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 - 합본
신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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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나라의 곳곳을 다니며 삶에 대해 묻고 답했던 나무야 나무야에서 그의 사유는 날카롭지만 언제나 따뜻했다. 따뜻한 심장이 차가운 머리를 압도한다는 느낌. 그것은 그가 나고 자란 땅에 대한 편애였을까..세계속으로 떠난 그의 여행기에서 그의 차가운 이성은 따뜻한 심장보다 먼저이다. 하지만 그 차가움은 희생자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감탄해마지 않는 위대한 유산들,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로마의 콜로세움 그러한 거대한 권력이 만들어낸 기적같은 유물들 앞에서 희생자를 생각할 수 있는 그는 여전히 내가 알고 있던 그 신영복이다. 그 기적같은 외부의 모습이 아니라 그 안에 넘치는 피와 땀, 언제나 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 피와 땀의 주인들인 듯 하다. 그들이 스스로 깨우치기를, 그들의 힘이 세상을 움직이기를 조용히 일깨우는 그의 글이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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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 아름다운 섬 슬픈 역사
주완요 지음, 손준식 외 옮김 / 신구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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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만에는 대만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무척 부족하다고 한다. 기껏해야 일제시대(그들 역시도 일본의 침략을 받았다)때 일본인에 의해 편찬된 역사서 정도이고 오랜세월 대만의 주인이었던 원주민에 대한 내용은 거의 찾아보기어렵고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원주민 역사를 포함한 거의 첫 대만 역사서라고 한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을 읽고 있자면 그 부족한 내용에(이건 저자의 노력부족때문이 아니고, 정보의 부족때문이다.)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 빈약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인 중심의 역사에서 원주민의 역사까지를 껴안으려고 하는 모습이나 부족한 사료에도 불구하고 그 역사를 정리하려는 노력등은 이제 막 그들의 역사를 찾으려고 하는 자의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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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 세트 - 전2권
안휘준.문명대 외 33인 지음 / 돌베개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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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국어교과서에 석가탑과 다보탑을 사람에 비교해 적어놓은 수필을 읽은 적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그 당시에는 꽤나 인상적이어서 다음에 꼭 한 번 불국사를 찾아야지 다짐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막상 불국사를 찾아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았을 때, 도대체 그 작가는 저 두 돌탑에서 무엇을 본 것 일까 궁금했었다. 뭐가 그들을 최고라고 부르게 하는지 내 눈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불상이라든가 석탑 아니면 절이나 궁전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내가 알기 이해하고 느끼기엔 너무 고차원적이라는 편견.  

한 참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신문지면상의 광고로 실린 한 장의 불상 사진을 한 참 넋 놓고 바라보았다. 무엇인지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싶어졌다.  

이해를 위해서 산 책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설명은 다소 전문적이다. 일단은 그 용어가 익숙하지 않고, 문장 또한 머리에 속속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이지 그 아름다움을 너무도 절묘하게 잡아낸 그 사진들을 보고 있다보면, 그 쉽지 않은 설명에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진다.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한 장의 사진으로 때로는 꼼꼼하게 분석해낸 설명으로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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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반양장)
E.H.곰브리치 지음, 백승길 외 옮김 / 예경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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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라는 곳이 참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수강하고 자 하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전공으로 가면 그 선택의 폭이 좁아지지만 1학년 때 수많은 교양들 중에 수강할 과목을 선택하는 일은 꽤나 흥미로왔다. 아쉬운 것은 교양 과목을 위한 학점 수가 여유롭지 않았고, 또 성적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도 없어 그 많은 교양과목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졸업 후 더 이상 강의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과 관점에 대해 배울 기회를 잃어버렸을 때, 미술에 대한 강의를 한 번도 듣지 않았다는 것이 꽤나 후회스러웠다. 그런데 [서양미술사]를 읽고 있자니 마치 교양 수업을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렵지 않은 설명과 설명을 더욱 쉽고 와닿게 해주는 많은 그림들... 더 이상 강의를 들을 기회가 없는 줄 알았는데.. 책이란 어쩜 무궁무진한 강의의 세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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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하얗게 지던 밤에 - 이철수 판화산문집
이철수 글, 그림 / 문학동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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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에서야 그 가치를 알 수 있고, 어떤 책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펼친 한 페이지를 잊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굳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정독하며  끝까지 읽어내야 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사는 게 답답할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놓고 소박하디 소박한 그의 그림과 그의 글을 한 참 보고 있으면 된다. 그것만으로 우리는 위로받고 우리의 상처가 조금쯤 아물어감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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