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드는 수업을 배우면서, 금손을 가진 쌤의 노력과 열정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과 똑같이 만들려고, 예를 들어, 캐릭터의 옷, 표정, 몸짓 그 어느 것하나 놓치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왜 금손을 가졌는지 알 것 같다.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열정을 가지신 분들이 부럽다. 요리, 뜨개, 가구등. 몇년 전에 소가구를 만드는 것을 배우고 싶어 목공교실에 등록해 배운 적이 있는데, 목공이라는 게 재료도 장소도 마땅치 않아, 흐지부지 끝나고 말었다. 하지만, 뭔가 내 손에서 제대로 된 형태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해 끊임없이 수제 작업을 시도 했지만 진득히 끝까지 가는 게 없었다.

오늘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언젠가 라로님과 나무님께서 우리집 찬장이 맘에 든다는 댓글을 단 적이 있어, 한번 이 가구에 대해 써야지 했었다. 우리집 찬장과 교구장등 여러 가구들이 개인이 만든 수제 가구이다.

수년 전에 인터넷을 하다가 맘에 드는 교구장 사진을 발견하고 어느 회사 제품인지 검색하기를 한달 넘게 걸렸다가 우연히 한 커뮤니티에 딱 저 교구장이 올라와, 올리신 분께 그 교구장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문의를 드렸더니, 본인이 직접 만든 가구라고 하셨다. 그 말 듣고 깜짝 놀랐다. 여자분이 저런 가구를 만들었다고 해서!!!

그래서 혹시 주문제작을 할 수 있냐고 했더니, 할 수 있단다. 부산에서 가구 공방을 열어 주문제작을 한다고 하시는 거다. 그래서 몇달간 목돈을 모아 세 건의 가구를 주문했는데, 그 게 바로 올린 사진의 가구들이다(사진을 잘 못 찍었지만 정말 가구 분위기 있어요).

그 후 몇 개의 가구를 더 주문했고, 아마 가구가 필요하면 이 분께 할 것 같다. 인스타보면 체격이 크신 분도 아니다. 어디서 그 무거운 목재를 다루는 힘이 나오는지, 불가사의하다. 힘의 베이스엔 열정과 감각이 깔려 있느니 저런 매력적인 가구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세월이 지나고 가구에 흠집이 나도 질리지 않는다. 색감도 디자인도 그리고 무엇보다 오후 햇살에 비칠 때의 가구가 저물어 가는 햇빛과 잘 어울린다.

가구 만드신 분은 유한나 사장님! 부산에서 가구를 만들어 전국방방곡곡 보내신다. 책에서 알 수 있듯이 작은 소품 가구에서 시작에서 대형가구까지 만드신다. 목수중에서 중목이시다. 아마 저 분이 실력 발휘한다면 집까지 만드실 대목까지도 가능하지 않으시려나.

주변에 금손이, 열정을 가진 금손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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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22-03-01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구 진짜 멋찜요. 모루유리장 저도 갖고 싶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겠지요. 둘고시 없기도.ㅋㅋ원목의 색감도 이쁘고.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일은 정말 뿌듯해요. 다른 사람의 눈엔 어설프더라도. 뭐 자기만족이라도 좋구요.
전 인형 옷 완성해가고 머리 심기는 낼 할까해요.
월욜 2차 항암 못하시고 밤까지 응급실 대기였어요. 폐에 물이 많이 차서 응급으로 하려다가 그것도 못하고 공휴일끼어 걍 퇴실. 고생만 했지요 12시간을 병원서 종일 계시느라 힘드셨을꺼예요. 저도 그냥 친정가서 자고 오늘 왔어요~

기억의집 2022-03-02 00:16   좋아요 1 | URL
희망님그러면 응급실에 계속 계신거예요!!! 힘드셨겠어요. 응급실에 어디 앉아 있을 곳도 마땅치 않었을텐데.. 아버님께서 갑자기 폐에 물이 차신 건가요? 항암 힘드신데… 무리실 것 같어요. 걱정 많이 하셨겠어요. 감정적으로 힘드시죠. 계속 눈물만 나오고… 기운 내세요!!!! 어머님도 감정적으로 힘드실 것 같은데.. 위로 많이 해 드리세요.

저는 오늘 왠일로 남편이 밥 산다고 해서 밥 먹고 책도 안 읽고 누워 있었어요. 수제는 첨엔 뭐든지 어설프지만 계속하다보면 감각도 보는 눈도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저는 저 분의 투박함도 좋아해요. 저는 저 분의 초기 가구랑 최근 가구도 다 있는데 초기는 투박함이 보이더라구요. 근데 그게 더 매력있는 것 같아요.

희망님 기운 내요!!!

mini74 2022-03-02 07:21   좋아요 0 | URL
아이고 ㅠㅠ 응급실 편찮으신 분도 보호자분들도 다들 힘드시죠. 좀 쉬시고 힘내세요. 아버님 쾌유 기원합니다. 희망님도 잘 챙겨드세요.

책읽는나무 2022-03-02 08:14   좋아요 1 | URL
희망님 힘드셨겠어요..아버님도 힘드시고...ㅜㅜ
희망님 힘 내세요.
아버님도 치료의 진전이 있으시길...

희망으로 2022-03-05 22:54   좋아요 2 | URL
미니님 나무님!
걱정과 위로 감사해요.
처음보다 마음이 단단해지고 씩씩해졌습니다.
병원 다니는거 만만찮은 일이고 힘들지만 저보다 부모님이 더 힘드신거 알기에 힘들단알 못해요.
동생들이 함께하고 주위의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니 많은 힘이됩니다.
3월은 심적으로 봄 느낌이라 뭔가 힘이납니다.
코끝에 느껴지는 바람도 부드럽고요~
두 분도 봄의 기운 만땅 받으시길요^^

기억의집 2022-03-05 23:02   좋아요 1 | URL
희망님 홧팅!!!!

mini74 2022-03-05 23:05   좋아요 0 | URL
희망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힘냇요 *^^*

mini74 2022-03-02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구가 정말 멋스럽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빛을 발할거 같아요 ~ 저도 손재주 있으신 분들 넘 부러워요. 초등학교 실과시간에 태극기함 만들기가 있었는데 뭘 잘못 했는지 뚜껑이 안 닫힌 기억이 ㅠㅠ

기억의집 2022-03-02 10:15   좋아요 1 | URL
저는 금손이 부러워 시도는 많이 해 봤는데 포기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왔어요. 뜨개질. 목공. 요리등 배웠는데 그게 참 창작이 안 되더라구요. 나중에 포기!!!! 근데 이번에 인형 만들기 하면서 쌤 보니 괜히 금손이 아니고 진짜 시행착오 많이 겪으면서 완성 하신 거더라구요. 존경존경!!!

책읽는나무 2022-03-02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윗사진은 책장인가 봐요? 특이한 구조라 아이들 그림책 꽂아 놓고 앞에 앉혀 놓았음 아이들 그림책 칸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다 읽으면서 종일 놀만한 구조란 생각이 드네요?ㅋㅋㅋ
그릇장은 나무 색이 중후 하면서 이쁩니다. 옛날 현관이나 주방 찬장 부엌 같은 분위기가 있어 옛스럽고 고급지단 생각이 듭니다.
찬장 위에도 책꽂이군요?
프레이야님 책이랑 조국의 시간~^^
기억님 댁은 아기자기 이쁘게 꾸며 놓았을 것 같아 구경가고 싶어요. 코로나 끝나면 집들이 가야 겠어요ㅋㅋㅋ

2022-03-02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22-03-02 10:23   좋아요 2 | URL
네. 저 소품은 요즘 많이 팔아요. 어디서 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ㅠㅠ 아이디어스인가 인터넷 알고리즘 광고 보고 구매했던 것 같어요. 맞어요. 프레이야님 이번에 내신 책. 표지가 어두워 사진으로 찍으니 안 보여서 속상했는데… 눈썰미 대단하심요!!! 그릇장 만든 분이 부산에 있어서 나무님 전시장 가 볼 수 있을 거예요. 저는 부산에 몇 번을 가면서 이번에 저 분이 운영하는 전시장 가야지 하면서도 다른 데 가는 바람에 못 갔어요. 부산이라 주문제작하면 배송비가 비싸서.. 이 분에게 가구 주문할 땐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했어요. 제가 여기 이사오고 그 해 겨울인가… 저분 교구장 보고 엄청 인터넷 검색 했어요. 그러다가 발견하고 주문했는데 받는데만 한달 반 걸린 것 같어요. 기억에는!! 가구가 8년인데.. 시간이 흘러도 이쁘고 원목이 잘 못하면 어그러지는데 이 분 가구는 안 그렇더라구요. 울 언니가 울 집에 오면 아늑해서 좋다고 하는데… 전 아늑한지는 모르겠다라고요!!! 나중 서울 오실 때 오세요!!!!

2022-03-02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6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2-03-02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는 눈이 있죠!! ㅎㅎㅎ 슬쩍 보였던 사진만 보고도 괜찮다고 생각했죠. 저런 스타일은 좀 일본풍이긴 해요. 그래서 집도 일본식이고 심플하게 하면 좋을 듯한. 여기 미국 집엔 좀 안 어울리는듯한. 저런 가구 매일 잘 닦아서 반질반질하게 하고 살면 얼마나 보기 좋을까요??

기억의집 2022-03-02 21:01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일본스타일이죠. 일본인이 공방에 와서 가구 제작 배우고 갔다고 하더라구요. 저 먼지만 앉아 있어요. 대충 물걸레질만 하고… 넓은 집은 안 어울리는데 유럽집은 어울릴 것 같아요. 저는 손재주 있으신 분들 부러워요~

psyche 2022-03-03 0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저런 가구를 여자분이 직접 만드시다니! 소품이 아닌 가구는 힘이 있어야 할 거 같은데 꼭 그런 건 아닌가봐요. 가구가 정말 멋지네요.

기억의집 2022-03-03 07:21   좋아요 1 | URL
인스타 올리오는 글 보면 허리 아프다고 하세요. 아무래도 가구 재단하고 무거운 거 옮기고 해서 그런 가 봐요. 여자분이 작아 보이세요. 원목 가구 공장 사장님 같아 보이지 않으세요. 이 분인 돈벌어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멋진 분 같어요!!!

프레이야 2022-03-03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산이라구용. 어딘지 좀 알려주세요 ~ 살짝

2022-03-03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3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22-03-03 22:19   좋아요 0 | URL
굿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