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1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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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는 영국에 유학 후 영국인 백인 남자를 만나 아들을 낳었고 그 아들이 성장해 중학교 입학 후의 인종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작가의 아들이 구밑바닥 중학교 백인 노동자들의 자식들이 주류인 그런 학교를 선택해 입학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백인 남편은 아들에게 저소득층 백인이 주류라 인종차별 받을 수 있다고 충고 했지만 아들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2. 나는 작가의 인종적인 언급보다 먼저 읽으면서 답답한 게 영국의 저소득층 빈곤 가정의 아이들이 먹을 것을 맘대로 못 먹어 언제나 배고픈 상태라는 것이다 80년대 이야기가 아니다. 2019년 삼사년전의 영국의 저소득층 현실을 작가는 쓰고 있다. 보수당 집권 후 교육 재정의 긴축을 단행해 학교는 언제나 돈이 부족하다고, 그런 보수당에게 왜 가난한 이들은 표를 던질까!!! 한국이나 영국이나 유권자들의 묻지마 투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저소득층을 칭했던 차브라는 단어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계층의 차별적인 단어라고.

3. 우리 나라의 저소득층의 아이들 경우, 적어도 배 곯리는 일은 없다. 한 아이당 하루 만원 이상 쓸 수 있는 복지 카드가 지급되고 노인들의 경우 복지관에서 점심을 먹거나 그 마저도 힘든 경우 도시락을 싸서 집앞까지 갖다 줄 정도이니 영국처럼 아이가 배가 고파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슬쩍슬쩍 음식을 훔치는 일은 없다. 읽다 보면 대를 잇는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남의 나라 일이지만 우울해졌다. 아이들에게 먹는 것만은 적어도 나라에서 책임지면 안되나, 국가가 무엇인가? 정치인들이 권력 잡고 자기 이득만 챙기지 말고 적어도 아이들의 빈곤 문제 하나만 이라도 해결하면 안되나!! 세금 루팡들이 너무 많다.

4. 작가나 작가의 아들은 인종 차별 에피소드 읽으면서 몇년 전에 언니가 해 준 말이 생각이 났다. 언니가 90년대 후반인지 2000년대 초반인지 영국과 프랑스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 때 영국에 가서 놀란 게 런던에 백인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다인종이었는데, 그 보기 힘든 백인들을 만나자마자 청키, 고 홈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너무나 수치스러워 그 이쁜 영국의 이미지가 청키 고홈으로 얼룩졌고 프랑스는 영국처럼 대 놓고 차별적이지 않지만, 언니가 생각했던 키 크고 이쁜 여성의 이미지와 다르게 프랑스 거리에서 본 프랑스 여성들은 아담하고 이쁘고 사랑스러운데.. 왠지 모르게 아시아 여성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언니가 이제야 인종차별적인 말이나 태도를 훌훌 털어버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래 동안 그 기분 나쁨을 혼자 삭이다가 이제서야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진 것 같아서 다행스러웠다. 근 이십년 만에 그 말을 꺼냈을 정도로 인종차별적인 언어나 태도가 얼마나 한 인간에게 고통스러운 정신적 폭력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5. 이 책은 1,2권으로 나눠져 있는데, 영국의 현실적인 모습(계급과 부가 철저히 나눠져 있는)이 잘 담겨져 있다. 하지만 2권을 읽어야할까는 고민 좀 할 것 같다. 1권만 구매해 먼저 읽었지만 2권도 1권과 비슷한 논조로 이야기할 것 같아 그 비슷한 이야기를 2권까지 읽어야하나하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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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12-01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싶었는데 기억의 집님 별5개 주셔서 솔깃해요. 미국도 점심 굶는 아이들이 많다고 다큐에서 봤어요. 집이 없어 차에서 숙식하는 아이들도...
경제발전은 이루었지만 살곳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빈부격차.

기억의집 2022-12-02 00:09   좋아요 1 | URL
전 외국인의 눈으로 영국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무래도 아시아인이다보니 인종 문제에 관해 많이 서술해요. 영국도 다인종 국가라 차별적인 언어나 폭력에 대해 학교 교육도 많이 이루어졌다고는 하는데.. 오히려 헝가리 이주민들이 인종 차별이 심해서 좀 그랬어요. 계급 차이도 엄청 나고 읽어볼 만 했어요. 전 이 책의 2부 말고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글도 잘 썼어요!!!

라로 2022-12-01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인지 몰랐어요,, 암튼 한국의 복지가 그만큼 급향상 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영국이 그렇다는 얘기는 좀 이해가 안 갑니다. 저는 간호대에서 영국의 복지 시설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이상해요.^^;; 요즘 열심히 책 읽으시는 모습이 예전의 기억의집님을 다시 보는 것 같아 좋아요.^^

기억의집 2022-12-02 00: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책은 언제나 읽는데 한국 정치가 돌아가는 게 너무 화딱지 나서 뭘 못하겠더라고요. 지금도 매일매일 분노중입니다. 이 책은 일본여성의 눈으로 영국을 보는데.. 좀 독특한게 중산층 이하 계급이예요. 작가도 잘 살지 못한다고 강조하거든요. 그래서 밑바닥중학교란 표현이 진짜 후진 그런 뜻의 밑바닥 중학교를 의미해요. 저는 읽으면서 지난 10년간 보수당이 긴축재정으로 학교 예산을 주지 않아서 한창 클 나이의 저소득층 아이들이 배고파 한다는 사실에 진짜 놀랬어요. 이것만이 아니고 교복 살 돈이 없어 물려 받은 교복을 수선해 아주 저가로 팔기도 하더라고요. 진짜 화나요. 이게 정말 2019년도의 일인가 싶었어요. 금방 읽는데.. 영국이 이렇게 심한 계급 사회인지 처음 알었어요!!!

mini74 2022-12-01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국 학교마다 급식의 질이 다르다는 걸 본 적 있어요 나 다니엘 브레이크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기억의집 2022-12-02 00:20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읽다가 기염을 토한게 수영대회를 하는데.. 사립학교와 공립 학교간수영장 레인까지 차별 하더라고요. 수가 많은 공립 학교 애들 수영 대회는 세 개의 해인으로 학교 수가 적은 사립 학교는 세 레인으로 사용하게 해서 사립 학교 애들은 여유로운 반면에 공립 학교 애들은 바글바글 거리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계급 현실에 진짜 놀랬어요. 영국이 이 정도로 계급화 되어 있는지 정말 몰랐어요. ㅠㅠ

서니데이 2022-12-0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은 복지가 좋은 나라라고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생각한 복지와는 다른 점이 많은 모양이네요.
아니면 우리 나라가 그 사이 복지관련 지원이 좋아져서 그럴 수도 있겠지요.
잘읽었습니다. 기억의집님, 추운 날씨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2-05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이런 내용이군요. ^^ 복지 사각지대 영국도 다를 바 없지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심각한데 체감하지 못하고 다들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여념 없지요. ㅠ 저도 그렇지만요. 다르덴 형제 영화 보면 벨기에도 마찬가지에요.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까요. ㅠ
한달전 유럽 여행 다녀온 친구딸이 프랑스 조식당에서 아시아인 차별당해 기분 나빴다고 하더군요. 다른 테이블엔 다 갖다주면서 몇번이나 주문하는데도 웨이터가 안 갖다줘서 직접 가서 가져왔대요.

기억의집 2022-12-05 22:14   좋아요 1 | URL
네~ 주가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인데.. 저는 그것보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못 먹는 것에 씁쓸했어요.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왜 영국이 브렉시트를 이탈리아가 무솔리니 후예가 뽑혔는지 알 것 같아요. 저의 언니도 영국 프랑스에서 다 차별 겪었는데,, 아 최근에는 체코에서 조차도 차별 받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나 프랑스는 대놓고 무시하더라는..그러면서 프랑스 여자들 체구도 아담하고 이쁜데.. 정말 아시아인이라고 무시하는데 기분 나뻤다고 하더라고요. 유럽에서 그런 차별 이겨내고 사시는 분들 대단하신 것 같어요!! 딸이면 이십대일 것 같은데…’엄청 맘 상했겠어요. 그래도 엄마한테 속상해서 말하고 나면 좀 풀어졌을 것 같아요. 저의 언니는 십년도 넘게 품고 있다가 말하더라고요. 유럽 가면 이쁘긴 한데 … 여행으로 만족한다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