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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아말리아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 이덴에게 이별의 시작은 어린시절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이다. 그후 산악가였던 애인의 죽음이 중간에 언급된다. 이 소설은 안 이덴이 17년째 동거중인 남자가 다른 젊은 여자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안은 집으로 돌아와 모든것을 떠날 결심을 하고 하나하나 버리기 시작한다. 집을 팔고 물건을 버리고 사진을 버리고, 옷을 버리고... 그리고 떠난다. 안이 과거를 조금씩 조금씩 버리는 과정에서 나도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여러 도시를 거쳐 이탈리아의 나폴리 만 옆의 작은 섬에 기거하기 시작한다. 태양과 바다를 보고 산과 해안을 걸으면서 안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간다. 그러다가 산꼭대기에 보이는 빌라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빌라 아말리아'이다.
안은 여기를 임대해서 살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두살짜리 딸이 있는 이혼남 의사에게 치료를 받게된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은 친분을 쌓게되고 안은 남자와 사귀면서 아이도 사랑한다. 안은 우연한 계기로 쥴리아라고 불리고 싶어하는 여자를 알게되고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가 된다. 이렇게 몇년간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사고로 아이가 죽게되고 그 시절 사람들은 상처를 안은채 뿔뿔이 흩어진다. 안은 또 이별을 겪었다.
이 이별이 안에게 치명타였던것 같다. 전의 동거남 '토마'와 헤어질때는 기성사회를 버리는 느낌이었다면 '빌라 아말리아'를 떠나는 것은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자유와 낭만이 충만한 삶에서 떠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안에게는 고통만 남았다.
그 후로 안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또 안이 '토마'와 헤어졌을때, 그리고 '빌라 아말리아'와 헤어졌을때에도 안 옆에 있어주었고 노년을 같이 보내던 고향친구 '조르쥬'가 병으로 죽었다.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90이 넘은 아버지를 재회하지만 안의 아버지는 안이 바라던 말을 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재혼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안은 이제 정말 혼자다. 안에게 이제 남은 것은 '일'이다.
안은 작곡을 하고 연주를 하는 음악가다. 안은 남은 시간을, 전에도 그랬듯 음악을 하며 살아가겠지...
이 책은 참 많은 이별이 나온다. 많은 이별중에 가장 가슴아픈것은 '빌라 아말리아'를 떠난 것 같다. 빌라 아말리아를 떠나면서 안은 진짜 고독을 받아들이게 된것 같다.
가슴이 다 말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