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수다와 속삭임 - 보다, 느끼다, 채우다
고유라 지음 / 아이템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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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느끼다, 채우다" 라는 제목에서 바로 느낄 수가 있는 그림의 향연이 가득하다.

그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그림들로 어지간히 배 부른 요기를 할 수가 있을 그런 책이다.

우선, 표지에서 보여지는 채소의 형상, 그림 제목은 <베게토크>, 처음 보는 낯선 그림일지라도 자연 속 아름다움이 살아있다. 그리고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점점이 다가오는 이 책은 편안한 마음으로, 지치고 힘든 하루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펼치고 보더라도, 즐겁고 따뜻한 가정 속에서도, 혹은 그렇지 못한 어떤 분위기에서도 즐길 수 있는 그림들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는 평화로움, 여유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선과 색감을 즐기는 편이어서, 또 이런 데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커서 좋은 그림을 보면서 얻는 위로가 작지 않다. 아마 다른 독자들도 이런 비슷한 이유로 그림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모두 147 편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모네, 마네의 아름다운 그림들,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림들도 좋지만 <나만의 바다를 그리고 싶다>,는 부제 아래 보여지는 바다와 신사 숙녀의 모습이 참 평화롭게 다가온다. 고흐의 <붓꽃>이라는 그림도 이 봄에 새롭게, 감상하기 딱 좋은 작품같다. "5월의 정기, 아무도 외롭지 않도록", 이라는 부제도 이 그림과 화가에 걸맞는 제목같다.

그림같지가 않고 마치 사진 느낌이 나는 그림도 좋다. 그래서 한참을 더 감상하였던 것 같다. 사진 아닌가, 하고.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산 사이에서>, 라는 작품은 빛과 어우러진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토록 사진 처럼 세밀하고, 그러면서도 사진이 줄 수 없는 감정을 품고 있는 작품, 역시 그림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이리라.

 유명한 작품, <키스>는 말할 것도 없이 클림트의 작품이지만 뜻밖에 <해바라기가 있는 농원><나무 아래의 장미> 같은 작품은 얼핏 클림트의 작품이 아닌 듯 생각 될 만큼, 모네가 그린 것 아닌가, 싶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럴수록 클림트를 더 알아가는 느낌도 좋았다. 약간 딱딱하고 부자유 스러운 느낌의 현대적 감각을 지닌 작품들과 여전히 그림의 터치를 강하게 상기시키는 작품들도 배치되어 있지만 자주 보이지 않던 작품들을 찾아가는 맛도 좋았고 예쁜 작품들을 보면서 얻는 힐링은 더 말해 무엇하랴. 카미유 피사로의 작품, <우물가의 여인과 아이>라는 작품이 바로 그런 그림이었다.

마음이 외로운 날, 그리고 어딘가 부족한 듯한 날, 눈으로 즐기는 명화들을 옆에 두고 다양한 쟝르와 분위기의 그림들을 감상하는 것도 한편의 마음의 양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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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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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일기들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무척 궁금한 책이다. 조선 시대의 시대적, 사회적, 정치적인 사건 사고들, 혹은 가볍고 무거운 이야기들이 사적인 공간에서 펼쳐질 것을 생각해 본다면 책장을 얼른 넘겨 보고픈 생각이 들지 않을 리가 없겠다.

문체가 아주 현대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조선적인 냄새는 일기를 썼던 그 사람들의, <계암일록>의 김령, <매원일기>의 김광계 처럼 일기록의 저자들은 분명 당시의 한문을 써서 남겼겠지만 요즘 신세대들의 언어에 가깝게 소개해 둔 점이 그렇게 느끼도록 한 것 같다. 그만큼 읽어가는 속도감도 결코 느리지 않다. 후루룩 읽어갈 수 있을 정도로 내용도, 저자의 글쓰기 방법도 속도감 있게 썼다.

앞서 <계암일기>와 <매원일기>를 언급했던 것 처럼 <노상추 일기>, <쇄미록>, <묵재일기, <양아록>, <남천일록> 등 1500년대와 1700년대를 살아온 그들이 남겨놓은 책들을 통하여 그 당시의 삶을 아주 적나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했다. 일기라는 것이 그렇게 개인적인 부분도 있었겠지만 시대와 사회를 비춰주는 거울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목표했던 바 대로, "그들과의 공감대" 형성이라 할 수 있다.

내용은, "역사 드라마보다 재미있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이라고 책 소개에서도 나와 있듯이, 무슨 드라마 보듯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행동들이 우리 시대의 부정 부패를 바로 연결해 갈 수 있을 만큼 너무나 현실적이다. 그 때 부터 이런 일들이 아주 성행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 만큼.

시험 부정, 공무원들과의 결탁, 훈장들이 미리 알려주는 시험 내용, 직장 생활의 애환, 탐관오리들로 지칭되는 부패 공무원과 정계의 부정부패, 가족과 여인들, 전쟁 중 그리고 유배시에 했던 상황들, 노비와 사회 생활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일기 속에서 마치 살아 움직이고 있었던 조선 사람들의 삶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읽을 거리들 이었다. 읽어가면서도 어찌나 우리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는지를 느낄 때 혀를 끌끌 찰 지경도 있었다. 땅 투기, 땅 매매와 같은 현상도 그 때 양반들과 소작농, 노비들과의 돈거래, 땅 매매 관계, 그런 것들이 지금 시대에 일어나는 일과 많이 닮았다. 중간중간 풍속화도 소개해 주고 조선 시대에 있었던 여러가지 정치 상황이나 사회 모습을 자세히 설명해 둔 부분도 독자를 위해서 아주 유익하기도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난로회 라며 겨울에 모여서 고기를 구워먹던 모습인데, 오늘날 마당이나 테라스에서 고기 구워 먹는 그런 모습과 겹쳐지기도 한다. 캠핑이나 바베큐 풍속은 서양이 아니라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도 친지, 가족들과 모여서 그렇게 고기를 구워 먹었었나 보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서양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그렇게 그들 행동양식을 모방했을 리는 만무할 테고.

유배 가는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는 <남천일록>을 통해서는, 유배가는 것도 억울할 텐데 그 경비까지 조달해 가면서 가야 했던 그 당시, 양반이면서도 스스로 일용할 양식을 조달해야 했던,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 공부방 훈장이라는 것과 유배지에서 매일 새벽에 점호를 받아야 했던 것도 새롭게 안 사실이다.

신입 사원의 호된 신고식 이라든지 밀가루 뿌리고 옷 찢는 졸업식을 보면 왜 이렇게 미친 짓거리를 하는거냐고 의아했더니 일기 속의 신입 관원들이 겪어야 했던 것이 그대로 내려온 듯 보인다. 팔불출의 손자 바보 이야기에 부부싸움으로 밥 까지 굶는 양반, 이래저래 살기 힘든 시절의 푸념과 억울함, 사람 사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이 내용들을 현대시 쓰듯 그렇게 제목도 붙였다.

"나는 네가 과거 시험장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이것은 무슨 영화나 소설의 제목으로 먼저 나왔었던 것 같다.

"이 천하에 둘도 없는 탐관오리 놈아", "나의 억울함을 일기로 남기리라.", "그 땅에 말뚝을 박아 찜해 놓거라." 중간중간 소제목도 나름 재미있고 그 속의 내용들은 마치 우리 이야기들이 조선 시대 속에 들어가서 새로 재탄생하는 듯이 읽혀진다.

역시 일기는 한 사람의 과거 기록 뿐만 아니라 그것이 하나의 역사적 사실로도 남아 이어온다는 것을 이 책에서 소개해 놓은 개인들의 일기를 통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하나하나 참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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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온 힐 부자 수업 - 전 세계 1억 명의 인생을 바꾼 성공학 강의
나폴레온 힐 지음, 고영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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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모든 부자들에게는 17가지 성공 원칙이 있다."

막연한 비젼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철강왕 카네기의 제안으로 시작한 수 많은 만남들에서 얻어진 산 교훈이랄까, 20년간 5백 명이 넘는 성공한 기업가들과 만나서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이런 종류의 책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미 부자가 된 사람들을 많이 만나 얻어진 결과물,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을 이끈 그 이면에는 무엇이 있었던가, 그들만이 가졌던 그것들은 무엇이었던가, 그 공통점을 찾아 모은 내용들이 바로 이런 성공학 철학같은 책이었다.


"Master Course" 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강의 속에서 특별히 17가지 성공 철학을 모았다.

"명확한 목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 마스터 마인드" 이런 소제목으로 17가지 목차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목표 설정 부분이 가장 첫 장에 있다는 것이 아주 당연하게 느껴진다. 가야 할 방향과 그 지점을 정하지 않고 그저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겠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마는, 어쩌면 목표 없이 오랜 세월을 살아온 듯한 느낌도 어느 날 갑자기 섬뜩한 느낌과 함께 찾아 올 적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때에는 반드시 이 17가지 요소 중의 가장 첫 번째인 목표 부분을 살펴 볼 일이다. 그리고 애매했었던 그 방법, 목표 설정의 방법까지도 연이어 나오니 더욱 연결하여 읽기가 좋았다.


마스터 마인드를 가지기 위하여 열거해 놓은 내용 중에서, 물론 다른 책에서도 쉽게 나왔었던 내용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잠재 의식의 활용과 뇌 구조, 사람의 마음을 활짝 열고 자신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 우주가 나를 돕도록, 숨어있는 또 다른 나를 활용하고 일깨워야 한다는 점, 이 부분은 자신이 세운 목표와 일치시킨다면 말 하지 않더라도 극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밖의 다른 요인들, " 실행하는 믿음, 최선을 다해 일하는 습관, 성품, 리더십, 긍정적인 마음 자세, 자제력, 열정, 집중력, 창조력과 상상력, 건강과 습관, 시간과 돈의 관리" 등 일상 속에서 가볍게 지나치기 쉬웠던 모든 분야를 섭렵하면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를 설명하고 있다.


크게는, 목표를 세우고 나아갈 때의 마음 가짐과 사이사이에 스며드는 각종 요소들을 잘 버무려서 살아가다 보면 이런저런 종류의 성공한 사람들 속에 서 있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에도 읽어왔었던, 그러나 시간에 따라 다르게 받아 들여 지는 내용들이 다시 한 번 더 고요하게 닿아 오기도 한다. 꼭 부자라는 하나의 의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 그것에만 초점을 맞출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성공이라는 단어 속에는 개인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내게 있어서 부족한 점은 무엇일까 깊이 돌아보게도 했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유머 감각과 탄력성 이었다. 삶을 좀 더 유연하게 살아내고 싶은 자세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자기 점검을 위한 일독도 유용하리라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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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륜선 타고 온 포크, 대동여지도 들고 조선을 기록하다 -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유진 초이'의 실존 인물 '조지 포크'의 조선 탐사 일기
조지 클레이튼 포크 지음, 사무엘 홀리 엮음, 조법종 외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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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 유진 초이' 같은 인물의 실존 인물이다, 고 하면 이해가 더 빠르게 이뤄질 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이 유명하고도 감동적인 드라마와는 연결성이 전혀 없는 독자들에게까지 이렇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1884년 조선의 상황을 그려보면, 개화기 시절이었고, 또 굵직한 사건으로써 갑신정변과는 연결이 되겠지만, 이 또한 역사 속에 커다란 획을 그었던 사건의 하나로 역사책에서 배운 글자 그대로의 사건일 뿐, 어떤 다른 모습들은 자세히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 미국에서 부터 조선으로, 화륜선이라 불리우는 증기선을 타고 온 조지 클레이튼 포크라는 미 해군 장교는 대단히 중요한 기록을 남겼다. 처음에는 유진 초이라는 모델을 생각했었다가 막상 이 책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단지 드라마의 모델이었다는 생각은 오히려 작아졌다. 드라마 속의 유진 초이는 조선인이었지만 미국인으로 새로 만들어져 다시 조선으로 온 인물이었고, 이 기록의 포크는 원래부터 미국인이었다. 미국을 방문했던 조선의 보빙사 일행의 통역을 맡았던 그는, 민영익의 요청으로 함께 조선으로 왔다. 그가 1884년 1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조선을 여행하면서 기록했던 일기 형식은 역사책에서 보지 못했던 아주 세세한 모습들을 담고 있어서 그 당시 조선 사회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자료가 아닐까 싶다.

 

 

158쪽 : "내가 글을 쓰는 동안 군졸과 하인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대문 주변의 거리는 야만인에 가까운 사람들로 가득했다.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어떻게 견뎌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315쪽 : " 내가 밥을 먹을 때 군수가 했던 행동, 무례하게 빤히 지켜보던 영문의 하인, 그리고 시장의 인파를 몰아낼 때 하인들의 터무니없는 행동들. 나는 마음을 더 굳게 먹어야 한다. 내게 남아있는 친절함을 버려야 한다."

 

 

 

개인적인 사소한 여행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두고 쓸 목적이 있을 성 싶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을 출발하고 다시 공사관까지 돌아오기 까지 남부 지방을 순차적으로 다니면서 1분 간격의 세세한 시간을 따라 기록하고 있다. 출발시간으로 부터 몇 분 휴식, 즉, 4분간의 휴식 뒤 다시 출발, 과 같은 방식으로 현장감은 어지간히 촘촘하게 기록하고 있다. 날씨는 물론 지형, 그리고 나무의 종류, 개울물의 폭과 너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 특산물은 기본적으로 기록했고 관리들의 모습, 행동, 그 당시의 상황등이 너무나 생생하다. 이방인 이다 보니 머리 색깔과 생김새가 유별나서 빤히 쳐다보며 따라 다니는 사람들에 어지간히도 고통을 겪었다. 거쳐 온 주막 마다 벌레들과의 사투, 화장실 이용시의 괴로움, 충청, 전라, 경상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모습과 사람들의 성향까지도 너무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그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개인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사진 촬영으로 남겨 온 자료들, 포크가 그렸던 그림들까지 사실적인 묘사에 가깝다. 그래서 더욱 그 당시 사회상, 인물상, 관리들, 시장의 모습, 동네, 마을의 모습 등이 현실감 있게 그대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소중한 자료가 될 가치가 넘친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많은 독자들이 이 기록을 접하기를 바란다. 얼마나 무지했었으며, 그 덕택에 잘못된 정치권들의 횡포로 인하여 압박을 받으며 살아왔던지, 그 결과 외세에 힘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는지, 어지간히 이해가 갈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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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죽어도 좋았다 - 오롯이 나;를 느끼게 해주는 그곳!
조양곤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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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힐링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끝에 탄생한 책이기 때문이다. 제목은 왜, 죽어도 좋았다, 일까, 그럴만큼 경치가 좋았거나 좋은 경험을 하여서 일까, 생각도 해 보게 한 책이었는데, 아찔한 광경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렇게 아무런 안전 철책도, 안전 표시도 없이 이대로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 싶을 정도로 완전 날것의 바위들이 눈앞에 있다. 노르웨이의 절벽과 절벽사이에 끼어있는 바위는 사진으로 봐도 이렇게 원색적인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사람들이 보게 하고 올라서 있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는 것일까, 약간 고개 갸웃거리게 할 정도였다. 그래, 저자의 마음, 이해한다. 거기까지 가서, 또 일생 동안의 버킷 리스트 순위에 있었다면 마음을 가다듬고 다리가 후들거리든 말든 그 바위 위에 올라설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도. 그러나 우선 눈에 띄는 아무런 안전 장치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이리하여 그곳에서 죽어도 좋았다, 인 것인가, 싶기도. 이것은 그저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 생각일 뿐이다만.

 

 

버킷 리스트에 담아 뒀던 여행지를 필두로 사랑, 자유, 행복 이라는 소제목 아래에 여행지의 모습들을 담아 두었다.

그래서 힐링이 되어 준다고 표현을 하고 싶었다. 많은 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은 눈으로 보기에 아주 시원할 정도이다. 그래서 마음이 확 트이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저자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의 모습을, 남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느낌도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각자의 삶이 있고 스스로 찾아가고, 더 나아가고 싶은, 그래서 발견하고 싶은 어떤 것을 저자를 통하여 한 단면을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좋았다. 당장 나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책으로나마 실현시켜 줄 수 있으니, 그리고 다음 번, 가까운 미래에 나도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해 보리라, 계획하게도 하니까.

 

 

 

독서가 성장시키고 여행이 삶을 완성시켰다고 말할 수 있는 저자는 그 여행의 끝에서 뭘 느꼈을까.

백야를 바라보며 해가 지는 방향에서 다시 해가 그대로 그 자리에서 떠오르는, 서쪽이 동쪽으로 전환되는 그 순간을 맞이하면서 옳다고 믿었던 것에 완전무결함은 없다 를, 고흐의 귀를 자르게 할 정도의 분노스런 현장에 함께 했던 고갱을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하고, 바로 죽어도 좋을 만큼 좋은 장소 몇 군데를 추천해 놓기도 했다. 대부분은 자연의 넓은 들판과도 같은 편안함과 평화를 추구하고 있는 장소라는 공통점이 보이는 듯 하다.

 

 

 

저자가 영국에서 만났다던, 워즈워드의 시와 함께 감상에 젖었던 수선화와 호수를 보면서 난, 우리나라의 어딘가 닮은 장소, 그리고 남해 어느 이름없는 자리에 곱게 피어있을 수선화도 갑자기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어딘가 죽어도 좋을 만큼 좋은 장소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역시 여행은 사람을 설레게 하고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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