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TTB 광고를 달아보았다. 상품을 어떻게 넣는지 알 수가 없어서 - 예시로 쓰였던 캡쳐는 너무 오래전 모습을 담고 있다 - 시간이 오래걸렸는데, 달고 나니까 생각보다 광고의 느낌도 안나고 괜찮은 것 같다. 뭐랄까,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니 꼭 읽어보세요, 라는 느낌이랄까. 글로 쓰는 것 보다 더 눈에 확 들어오는 것 같고.. 이런 플랫폼 자체는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다. 무료로 사용자들에게 광고할 수단을 부여한 뒤에 적립금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동시에 회사입장에서는 홍보도 되고. 적당히 사용자들에게 자율성까지 부여함으로써 - 직접 책을 고를 수 있다 - 강제성에서 오는 반감을 상당히 누그러뜨렸다. 디자인도 생각보다 깔끔한 것 같다.

 

글을 하나 썼다가 비공개해버렸다.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계속 솔로를 어필하는 글을 쓰기도 힘들다. 그런데 글을 비공개하는 방법도 어렵다. 도대체 비공개버튼이 어디 붙어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겨우 우회적으로 비공개시켰지만.. 글 자체를 비공개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는건지 모르겠다. 나 컴맹이었던건가?

 

 

 

잉카 최후의 날.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기념비적인 저서, 총균쇠를 읽다가 아타우알파에 대한 일화가 있어서 같이 읽어보았다. 잉카 제국의 황제 아타우알파에 얽힌 이야기들은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피사로에게 아타우알파는 이런 제의를 했었다. 이 방 벽에 선을 그은 부분 까지 금을 채워서 그대에게 드릴 터이니, 나를 풀어주시오, 라고.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피사로는 그걸 무시해버리고 여전히 아타우알파를 붙잡고 있었다가 교수형시킨다. 그런데 여기서 잉카의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뒤를 잇는 황제의 이름은 망코 잉카, 인데 처음엔 꼭두각시처럼 붙잡혀 지내다가 각성을 하고 잉카의 독립 운동을 주도하게 된다. 그리고 고산 도시로 거처를 옮겨 끝까지 저항을 한다. 책에서 가장 확인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부분이다 : 잉카의 멸망에 작용한 요인은 총, 균, 쇠 뿐만이 아니라 기존 잉카 제국 자체의 억압적 통치 자체도 한 몫을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잉카에 억눌려 있던 원주민들은 정복자들을 지지하였고, 그들을 위하여 몰래 정보를 빼오는 것을 계속해나갔다. 정복자들은 - 사실 정복자라는 명명이 옳을 지 모르겠지만 - 원주민들을 방패로 쓰면서 잉카의 거센 반격을 막아내었다. 이 책의 의의 중 하나는 바로 그 부분을 세밀하게 그려내었다는 점이다. 다만, 책 서술 자체의 문제는 지울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중요한, 아니 독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의 서술은 너무 간략한 설명만 하고 지나가버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어떤 전투가 일어났다. 양 측의 장수는 누구다. 그리고 그 다음 장을 보면 사료 하나를 인용하고는 전투가 누구의 승리로 끝이 났다고 적어버린다. 갑자기 많은 부분을 지나쳐버리는 것이다.

 

제 3의 침팬지

솔직히 말해서 좀 기대하면서 읽어나갔었는데, 상당히 실망한 책이다. 정말 이 책의 저자가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맞단 말인가? 동일 저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총, 균, 쇠의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주장의 전개 과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히 설명하지만, 이 책에서의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이런 서술로 일관한다 : 이건 이렇다. 왜 이런가? 당연히 이렇게 되니 이렇게 되는게 맞다. 나를 더 당혹스럽게 한 것은, 이 제 3의 침팬지의 내용이 그대로 총, 균, 쇠에 적용된 것이다. 그것도 매우 그럴듯하게 논리를 갖춘 상태로 말이다. 바꿔말하자면, 총, 균, 쇠의 내용은 벌써 이 책 내부에 씨앗 상태로 있었다고나 할까. 반복적으로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이 책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외계 문명의 학자가 우리를 지켜본다면? 그런데 이런 연구법 자체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다. 흥미롭게도 촘스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으니 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촘스키는 외계에서 누군가 관찰을 해나간다면, 인류 자체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에 더 주목하리라고 이야기하였다. 이 책의 저자의 고찰도 그와 유사한 면이 보인다.

 

 

 

 

 

 

 

p.s. 촘스키와 제레드 다이아몬드, 그리고 아마도 잘 알려지지는 않았을 어느 학자를 이어 글을 한 번 써볼 생각을 하고 있지만.. 언제 쓰게 될런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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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3-06-19 22:28   좋아요 0 | URL
글 자체를 비공개하는 법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아마 우회적으로 하신 그 방법이 맞을듯요 :)

가연 2013-07-06 22:52   좋아요 0 | URL
어허허.. 14주년 기념으로 이런거 좀 고쳐주면 좋을 것 같은데... 오랜만입니다, 웬디양님ㅎㅎㅎ

희선 2013-06-20 00:38   좋아요 0 | URL
가연 님이 잘 모르는 것은 아니고 여기에는 그게 없어요
그런데 다른 방법이 있기도 하군요
사람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쪽보다는 그러지 않는 쪽을 더 좋아하겠죠 다른 사람 힘을 빌린 것이었기 때문에 그 나라는 사라질 수밖에 없었을지도...
잘 모르겠지만, 밑에 것은 <총, 균, 쇠>보다 먼저 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당연한 말을...^^


희선

가연 2013-07-06 22:5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사실 지금껏 비공개를 해본 적이 없어서 몰랐었는데 좀 불편하네요, 에휴.

다락방 2013-06-20 08:07   좋아요 0 | URL
저도 글 자체를 비공개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는데, 여기서는 비밀 폴더에 넣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는것 같아요.
그런데 광고로 걸어둔 책이 비트겐슈타인, 융, 루소 네요. 제가 한 번 씩 클릭 해봐야겠어요. 저 책들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가연님 부자되라고... ㅎㅎ

가연 2013-07-06 22:53   좋아요 0 | URL
아하하.. 다락방님께서도 부자되실겁니다, 그 고운 심성덕분에ㅎㅎㅎ

드림모노로그 2013-06-20 17:58   좋아요 0 | URL
서재관리에서 그냥 비공개하면 되어요 ㅋㅋ
근데 비공개 해놓고보니 아깝지 뭡니까? ㅎㅎ
아까 와서 글만 읽고 갔어요 , 역시 가연님은 페이퍼도 잘 쓰신다니까요 ^^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책이 실망스러웠다니. 흠.... 전 그럴때마다
제 무지를 탓하거나, 번역을 탓하는데 ㅋㅋ 아.마.도. 번...역이 ^^;;;
날이 무지 덥네요 ㅎㅎ 가연님도 올 여름 건강 유의하세요 !
그냥... 들렸습니다 ㅋ~

가연 2013-07-06 22:55   좋아요 0 | URL
그게 안되는 것 같더군요, 풋. 글만 비공개하는게.. 드림님께서는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군요,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제 개인적 의견을 꺼내면 사실 번역 문제라기보다는.. 초기에 써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2013-06-21 0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6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7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0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