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20년전인 1988년 리더스 다이제스트 12월호에 펄벅의 이 단편이 실렸어요. 원제가 <크리스마스 새벽에>라는 제목인데, 그 때 제가 이 단편을 읽고 뭉클해서, 아직도 이 단편의 내용이 문득문득 생각나곤 합니다. 지금 부모는 공부로 아이들에게 올인하지만 우리 시대땐 안 그랬잖아요. 공부로 뒷바라지 해주었다기보다 마음을 뒷바라지 해주지 않았나요? 전 아직도  저희 삼남매를 키우기 위해 파출부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엄마를 생각하면 콧등이 시큰해져요. 공무원이셨던 아빠 월급으론 살림이 빠듯했던 시절이라 엄마는 돈이 생기는 일이라면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았거든요. 우리를 위해 고생하시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에게 뭔가를 해드리고 싶다라는 생각은 언제나 들었어요. 그래서 설거지나 청소같은 집안 살림은 딸들인 우리가 다 했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더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으로,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대신했지요.이 책은 바로 그런, 고생하시는 부모님의 일을 덜어드리고 싶어하는 주인공소년의 맘이 잘 드러나 있어요. 선물이라는 게 말이죠. 꼭 리본달린 선물만 있는 게 아니예요! 마음 위에 리본 단 선물보다 근사한 선물이 있을까요? 물론 요즘 아이들한텐 어림도 없지만. 하지만 이 책 읽으면 지난 날에는 따스하고 풍성한 마음에 리본에 달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하던 시절도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 속의 주인공도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싶네요.


예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린 일러스트는 이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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