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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없는 미래 - 인류 역사상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이 온다
팀 던럽 지음, 엄성수 옮김 / 비즈니스맵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노동을 다루면서 가정내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배제시키지 않았다는 점이 굉장히 객관적으로 느껴진다. 이분의 시야는 정말 넓고도 공평한 것 같다. 그래서 아주 중립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중에 본인의 의견도 제시한다.
나는 아주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다. 특히나 가사노동은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가정내에서 노동력이든 경제력이든 기여하지 않으며 가족이라는 이유로 놀고 먹는 사람은 기생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돌봄노동도 너무 싫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주자고 하는데 나라빚을 늘려서 주는거 아니라면 나도 주는것에 찬성한다. 이미 지구에서 생산되는 총량은 세계인구가 다 쓰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다고 하니 이제는 좀 덜 아둥바둥 살아도 된다는 말인것 같다.
그런데 누가 일하고 누가 놀 것인가를 어떻게 정할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다 같이 놀면 일은 누가 하지? 이 책에서는 로봇이 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건 불가능한 소리같다.
이 책을 읽고서 나라에서 직접 돈을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냥 다 받는것도 오히려 간단해서 좋은 것 같다. 누구 줄지를 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아껴서 더 많이 주면 좋은거 아닌지...
나는 어렸을때 존재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 나를 정의해 줄수 있는 것은 나의 일이라는 생각을 잠깐 한 적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일이란 그저 생계를 해결해주는 수단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그냥 인생을 선물로 받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살다가 죽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은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식주가 어느정도 해결된다면 정말 놀기만 하면서 살고 싶다. 나는 경조사도 다 끊었다. 낭비되는 돈이 많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쓸 돈이 있으면 은퇴자금에 보태서 빨리 일을 그만 두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밌었다. 나는 학교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것을 가르쳐야한다고 생각한다. 물질이 이렇게나 풍부한 세상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비참하게 사는건 말이 안된다.
세끼 밥 먹고 중독성이 있는 것을 멀리하고 잘 자고 신께 감사하며 자기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것이 잘 사는 인생이다. 자기 파괴적인 성취나 업적 같은건 악마의 유혹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