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고시로라는 일본 작가의 그림을 처음 접한 작품이 바로 이 <아빠가 길을 잃었어요>였어요. 어린이책 평론가(?) 최윤정씨의 평론집 가운데 이 글을 읽다가 읽게 된 작품인데, 그 때 읽었을 때는 그림에 선듯 호감이 가지 않았어요. 다른 카툰 스탈의 작가들과 별반 차이없이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뺄 것은 뺀, 내용에 충실한 일러스트였거든요. 이 작품이 랑힐 닐스툰의 89년 작인데, 하타 고시로가 일러스트를 한 것은 95년으로 되어 있어요. 제 생각엔 원작자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따로 논 케이스가 아닌가 싶어요. 즉 일본에서 출간된 것을 비룡소에서 그대로 가져와 출간한 것이 아닐까하는.... 이 작품이 태어난 고향에서 출간된 일러스트가 맘에 안 들어, 일본 정식 출간때는 하타 고시로가 그린 것은 아닐까하는 것이 제 추측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니 참고하진 마시길. 아, 참 그리고 이 책 읽을 만 합니다. 특히나 아이보다 아빠가 더!


그러다가 이 작가의 이 두 작품을 만나게 되었는데, 전 사실 아이들에게 이 작품 읽어주면서 문득문득 저의 어린 시절 생각이 나 좋아 죽는 줄 알았어요. 이 두 작품 다 카툰스타일로 채색이 된 그림책인데, 적절한 색 선택과 익살스러운 라인이 글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하타고시로는 글은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대부분 그림만 그리더군요. 하지만 글을 잘 이해하지 않고는 이런 그림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장면에서 어떤 그림이 적절한가는 그림책 작가가 선택하는 것이든요. 그림의 내용뿐만 아니라 구도까지도. 그림책에도 클로즈업,롱숏같은 영화기법도 다 들어있답니다. 대부분이 롱샷이지만서도.
말많고 탈많은 오카시카씨의 네아들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겨울시리즈도 있어요. 일단 즐겁고 행복하게 읽을 수 있어요. 여름과 겨울로 나눠, 네형제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죠. 겨울이야기는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존에서 가져 온 그림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림이 마법의 여름이나 눈 내리는 하굣길과 별반 다를 게 없어요. 눈에 낯익고 별 무리없는.....좋게 말하면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한거고 다른 말로 말하면 매너리즘에 빠진 거고.

그러다가 이 작가가 이번에 새로운 신간을 냈는데 바로 이 작품입니다. 위에서 보아온 그의 작품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죠. 얼핏 보면 콜라쥬기법과 채색기법을 동시에 쓴 것 같은데, 지금까지 보아온 그의 작품과는 다릅니다. 이야기라는 게 뭔지 아는 작가, <폭풍는 치는 밤에>를 쓴 기무라 유이치와 작업을 해서 그런지, 거친 느낌도 나고. 대개 그의 일러스트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소프트거든요. 완전히 카툰 스타일의 라인이 없어졌어요. 이대로 쭉 작품 경향이 나간 것인지 아니면 실험삼아 이 작품에만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아, 요즘 고민돼요. 아이들이 커 가서 눈독 들이는 그림책을 마냥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구입하지 않자니 아쉽고.... 어떻게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