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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네온 레인
제임스 리 버크, 박진세 옮김 / 네버모어 / 2020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진짜 하드하다. 노골적으로 잔인한 장면이나 성적인 장면은 없는데 전반적으로 무자비하다. 미국 소설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마약, 총, 갱, 매춘, 부패등 소재가 루이지애나주의 끈적끈적함과 어우러져 읽는 내내 답답함을 자아낸다.
게다가 주인공이 어찌나 혼자 잘 돌아다니면서 당하는지, 시원시원하게 나쁜 놈들 박살내 주는 잭 리처가 그리울 정도다. 속으로 몇 번을 외쳤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얻어 터질봐엔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고!! 쫌!!!!
게다가 이 작품이 87년에 출간된 시점에서 80년대 중반 미국과 니카라과의 무기 판매에 대한 역사를 잘 알아야 이 소설을 이해하기가 쉽다. 가벼운 형사물이 아니여서, 니카라과 관련 대목에서는 몇 번을 읽어야 이해가 갈 정도로 작가의 역사적 고찰이 돋보인다. 형사물을 통해 80년대 미국내 역사적 사건 사실을 드러내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미국 니카라과 무기로 검색하면 이란 콘트라 사건이 나오는데 아마 이 사건을 언급하는 게 아닐까 싶다).
형사물이어서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작가의 미국내 정치적 현실을 드러내서 읽기 쉬운 책은 아니였다. 며칠 전에 읽은 헨닝 만켈의 얼굴 없는 살인자,에서 작가는 스웨덴내 난민문제를 추리소설을 빌려 이야기 하면서, 작가의 난민 문제에 대한 소견을 드러냈는데, 제임스 리 버크는 형사가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미국의 니카라과 문제를 다루면서, 추리 소설의 수준을 한단계 더 끌어올렸다 할 수 있다. 만만하게 읽을 만한 킬링용은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