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 이기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실천윤리
피터 싱어 지음, 노승영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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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초판은 1993년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고 2014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이기적인 부의 축적을 추구하며 사는 나쁜 예로 자주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으니 미국 사람들은 여전히 그런 삶에 가치를 두고 있나보다. 타인의 고통에 무심한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하고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을 삶을 목표로 사는 사람들의 끝은 공허함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서 저자는 우주적관점으로 삶을 바라보며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갖고 그 고통을 줄이고 세상을 좀더 살기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에 삶의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책의 전반부는 부에 대한 서양세계의 관점의 변화를 설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교개혁과 함께 프로테스탄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부를 추구하는 것이 악한 것으로 간주되었으며 그 후에 미국에 신교도들이 이주하면서 절약과 근면, 부를 쌓는 것이 은혜로운 것이 되었다.

 하지만 부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정신과의사에게 진료가 필요한 인텔리 계층이 늘어나는 것으로도 알수 있듯이 만족하지 못했다. 저자는 삶의 목표를 윤리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윤리적인 것과 도덕적인것, 종교적인것이 같은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내가 잘못 이해했을지도 모르지만 저자가 말하는 윤리적인 것은 동물을 포함하여 타인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저자의 의견에 동참할 수가 없다. 닭장에 갇혀 평생 알만 낳아야 하는 닭의 처지가 불쌍하고 삶의 목표가 어른이 되는 것이라는 아프리카 어린이가 너무 마음 아프지만 개인들에게 하루하루 주어지는 삶도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나는 부를 추구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위해 노력해보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노력하는 동안  한계를 알았고 내가 가진것으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저자는 유태인이라서 그런지 기독교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기독교인들은 천국을 바라면서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선행을 할때 내 마음속에 생겨나는 평화와 사랑이 바로 보답이며 천국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삶의 과정을 너무 단순화 시켜버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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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재발견 - 돈·시간·건강·인간관계를 바꾸는 걷기의 놀라운 비밀
케빈 클링켄버그 지음, 김승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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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의 효용에 대해서는 많은 책들이 이미 나와있다.

체험위주로 쓰여진 책도 있고, 연구 결과가 과학적으로 담겨있는 책도 있다.

얼마전에 읽었던 '운동화를 신은 뇌' 라는 책도 걷기와 운동의 효과에 대한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운동으로서의 걷기가 아니라 이동수단으로서의 걷기 예찬이다. 나도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어디든 걸어가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만 걷기를 위해 운동장에 나가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나는 원래 운동을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그런지  내가 아무리 걷기를 좋아한다고 해도 볼것도 없는 운동장을 다섯바퀴, 열바퀴씩 도는 것은 시간이 아깝고 너무 지루하다. 차라리 나는 어딘가를 가야할때 걸어서 가는 것이 더 좋다. 시장도 걸어서 가고 출퇴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약속이 생기면 걸어서 가는것이 내 생활의 일부이다. 이 책의 작가도 자동차 대신 두 다리와 자전거를 선책했을때 얻어지는 이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건강이 좋아지고, 경제적으로도 절약이 되며, 오며가며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즐거움과 친교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역시 그런 이유로 운전보다는 걷기를 선호한다. 나는 걷거나 버스를 타는동안 얻어지는 자유롭게 멍때리는 시간이 정말 좋다. 그 시간은 지친 나에게 줄 수 있는 회복의 시간이다. 이 책의 작가는 선택의 여지가 많아질수록 삶이 즐거워진다고 말한다. 걸을수도 있고 자전거를 탈수도 있고, 버스나 지하철을 탈수도 있다. 물론 자동차를 운전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다보니 사람들이 촘촘히 모여 살고 있어서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미국은 자동차 중심으로 도시가 만들어져서 걸으려고 해도 그럴수 없는 곳이 많다고 한다.

 미국의 건축가인 작가는 그런 이유로 걷기와 자전거로 생활이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자전거의 천국이라고 하는데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운동으로서의 걷기가 아니라 이동수단으로서의 걷기라니... 딱 내가 선호하는 걷기의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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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성실해서 아픈 당신을 위한 처방전
파스칼 샤보 지음, 허보미 옮김 / 함께읽는책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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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번아웃을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시키지 않는다. 그것을 사회적인, 시대적인 문제로 인식하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 결과로서 '협약'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그것은 기술이 인간을 해하지 않게 방지하는 규제책이 되어 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2차 세계대전을 겪은후 평화와 통합을 추구하는 프랑스와 독일을 위시한 유럽의 행보는 이 책의 주장과 일관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4차산업에서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규제가 많아 미래를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해버렸고 미국은 기후협정에서 탈퇴를 했다.

 유럽국가들과 미국은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제안하는 '협약'은 체결될 수 있을까?

그리고 체결된 협약은 기술이 인간성을 말살해가는 것을 막아줄 수 있을까?

인간이 지켜나가야 할 인간성이라는 것이 정말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탑재' 되어있는 성품일까?

 

 이 책의 내용은 정말 철학적이다.

그래서 책의 첫장에 이렇게 적혀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관조할 줄 아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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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 열린책들 세계문학 186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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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핀이라는 젊은 과학자는 빛에 대해 열정적으로 연구를 하던 중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을 우연히 알게된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힘든 현실로부터 도피하기위해 투명인간이 되기로 갑작스러운 결정을 해 버린다. 투명인간이 되면 그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기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 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몸은 투명해졌지만  기본적인 의식주의 필요성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투명한 몸에 옷을 입으면 손, 발, 머리가 없는 옷만이 허공에서 걸어다니는 것 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는 옷을 입을 수 없었다. 그런 상태로 음식과 잠자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는 아무것도 입지 못한채  도둑고양이 처럼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음식을 훔치고 숨어서 잠을 자야했다. 누구와도 말할 수 없었고 자기 자신조차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극단에 몰린 그리핀은 점점 더 분노에 사로잡혀갔고 사람들을 해치는 존재가 되어갔다.

 그러다 사람들을 피해 몰래 숨어든 집에서 옛 대학 동창을 만나게 되고 과학도로서의 그의 양심과 옛추억을 믿고 친구에게 자신의 과거와 현재상황을 자세히 털어놓는다. 하지만 믿고 싶었던 친구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의 비밀은 사람들에게 다 공개되어버린다.

 과학자친구는 결연한 의지로 그를 잡는데 성공하고 그리핀은 비참한 결말을 맞게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리핀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과학자 친구는 시종일관 이성적이고 냉정했다. 주변 사람들의 몰이해와 잔인함과 탐욕이 그리핀을 투명인간이 되게 했고 점점 공포의 존재로 만들어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독특한 것에 원래 관심이 많기 때문인지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호기심이 발동했다. 책의 내용은 흥미진진하면서도 마음이 아프고 쓸쓸하다.

 내가 걸치고 있는 것들은 연약한 나를 감춰줄 수도 있고 또 어느정도 사회화된 나를 남들에게 보여줄수도 있다. 나는 나의 육체가 곧 나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어찌보면 육체는 나의 존재를 담고 있는 그릇같은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인간존재와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뛰어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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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 - 넘치는 생각 때문에 일, 연애, 인간관계가 피곤한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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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1권을 읽었고 생존편은 겹치는 내용이 많을 것 같아 읽지 않으려 했는데 궁금한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결국 사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새로운 내용이 많고 작가의 어조도 많이 바뀌어서 안 읽었으면 어쩔번했나 싶다. 정신적과잉활동인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내가 나자신으로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알게 된 것을 작가는 20년동안 정신적과잉활동인을 상담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나도 내가 살면서 깨달은 것들을 적어보겠다. 이것들은 이 책에 나와있는 것과 놀랍게도 일치한다.

일단 나같은 사람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확실하게 익혀놔야한다.

특히 소음, 빛, 환기 등에 민감하기 때문에 집이나 직장의 환경을 쾌적하게 해야한다.

그리고 평생 외로울거라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혼자서 살아가는것에 겁먹지 말아야한다.

어자피 그들도 나를 불편해하고 나고 그들이 불편하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사람들과 부담없이 어울리는 자리를 즐기는것을 피하지 않는게 좋다. 가치관이나 예민성은 다르지만 인간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소속감이나 정은 그들이나 나나 좋아하는 감정이다. 단지 거기서 끝나야지 집에와서 내가 했던 말을 곱씹어 걱정하거나 그 다음 약속에 연연하지는 말자. 다음으로 나를 쉬게 해줘야한다. 나의 기준은 언제나 높기 때문에 늘 해야할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당장 하지않는다고 세상이 어떻게 되지는 않는다. 피곤하고 아플땐 만사 제쳐놓고 먹고 쉬자. 푹 쉬고나면 다시 일을 할 에너지가 생겨서 훨씬 효율적으로 끝낼수가 있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할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조심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이 그렇다. 성향이 다른 가족원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내가 그들에게 주었던 괴로움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받았던 수모와 비웃음도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을 더이상 허락하지는 않는다. 그들도 나로인해 괴로웠겠지만 그들은 다수였고 나는 혼자였다. 그들은 함께 나를 비난할 수 있었지만 나는 그 비난들을 오로지 혼자 견뎌야했다. 그 상황은 나에게 불리했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의미없는 모임이나 행사, 절차에 애써서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용을 나 자신에게 해주었다. '그동안 넌 충분히 노력했어.' 라고 말해주면서...워낙 자존감이 약하다보니 누군가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끝도없는 자기 의심에 시달리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관계는 소모적이었다. 이제는 며칠동안 전화기가 한번도 울리지 않아도 자기부정이나 자기의심이 들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발전이다. 나는 말을 줄이고, 만남을 줄이고, 억지노력을 줄이고 자기의심을 줄이고, 과잉양심과 정의감을 줄이고 나에게 좀더 많은 자유와 여유를 주고 싶다. 지금까지 자신에게조차 부정당하던 나를 있는그대로 풀어놔보고싶다. 이것이 내가 깨달았던 내용들인데 이책의 내용과 상당히 많이 겹친다.

 특히 지배하고 싶어하고 잔인한 변태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수없이 많은 예를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 그들로 부터 정신적과잉활동인을 보호하려는 저자의 눈물나는 노력을  백번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장생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직장이라는 곳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그리고 감정적으로도 너무 많은 자극이 있는 곳이다. 그러니 자신을 보호하는것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점점 더 견딜수 없는 곳이 되어버릴것이다. 정신적과잉활동인은 어디를 가든 자신을 보호해야한다. 자극으로부터/ 심리적 변태로로부터/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자기자신으로 부터.... 그렇게 잘 보호해주면 일은 잘 되게 되어있으니까..

 나는 소속감이나 유대감을 느끼고 싶어하지만 사실 혼자 일할때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평생 외로워서 힘들었지만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나니 운명이 바뀌는 것 같다.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서 외롭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이 더 외로웠다. 혼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고난 후 오히려 친구가 더 많아졌다.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친구는 모차르트이다. 그의 유리같이 투명한 슬픔이 너무 와 닿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마스만도 좋고 도리스레싱도 좋다. 과학자중에는 페러데이를 좋아하는데 그의 천재성이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영화속의 주인공들 중에도 내가 친구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동안은 이런 친구들에 의지해서 살면서 현실에서도 이렇게 내마음과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었다. 그러니 현실의 인간관계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자피 현실속에서는 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나자 그 낮아진 눈높이에 맞춰 즐겁고 유쾌한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아마도 내가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되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게되고 다른 사람의 말한마디, 눈빛하나에도 전전긍긍하지 않을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것 같다. 그리고 그들이 나처럼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는걸 알게되니 불안한것도 덜해졌다. 이제 내가 세운 내 인생의 목표는  나를 존중하는 것이다. 나는 그 첫단추를 잘 끼우지 못해 지금까지 쩔쩔매며 살았다. 나는 잘못끼웠던 단추를 다 풀고 첫단추부터 제대로 끼워가는 중이다. 혼자서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참 감사한 만남이다. 나에게는 별 다섯개도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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