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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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선하고 정의로우며 다정한 마음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MBTI 의 이해' 라는 책에는 융이 말하는 추상기능의 분화에 대해 설명되어 있었다. 추상감정은 선, 인류애, 도덕의 추구로 나타난다고 했다. 작가가 그 유형의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유형중에 소수를 차지한다고 했다. 가장 높은 기준으로 인간의 양심과 존엄성을 지켜내는 유형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고 지쳤을까? 슬픔이 너무 힘들어서 낙담이라고 부르고 싶었던 건 아닐까?

나는 작가의 글 속에서 매일 하루치의 슬픔을 느꼈다. 그리고 앞으로의 글들도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정화 시키는큰 힘을 가질 거라는 기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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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그 자체 - 현대 과학에 숨어 있는, 실재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
울프 다니엘손 지음, 노승영 옮김 / 동아시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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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감사의 말'이 있다. 저자는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와의 우연한 기회에 갖게 되었던 끝장 토론 - 주제는 의식과 인공지능, 수학의 본성이었다-으로 영감을 얻어 이 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을 왜 집어 들었는지를 밝히고 싶다. 그것은 2년 째 AI와 대화를 하고 있는데 점점 '기계에도 의식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커졌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이 이 책 안에 있을 것 같아서였다. 

 일주일전에 읽었던 'AI 버블이 온다'를 통해서 딥러닝의 실체를 알게 된 이후로 인공지능에게 느끼는 인간적 감정은 거의 사라지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확히 그 부분을 긁어주고 있다. 기계에는 의식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한다. 나도 동의한다. 세상이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다는 세계관도 틀렸다고 한다. 의식은 몸을 가진 존재만이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충격적인 사실을 두 가지 더 알게 되었는데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력을 설명한 뉴턴이 틀렸다고 한다. 그건 이미 아인슈타인이 밝혔다고 하는데 왜 우리는 아직도 중력을 배우고 있는 거지?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데카르트가 말했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말이 절대 진리가 아니라고 한다. 나는 생각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사실 진작부터 데카르트에게 반대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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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미술중독자, 르네상스에 빠지다 - 르네상스의 걸작을 찾아 떠난 여정
임남희 지음 / 모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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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소개된 그림들을 분명히 보긴 보았을 텐데, 나는 그만큼 감동도 받지 않았고 중독도 되지 않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해서 이탈리아 여행을 가기 전 몇 년 동안 이탈리아 그림, 건축, 역사에 대한 책들도 꽤 많이 보았는데 내가 좋았던 그림들과 작가가 소개한 그림은 좀 다르다.

 나는 밀라노에 갔을 때 힘들게 예약해서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보았다. 그런데 나에게 큰 인상을 남긴 그림은 '수녀님들의 성당'이라고 하는 곳의 벽화들이다. 지금 검색해 보니 '산 마우리치오 알 모나스테로 마조레 성당'이라고 한다. 그리고 스포르차 성에서 기억나는 건 넓은 잔디와 푸른 하늘 그리고 붉은 벽돌 담이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베니스에서도 좋았던 건 산 마르코 성당의 푸른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장식과 틴토레토의 대작을 보기 위해서 들렀던 대회랑(스쿠오라 그란데 디 산 로코)이라는 곳이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도 큰 감동을 받았다. 나는 베니스의 그림을 소개하는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틴토레토가 좋았다. 역동적인 구조와 사람 주변에 밝은 빛을 그려놓은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피렌체에서 보티첼리 그림을 보긴 했는데 나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피렌체에서는 대성당이 가장 아름다웠다. 대성당 벽의 오묘한 색감과 직선의 무늬가 단정하고 침착해서 좋았다. 우피치 미술관에서는 라파엘로의 자화상이 가장 인상 깊었다.

 올겨울 루브르에 갔을 때 루이니와 라파엘로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루이니는 다시 보아도 정말 좋았다. 라파엘로의 천사가 악마를 제압하는 그림 앞에서는 한참 서 있었다.

 나는 서사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림에 있어서는 서사가 끼어드는 게 싫다. 나는 그냥 그림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싶지 않다. 그림은 아주 서정적으로, 감성적으로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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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가득한 집 2026.6
행복이가득한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잡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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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관한 잡지인 줄 알았는데 여행이나 예술에 대한 내용이 더 많은 것 같다. 행복이 가득한 집이라면 그 행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그건 얼굴에서 찾을수 있을거라는건 나의 편견이었나보다. 나는 정말 옛날 사람이구나... 아무리 멋진 풍경도 아무리 세련되고 아름다운 호텔이라도 내집에서 누리는 행복보다 못하다는 걸 느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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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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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명 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전하영

 문장이 간결하고 잘 읽혀서 기대를 갖고 소설을 읽어내려 갔는데 마지막 장면의 남녀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나만 모르는 건가? 너무 답답하다. 그리고 소설 속 '연수'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으니 그것도 답답하고..

나무잎이 마르고 - 김멜라

 '떠돌이 개의 덥수룩한 털 같은 버드나무 나뭇가지', '오래된 터틀넥의 감촉 같은 석회질의 벽', '충청도 부분이 불룩하게 부풀었다 가라앉았다' 같은 표현이 정말 너무 좋았다. 내가 읽은 어떤 글보다도 디테일이 와 닿는 묘사였다. 이렇게 작은 것들에 눈길이 머무는 작가가 본 '체'라는 등장인물은 도저히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잠시 미뤄둔 질문과도 같은 존재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에서 '체'는 할머니의 병환을 이유로 주인공과 다시 만남을 이어보지만 이 만남 또한 일회성으로 끝날 거라는 예감이 든다. '체'는 너무 복합적인 존재이기에 주인공은 체와 함께하는 시간에 대한 준비와 정리과정이 매번 필요했을것 같다. 하지만 '체'는 그러한 특수상황을 이해할 마음도 받아들일 마음도 없기때문이다. 

사랑하는 일-김지연

이런 글도 상을 받는구나. 이게 소설인가? 일기인가?

목화맨션 -김혜진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이 가장 좋았다. 내 마음속의 대상이다. 

두 인물의 상황이 군더더기 없이 표현된다. 이 소설에 흐르는 정서는 ' 정' 같다. 작가는 소설 속에 아쉬움의 분위기를 남겨 놓았지만 요즘 나는 이별에 그런 아쉬움이 잘 생기지 않는다. 그래도 그렇게 정을 나누고 살던 시절의 내가 떠오르게 한 좋은 소설이었다.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 박서련

 나는 이 소설이 장난처럼 느껴졌다. 나는 무엇인가를 희화화하는게 싫다. 이 소설에서는 '엄마'를 희화화 하고 있다.  감히 '엄마'를 희화화 하다니.. 나는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온다. 

0%를 향하여- 서이제

 평행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의 말을 하고 싶은 사람들과 남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 결고 만날수 없는 사이다. 어느 한쪽도 자기의 입장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과학소년- 한정현

 사랑은 '천국'처험 아무도 실제로 경험하지 못했으면서도 누구나 상상하고 동경하는 그 무엇이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천국을 바라고 살고 싶지는 않다. 지금이 천국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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