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륜선 타고 온 포크, 대동여지도 들고 조선을 기록하다 -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유진 초이'의 실존 인물 '조지 포크'의 조선 탐사 일기
조지 클레이튼 포크 지음, 사무엘 홀리 엮음, 조법종 외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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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 유진 초이' 같은 인물의 실존 인물이다, 고 하면 이해가 더 빠르게 이뤄질 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이 유명하고도 감동적인 드라마와는 연결성이 전혀 없는 독자들에게까지 이렇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1884년 조선의 상황을 그려보면, 개화기 시절이었고, 또 굵직한 사건으로써 갑신정변과는 연결이 되겠지만, 이 또한 역사 속에 커다란 획을 그었던 사건의 하나로 역사책에서 배운 글자 그대로의 사건일 뿐, 어떤 다른 모습들은 자세히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 미국에서 부터 조선으로, 화륜선이라 불리우는 증기선을 타고 온 조지 클레이튼 포크라는 미 해군 장교는 대단히 중요한 기록을 남겼다. 처음에는 유진 초이라는 모델을 생각했었다가 막상 이 책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단지 드라마의 모델이었다는 생각은 오히려 작아졌다. 드라마 속의 유진 초이는 조선인이었지만 미국인으로 새로 만들어져 다시 조선으로 온 인물이었고, 이 기록의 포크는 원래부터 미국인이었다. 미국을 방문했던 조선의 보빙사 일행의 통역을 맡았던 그는, 민영익의 요청으로 함께 조선으로 왔다. 그가 1884년 1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조선을 여행하면서 기록했던 일기 형식은 역사책에서 보지 못했던 아주 세세한 모습들을 담고 있어서 그 당시 조선 사회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자료가 아닐까 싶다.

 

 

158쪽 : "내가 글을 쓰는 동안 군졸과 하인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대문 주변의 거리는 야만인에 가까운 사람들로 가득했다. 만약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어떻게 견뎌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315쪽 : " 내가 밥을 먹을 때 군수가 했던 행동, 무례하게 빤히 지켜보던 영문의 하인, 그리고 시장의 인파를 몰아낼 때 하인들의 터무니없는 행동들. 나는 마음을 더 굳게 먹어야 한다. 내게 남아있는 친절함을 버려야 한다."

 

 

 

개인적인 사소한 여행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두고 쓸 목적이 있을 성 싶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을 출발하고 다시 공사관까지 돌아오기 까지 남부 지방을 순차적으로 다니면서 1분 간격의 세세한 시간을 따라 기록하고 있다. 출발시간으로 부터 몇 분 휴식, 즉, 4분간의 휴식 뒤 다시 출발, 과 같은 방식으로 현장감은 어지간히 촘촘하게 기록하고 있다. 날씨는 물론 지형, 그리고 나무의 종류, 개울물의 폭과 너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 특산물은 기본적으로 기록했고 관리들의 모습, 행동, 그 당시의 상황등이 너무나 생생하다. 이방인 이다 보니 머리 색깔과 생김새가 유별나서 빤히 쳐다보며 따라 다니는 사람들에 어지간히도 고통을 겪었다. 거쳐 온 주막 마다 벌레들과의 사투, 화장실 이용시의 괴로움, 충청, 전라, 경상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모습과 사람들의 성향까지도 너무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그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개인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사진 촬영으로 남겨 온 자료들, 포크가 그렸던 그림들까지 사실적인 묘사에 가깝다. 그래서 더욱 그 당시 사회상, 인물상, 관리들, 시장의 모습, 동네, 마을의 모습 등이 현실감 있게 그대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소중한 자료가 될 가치가 넘친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많은 독자들이 이 기록을 접하기를 바란다. 얼마나 무지했었으며, 그 덕택에 잘못된 정치권들의 횡포로 인하여 압박을 받으며 살아왔던지, 그 결과 외세에 힘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는지, 어지간히 이해가 갈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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