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치매 없이 사는 법 - 알츠하이머는 노화나 유전이 아니라 생활습관 병이다!
딘 세르자이.아예샤 세르자이 지음, 유진규 옮김 / 부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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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두려운 질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치매 없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치매 없이 사는 법>을 쓴 딘과 아예샤 세르자이 박사 부부는 신경과 전문의입니다. 딘은 헬스케어 리더십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아예사는 혈관신경학과 역학 분야의 펠로십을 이수하고, 요리학원에도 다녔다고 합니다. 치매예방을 위한 식단을 개발하기 위해서라는데, 지중해식단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데 기여한다고 하고,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한 식이요법(DASH)’이 뇌졸중을 예방함으로서 혈관성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등의 식사를 통한 치매예방법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로마린다 대학교의 두뇌건강과 알츠하이머 예방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마린다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교도로 구성된 지역사회라고 합니다. 이들은 자연 그대로의 채식, 규칙적인 운동, 사회봉사를 교리로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인근에 있는 샌버노디노 지역은 낙후되어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만연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지역의 환자를 진료하는 가운데 뉴로 플랜(NEURO Plan)이라는 혁신적인 치료법을 고안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증상을 되돌리거나 악화되는 것을 방지했고,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수명을 연장했다고 주장합니다.


뉴로 플랜(NEURO Plan)의 핵심은 영양(Nutrition), 운동(Exercise), 긴장이완(Unwind), 회복 수면(Restore), 두뇌 최적화(Optimize)입니다. 알츠하이머가 생활양식에 기인한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저자들이 주장하는 요소들은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병인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아밀로이드 반과 신경섬유농축체가 쌓여 신경세포가 죽어나가는 현상을 보았을 뿐입니다. 아밀로이드 반에는 이상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여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유전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많이 만들어내는 돌연변이가 확인되었습니다. 병리학적으로도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인지장애가 없는 노인의 뇌에서도 아밀로이드반이나 신경섬유농축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들의 뉴로플랜을 적용하려면 우선 알츠하이머 위험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나이, 유전적요소 등 불변적 위험요소와 영양, 운동, 스트레스, 수면, 정신활동, 사회 활동, 질병 이력 등의 가변적 위험요소에 각각 점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항에 따라서는 주관적으로 점수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어 정확할지 의문입니다.


저자들은 광범위하게 문헌을 조사하여 고안한 뉴로 플랜을 로마린다 대학교의 두뇌건강과 알츠하이머 예방 프로그램을 통하여 치매환자에게 적용한 결과를 통하여 개인별 맞춤치료로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거나 병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자신들의 가설을 지지하는 문헌에 무게를 두어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치매를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생활습관병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는 노화나 유전이 아니라 생활습관 병이다!’라는 저자들의 주장은 이미 밝혀진 유전적 요인에 의한 알츠하이머병을 설명할 수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모든 치매환자들에게 뉴로 플랜을 적용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인이 다른데 동일한 치료방식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물론 뉴로 플랜이 알츠하이머 병을 비롯한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한다는 문제는 달라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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