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죽어도 좋았다 - 오롯이 나;를 느끼게 해주는 그곳!
조양곤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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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힐링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끝에 탄생한 책이기 때문이다. 제목은 왜, 죽어도 좋았다, 일까, 그럴만큼 경치가 좋았거나 좋은 경험을 하여서 일까, 생각도 해 보게 한 책이었는데, 아찔한 광경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렇게 아무런 안전 철책도, 안전 표시도 없이 이대로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 싶을 정도로 완전 날것의 바위들이 눈앞에 있다. 노르웨이의 절벽과 절벽사이에 끼어있는 바위는 사진으로 봐도 이렇게 원색적인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사람들이 보게 하고 올라서 있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는 것일까, 약간 고개 갸웃거리게 할 정도였다. 그래, 저자의 마음, 이해한다. 거기까지 가서, 또 일생 동안의 버킷 리스트 순위에 있었다면 마음을 가다듬고 다리가 후들거리든 말든 그 바위 위에 올라설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도. 그러나 우선 눈에 띄는 아무런 안전 장치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이리하여 그곳에서 죽어도 좋았다, 인 것인가, 싶기도. 이것은 그저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 생각일 뿐이다만.

 

 

버킷 리스트에 담아 뒀던 여행지를 필두로 사랑, 자유, 행복 이라는 소제목 아래에 여행지의 모습들을 담아 두었다.

그래서 힐링이 되어 준다고 표현을 하고 싶었다. 많은 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은 눈으로 보기에 아주 시원할 정도이다. 그래서 마음이 확 트이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저자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의 모습을, 남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느낌도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각자의 삶이 있고 스스로 찾아가고, 더 나아가고 싶은, 그래서 발견하고 싶은 어떤 것을 저자를 통하여 한 단면을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좋았다. 당장 나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책으로나마 실현시켜 줄 수 있으니, 그리고 다음 번, 가까운 미래에 나도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해 보리라, 계획하게도 하니까.

 

 

 

독서가 성장시키고 여행이 삶을 완성시켰다고 말할 수 있는 저자는 그 여행의 끝에서 뭘 느꼈을까.

백야를 바라보며 해가 지는 방향에서 다시 해가 그대로 그 자리에서 떠오르는, 서쪽이 동쪽으로 전환되는 그 순간을 맞이하면서 옳다고 믿었던 것에 완전무결함은 없다 를, 고흐의 귀를 자르게 할 정도의 분노스런 현장에 함께 했던 고갱을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하고, 바로 죽어도 좋을 만큼 좋은 장소 몇 군데를 추천해 놓기도 했다. 대부분은 자연의 넓은 들판과도 같은 편안함과 평화를 추구하고 있는 장소라는 공통점이 보이는 듯 하다.

 

 

 

저자가 영국에서 만났다던, 워즈워드의 시와 함께 감상에 젖었던 수선화와 호수를 보면서 난, 우리나라의 어딘가 닮은 장소, 그리고 남해 어느 이름없는 자리에 곱게 피어있을 수선화도 갑자기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어딘가 죽어도 좋을 만큼 좋은 장소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역시 여행은 사람을 설레게 하고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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