

모든 것이 타인으로부터 시작했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 했던, 계획해 두었던 업무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거나 빈둥빈둥 시간만 보내는 상황들에 맞딱뜨리고 이해 할 수 없다, 어쩌면 이렇게 태평할 수가 있나, 라는 생각을 하며, 늘상 긴장해 오던 내 신경들과 비교하게 되고 또 다시 감정이 상한다. 이번 건은 내가 기대했던 만큼이 아니어서, 타인들이 따라와 주지 않음으로 해서 생겼던 상처이다. 이런 식으로 거의 매번, 쓸데없다 생각되어도 꼭 감정의 노예처럼 끌려 다니며 상처를 입고야 만다.

 

어쩔 수 없다. 현대인이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상황으로든, 누구한테서건 감정을 상할 일은 줄을 섰다, 라고 생각만 할 뿐이다. "수양" 만으로는 절대 완화되지 못하는 감정의 문제, 눈에 보이지 않고 있다 해서 이것이 멀쩡하다 할 수 있을까. 분명 어디론가 댓가를 치르고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러면서 슬슬 걱정도 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이다.

 

평소 자주 느껴오던 일상적인 감정들을 감정적 습관 이라 한단다. 1장에서는 주로 감정의 발생 원인과 어떤 메카니즘으로 감정이 발생하는가를 다루어서 감정의 본질 부분으로 접근하게 한다. 여기에서는 1차적과 2차적으로 나눈 감정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말 그대로, 우리 몸과 밀착된 감정은 1차적 감정이고, 복잡하게 섞여있지 않고 생존과 가깝다.

 

상대와의 관계에서 1차 감정을 억압하고 통제하면 2차 감정으로 표현했다 치더라도 1차적 감정은 계속 남아있게 된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감정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 스스로 인지하게 되었고, 내 감정임에도 가꾸거나 단장할 줄을 모르고 너무 손 대지 않은 황무지 상태로 내버려 두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분노, 화 인데 2차적 감정임에도 마치 1차적 감정을 외부로 토해 내듯이 대뜸 고개 들게 놔 두었었다, 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내게 있어 가장 잘못 사용했었던 감정이었고 이렇게 잘못된 감정 사용으로 그 뒤의 기분이 말할 수 없이 불쾌했고 가라앉았었던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봤다.

 

이 책에서도 그랬다. 중요 과목에 대해서만 학교에서 배웠지 "감정 다루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3장은 독자에게 아주 유용한 부분이고 이 책의 핵심에 가깝다.

물론, 1,2 장을 충실히 읽고 이해한 후에야 3장이 마음 속으로 가까이 다가 올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의 의미, 본질, 자주 쓰는 감정을 떼어내는 법, 마지막으로 감정 사용법이 열거되고 있으니 1,2 장을 거치지 않는다면  바로 메뉴얼로 들어 간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니 감정에 대한 학습법의 지름길을 찾는다는 뜻이 될까?

차근차근 감정에 대해 파고 들어가며 읽어야 함을 권하고 싶다. 그래야 효율적이고 도움도 된다.

그 만큼 이 책이 쉬운 책은 아니다. 감정 훈련법이 간단 할 리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이 매일같이 맞딱뜨릴 수 밖에 없는 직장 사람들과의 감정 문제에서 좀 더 이해 할 수 있고 분석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그럼으로써 내 감정의 해석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 주면서 일종의 치료가 되게 하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이 곧바로 현장에서의 효과로 누려 봤으면 하고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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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이 찾은 발칙한 생물들 - 기이하거나 별나거나 지혜로운 괴짜들의 한살이
권오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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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미 "발칙한 생물들" 이라 쓰여있는 것만 보더라도 작가의 표현이 얼마나 구수하고 재미있을지 엿보이는 부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생물들, 아주 작지만 우리 생활 주변에서 한 자리를 떠억~ 하니 차지하고서 그것 만의 역할을 수행 내지 괴롭힘을, 물론 인간의 입장에서 보자면야 그것들의 존재가 절대로 고맙다거나 다행의 측면에서 바라 볼 수는 없는 문제라서 어찌보면 해롭기도 하고, 실제로도 살아가면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주 성가신 미물이기에 자세히 관찰을 한다거나 한 가족처럼 자상하게 관심을 갖고서 글까지 남기기에는 어지간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써 내기가 쉽지 않을 분야라고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런 작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지만 분명히 우리 주변에서 얼쩡대고 있는 생물에까지도 애정을 기울여 연구를 해 온 생물 학자로서 쉽고 재미있게 누구라도 읽을 수 있도록 과학 대중서를 발간해 왔다.

 

호기심과 동심, 시심, 과학심은 모두 같다, 라며 재미있게 생물의 모습 이모저모를 알려주는 고마운 과학자 이기도 하다.

오늘 날 저자 덕분에 미물들의 습성을, 그것도 재미나게 자세히 접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저자가 어렸을 때 도시락 반찬으로 싸 갖고 가기도 했었다는 메뚜기, 그것들이 역 삼각형 모양으로 까맣게 무리지어 가공할 만한 위력으로 논밭을 공격해 대는 펄벅의 대지 속에서의 공포감으로 연결 지어서 설명해 준 것 처럼.

 

여기저기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다채롭게 다가온다.

먹을 것이 없으면 자기 몸까지도 뜯어 먹는 습성을 가졌다는 갈치, 동족이라도 서로 먹고 먹히는 현상이 있다 하니 은빛 나는 날렵한 몸매 뒤에 숨어있는 무서운 이야기였다. 문어도 다리 한 짝 쯤은 뜯어 먹는다고 하니 자신의 몸이, 굶주릴 때는 식량도 될 수 있다는 세계, 편리하다고 해야 할까, 생존 방식이 다양하다는 생각이다.

 

그 밖에, 각 파트 별로 육지 동물, 식물까지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실어 놓았다.

자녀들, 청소년들에게도 생물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킬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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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전쟁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
임기상 지음 / 인문서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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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과 중간중간 벌어졌던 이념들의 부딪힘, 나뉘어졌던 국론과 근현대사를,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일본의 침략 시절부터 1945 년 해방이 되기 전까지야 역사 속 인물까지 두루 익히 읽어 왔었지만 그럼에도, 그것조차도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을 적당하게 알아 오고 있었구나, 를 느끼도록 해 주었다.

 

제목 그대로, 역사 속에서 숨어있던 사건들과 인물들을 다시 한 번 불러 내어 독자들에게 드러내 주고 있는 것이다.

나라 잃은 백성들과 되찾기 위한 몸부림. 한 쪽은 나라를 팔아 버리는가 하면,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대대손손 전해 내려오던 문화재 까지도 합쳐서 팔지 않고 빼앗기지 않은 것 없이 순식간에 넘겨 버리는 파렴치한들이 있는가 하면, 나라를 되찾고 발전 시키고자 애쓰던 독립 투사들, 광복군, 그리고 정의로운 사람들도 있었다.

 

당연히, 국가적 손해를 입힌 매국, 친일파 들은 그 후손대대로 까지 끝까지 밝히고 문제를 해결했었어야 하는데, 독립 투사들을 찾아 유공자로서 대우하고 그 정신을 기리는 이 일 조차도 왠지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채 흩어져 가는 시간 속에서 의미없이 흘러가 버리게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왜 우리나라는 이 기본적인 해결 조차도 제대로 정확하게 따져서 짚고 넘어가지 못했을까 안타깝기만 하다.

과거사 정리, 재조명, 그리고 치욕과 고통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마무리는 필요했건만...

해방이 된 1945 년 이후 상황이 그래서 더욱 혼돈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친일파와 독립투사도 가리지 못한 채 그 다음 시대를 맞았으니 이제 그 연결 고리는 북한의 이념과 이어지고, 국민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 간에도 이념의 대치가 이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싶다.

그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에도 이르름에 역사의 정리 정돈을 하지 못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그대로 흘러 가도록 방치 해 둔다는 그것이 얼마나 지지부진하게 계속 이어져 왔는지, 멀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졌던 이념 투쟁들, 사건들이 모두 역사 속의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들이 재고 해야 하는, 돌아 보며 알고 있어야 하는 과정 이었다는 것이, 그리고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당연한 일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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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스카프 - 최종철 에로틱 미스테리 작품집
최종철 지음 / 가나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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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스카프 라는 제목 아래 무시무시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파고 들어 가면서 의문이 점점 풀려져 가는 스타일의 장편 소설을 기대 했었다. 첫 번 째 이야기로 등장한 "두 남자" 는 장편 이야기의 발단 쯤으로 여기고 읽어가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등산을 가서 서로 알게 된 사람들 사이의 에피소드가 펼쳐지고 어떤 사건이 펼쳐질 발단 부분이 시작하는구나, 하는, 그런 분위기를 느꼈던 것 같다.

어랏~!  한 편의 이야기로 끝이 나 버린다. 그제서야 다시 목차로 올라와서 이야기가 연결되는 소제목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게 되고, 이런 단편적인 이야기의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우습게도.

 

이렇게 책을 읽기 전의 기대와 동기, 선입관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한 편 한 편 읽어가다 보니 묘하게도 일본 소설 사치코 서점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한 편 한 편씩 따로 이루어진, 각자 떨어진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한꺼번에 모아도 한 덩어리, 한 동네에서 일어난 일들의 모음체 라는 것이 더 절묘하게 느껴졌었던 그 때, 이 핑크 스카프는 크게 무시무시한, 소름이 오싹 돋는 공포 소설은 전혀 아니다. 단지 이야기 한 편당 괴기스러운 면은 있다.

 

에로틱 미스터리 작품집 이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듯이 에로틱한 면도 소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굳이 크게 미스터리한 부분까지는 차지 하고 있지 않은 느낌 이랄까, 공포스런 이야기에 너무 중독되어 있거나 만성이 되어 있어서일까, 강도가 약한 스타일의 미스터리를 차지하는 정도 랄까?

 

좀 더 무서운 것이었다 해도 독자로서는 결말의 이해가 잘 닿아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노파심도 가져 봤다. 오히려 이 정도 선에서, 결과가 이상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생기지 않은 채 명확하고 깔끔해서 좋다.

 

에드가 알란 포우의 황금충에 버금가는 불후의 명작 추리 단편을 남기고 싶다는 작가의 작품 세계 속으로 빠져 보는 재미도 독자에게는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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