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
양승훈 지음 / 부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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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자동차는 폭스바겐, 도요타와 함께 자동차 판매량 Top 3에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중공업도 조선업 1위를 지키고 있고 석유화학의 SK와 삼성 SDI 배터리 공장도 울산에 있다고 하니 이 책에서 걱정하는 그런 쇠락의 길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저자가 지적하는 여성과 청년 일자리 부족과 하청업체의 외국인 노동자로의 대체는 울산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가장 먼저 같은 어려움을 겪은 곳은 농촌이 아닐까 싶다. 힘든 노동을 기피하는 것은 국민소득이 올가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 같다. 울산은 제조업이 발달하기 전에는 인구 6만 정도의 어촌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지역이 현재는 인구 110만이 넘는 광역시가 된 것인데 산업의 상황에 따라 인구가 늘어날수도 줄어들수도 있는것 아닌가? 울산이 줄어드는 동안 늘어난 지역도 있을테니 울산이 곧 대한민국 전체의 불안을 나타낸다고 볼수는 없을것 같다. 나는 배 만드는 일이 엄청난 용접이 필요한 위험하고 힘든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는 외국인 노동자가 용접 기술을 갖고 입국해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기술의 발전이 어렵고 힘든  일을 많이 덜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 자동차의 모듈화가 되어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고 하니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기계가 힘든일을 맡게 된다면 울산의 인구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3대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그 일을 통해서 중산층의 안정적인 삶을 살수 있는 도시가 가능한지를 묻고 있다. 하지만 주주가 회사의 이익의 상당 부분을 갖고 가는 자본주의 시대에 제조업에 종사하는 것만으로 중산층의 안정적인 삶을 3대가 누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자본주의가 그렇게 평화와 낭만을 지켜주지 않을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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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역설 - 미국은 달러의 약점을 활용해서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오태민 지음 / 헤리티지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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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바램이 담긴 책이다. 

 앞부분의 퓨상스와 포스에 대한 이야기와 달러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도 뒷부분의 비트코인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비트코인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읽으면 너무너무 재미있을 것 같고 나같은 문외한이 읽어도 비트코인에 대강의 맥락을 이해할만 했다.

 요즘은 책을 읽으면 리뷰를 쓰기 전에 궁금한 점을 제미나이게게 물어보고 공부를 먼저 해보는데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저자가 책 서두에 밝혔듯이 이 책의 공저자는 AI이다. 그래서 그런가 문장이 낯설지가 않았다. 특히 무엇인가를 설명할 때 세가지로 나누어서 첫째는 둘째는 셋째는 이런식으로 진행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제미나이 스타일이다. 그리고 의견이나 가설을 먼저 정해놓고 그것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도 익숙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제안한대로  가상화폐가 달러와 연동이 되고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서 전세계 누구라도 거래를 할수 있다면 자국 통화의 가치유지와 자국 경제 보호나 육성이 취약해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의 예견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맞아들어갈 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것이 장미빛인지는 확신할수 없다. 미국에게는 장미빛이겠지만 다른 나라들에는 핏빛미래는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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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계급론 - 비과시적 소비의 부상과 새로운 계급의 탄생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 지음, 유강은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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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계급, 야망계급에 대한 특징과 설명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인데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져서인지 별로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다. 사회과학 분야의 책이고 꽤 두꺼운데도 다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장이 쉽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들이어서인것 같다. 계속 유한계급은 어떤 소비를 했고 야망계급은 어떤 소비를 한다는 내용이 나오니까 어렵지는 않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들의 소비와 내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계속 물어야만 했다. 그러다 갑자기 단어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한계급, 야망계급이 아니라 지배계급으로 바꾸니까 갑자기 상황이 한번에 이해가 됐다.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생산계급과 소비계급이라면 이 내용이 딴 나라 딴 동네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그들은 지배계급이 되고 싶은 거였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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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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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선행은 그냥 기부하고 끝나는 형태가 아니다. 아부지의 선행으로 다섯 딸들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나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정의롭게 살고 싶었다면 자식을 하나만 낳든가 아예 자식을 낳지 말았어야지.. 그리고 그게 그렇게 며칠 생각하고 저지를 수 있는 일인가? 부인은 당연하고 다섯 딸들과도 몇날 며칠에 걸쳐 피튀기는 논쟁을 하고 결론을 내린 후에 일을 진행했어야지.. 다섯 딸들이 현실적인 어무이가 아닌 정의로운 아버지를 닮아서 선행을 지지하고 데려온 사람을 가족으로 맞아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가 그집 딸이라면 나는 평생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 것이다. 추상적으로 정의롭게 사는 것과 실제 삶을 사는 것은 다르다. 오죽하면 '말로 떡을 하면 조선팔도가 다 먹는다' 라는 속담이 있을까.. 이 책은 너무 비겁하다. 사실 이 소설은 그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 선택이 현실에서 어떤 결과들을 가져오는지 독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했다. 그래서 동화가 되든 다큐가 되든 장르가 정해졌어야 한다. 

 본인이 사생아로 태어났고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의 주인집 할머니가 내 쫒지 않고 받아주어 평생 그 집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자랐다. 그래서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자기가 선행을 받았으니 자기도 갚아야 하고 자기보다 형편이 못한 사람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마음이 너무 안타깝다. 왜 더 좋은것을 당당하게 누리지 못하는 것인지.. 새벽에 나가서 어두워질때까지 일만하고 다섯 딸을 키우느라 이미 번아웃 상태로 보인다. 석탄이나 땔감을 배달하는 트럭은 덜덜대고 언덕에서 멈춰버릴까봐 책을 읽는 내가 다 불안할 지경이다. 이 아부지가 겉으로 보기에 직장이 있고 가정이 있어서 형편이 나아 보이는가? 나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하루종일 일만하고 먹는것도 너무 소박한 이 아부지가 막달레나 수녀원에서 세탁과 바닥닦기로 착취당하는 부녀자들과 다를게 뭔가? 그 아부지는 그 미혼모를 구출할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먼저 구출했어야 했다. 그 아부지는 이성이 마비되고 극도로 감상적인 된 상태에서 자기 파괴적인 선택을 저지른 것이다. 이제 이 아부지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 아부지는 자기를 평생 노동의 사슬에 묶어버린 아내와 다섯 딸들에게 복수한 것인가? 본인의 아버지는 자기를 버렸는데 자기는 새벽별을 보며 일을 시작해서 다섯 딸을 먹여살리고 있으니 할일을 넘치게 했다고 생각한 건가? 막내는 아직 산타할아버지가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는 나이인데?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이 아부지는 정말 정의로운 사람이 맞는가? 앞으로 실직자가 되고 딸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을지 아내는 어디가서 돈을 벌어와야 하지 않을지 데려온 여자가 집안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같이 살아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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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형 인간 - 중독과 충동에 휘둘리는 뇌 길들이기
대니얼 Z. 리버먼.마이클 E. 롱 지음, 최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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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물질'이다. 원제는 '도파민'이었는데 왜 번역이 되면서 '도파민형 인간'에 관한 책으로 변질되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읽은 구판 표지에는 악마뿔과 꼬리까지 달린 새빨간색의 뇌 그림이 그려져 있고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하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 쯤 되면 도파민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대놓고 유도하는 거 같다. 그런 의견이 나 말고도 있어서였을까 개정판의 표지는 문구가 달라졌고 악마뇌 그림도 빠졌다. 

 이 책은 도파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는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다 읽은 후에 제미나이와 함께 도파민과 신경전달물질, 뇌 구조에 대해서 3시간이 넘도록 공부를 했다. 그리고 이 책의 후반부에서 주로 다뤄지는 DRD4 수용체에 대한 최신지견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얻은 최고의 수확은 도파민의 합성과 분비 경로이다. 도파민은 중뇌의 복측피개영역이라는 곳에서 만들어져서 대뇌 바닥 깊숙한 곳에 위치하는 측좌핵이라는 곳으로 분비되는데 측좌핵은 변연계에 속한다. 이 경로가 욕망회로라고 불리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도파민의 역할일 것이다. 그런데 이거 말고 또 다른 경로가 있었다. 후자는 역시 복측피개영역에서 시작해서 대뇌피질로 연결되는데 이쪽은 논리적 사고에 특화된 영역이라고 한다. 전자는 '좀더'를 바라는 갈망을 만들고 후자는 '좀더'갖기 위한 방법을 마련한다. 

 도파민이 어느 단계부터 뇌에 관여하는지 궁금해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니 가장 최초의 뇌가 나타나는 편형동물 플라나리아도 도파민을 분비한다고 한다. 플라나리아가 설탕을 먹거나 잘린 몸이 복원될 때 등의 상황에서 분비된다고 하니 도파민은 정말 초기부터 동물의 'more'를 담당해 왔나 보다. 설마하는 마음에 식물도 도파민이 나오는지도 물어봤는데 나온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 식물도 환경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는데 도파민은 식물이 세포벽을 두껍게 하거나 화학물질을 분비해서 견딜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도파민은 생명이 투쟁을 통해 more를 이뤄내는 물질이 맞는가 보다. 

 도파민은 그 자체로 보면 특징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반대 지점에 있는 신경전달 물질과 비교해서 보아야 이해가 쉽다. 그래서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현재 지향적 회로로 설명한다. 세로토닌은 현재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옥시토신은 사람들과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추구하게 한다. 하지만 도파민은 현재를 즐기기 보다는 미래를 위해 움직이도록 한다. 그런데 그 과정이 현재를 즐기는것 보다 힘들게 뻔하기 때문에 중독이나 쾌락이라는 보상을 붙여놓은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정신질환과 도파민의 관계, 천재와 도파민의 관계, 모험과와 도파민의 관계, 정치성향과 도파민의 관계등 엮을 수 있는 건 가능한 많이 엮어놓았는데 지금은 틀린것으로 판명된 이론들도 있고 근거가 너무 빈약한 통계들도 많아서 굳이 다 읽을 필요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도파민의 두 경로를 나누어 설명한 것은 무척 유용한 정보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독과 충동에 휘둘리는 뇌 길들이기'라는 부제에 걸맞는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도파민 회로와 현재 지향적 회로를 잘 조화시켜서 살라고 권하는 정도이다. 요즘 도파민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판된 것 같으니 그 방법은 다른 책에서 찾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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