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도둑 1
발 타일러 지음, 김난령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약 시간이 멈춰 버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은 언제나 바쁘게 살면서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불평하지만, 시간을 돌보고 지키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말 시간이 멈춰버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힘든일이 닥쳤을때나 너무 행복한 시간이 되었을 때나 생각해봤을 시간이 멈춰 버린다면...

땅 속 지하세계에 사는 뤠카 (천박한자, 추방당한자,부랑자라는 뜻을 가진 고대 영어에서 따온 말)족들의 이름들은 특이하고 재밌다. 왕초 재미삼아죽여를 비롯해서 할큄쟁이, 쌍콧물, 방귀쟁이, 킁킁이...어느 날 바깥 땅에 쌍콧물이 소피란 이름으로 나온다. 땅위 가디언들의 지도자 대부 팀의 공방을 알아내고 킁킁이와 할큄쟁이가 째깍이를 훔치러 온 것이다. 대부 팀의 손자 티드는 말이 이상한 소피 소녀의 말씨나 행동이 어색하지만 비밀의 장소를 보여준다.그리고 없어져버린 째깍이...

새 시계를 만들고 잇는 대부 팀과 가디언들은 새해가 시작 되기전 째깍이를 찾아야 한다. 만약에 초침이 안 움직이게 되면 이 세상의 시간이 영원히 멈춰버린다.

째깍이를 지키지 못한 대부 팀은 대부 자리에서 물러나고 소피는 지하세계에서 혼돈을 거듭한다. 더럽고 냄새나고 거칠고 무자비한 것들이 땅위세계로 나오면서 회의를 느낀다. 깨끗하고 포근하고 사랑이 전해지는 대부 팀과 티드를 알게 되면서 지하세계로 다시 가기 싫어하고 티드와 친구가 된다. 할아버지와 가디언들이 지하세계에 가서 째깍이를 가져올 사람은 소피가 제격이라고 하며 사랑과 용기를 준다. 소피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포옹으로 눈물을 흘리고 다시 지하세계로 떠난다. 위험을 감수하며 가디언이 되고 싶었던 소피는 털북실꼬리들과 지하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데...

시간도둑의 책을 여러날 책꽂이에 꽂아 두었다가 왜 좀더 빨리 꺼내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시간도둑은 금새 읽혔다. 처음에 생소했던 재미삼아죽여 할큄쟁이 이름들이 우스웠지만 뤠카족의 방언을 대할때면 귀엽다는 표현이 나을 정도로 웃음이 나왔다. 지방 사투리를 적당히 버무려 우리말식 뤠카족 방언을 만들었다는 옮긴이의 재치에 놀라웠다.

책을 쓴 발 타일러는 영국의 그리니치 공원을 산책하던 중에 이런 환타지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사람들이 산책하고 조깅하는 공원에서, 짖어대는 강아지가 누굴 보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조그만 흔들림이나 소리에도 민감해 질 것이다. 아마도 가디언들의 몸을 뚫고 지나가게 될지도...

작은 바람에도 귀를 열어두고 생각하는, 넘치는 상상들이 참 부러운 책이었다.

지하세계로 들어가는 소피가 어떻게 째깍이를 찾아 오는지 2편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둑고양이 연구 파랑새 그림책 69
이자와 마사코 지음, 히라이데 마모루 그림, 이예린 옮김 / 파랑새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고 작가는 좀 괴짜 기질이 있나 보다 생각을 했다.

주택인 우리집은 고양이가 수시로 담위로 걸어가는 모습을 본다. 눈이 마주쳐도 어슬렁 어슬렁 거리면서... 바쁜 것도 없나보다.

고양이의 하루 24시간을 같이 하면서 관찰한 작가의 노력이 참 돋보이는 책이다.

내가 알고 있는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양이의 몸이 뼈 사이가 관절로 연결되어서 그렇단다. 그리고 고양이 하면 떠오르는 눈. 고양이의 눈은 빛을 반사하는 반사 층이 있어서 밤에 보면 무섭다는 것 정도.

주인공은 고양이를 24시간 관찰하고 시간대 별로 관찰한 내용을 적어둔다.

고양이 연구에서 고양이 사회의 규칙이 있다.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하며 눈이 마주치면 싸움을 거는 걸로 안단다. 새끼 고양이는 엄마 고양이가 키우고 아빠 고양이는 도와 주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장소에 잘 수도 있는데 먼저 자리잡은 고양이가 우선이다는 것이다. 똥냄새를 없애기 위해 땅을 파고 묻어 버리는 것과 오줌이 교통신호 역할을 한다는 것들이 관찰한 내용들이다.

빵을 먹어가며 하루 종일 고양이를 관찰하는 주인공의 끈기가 재밌고 내 가까이에 있는 동물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용기에 반했다. 매일 매일 저 담장을 걸어가는 고양이를 새롭게 보게 한 책이다.

시간대별로 관찰한 내용을 기록하는 방법은 초등학교 아이들이라면 따라 해봐도 좋을 듯하다. 관찰일지를 쓰면서 하나씩 알게 되는 신기함이나 특이점들을 사진으로 옮기고 그림으로 그려도 좋을 듯하다.

그림이 중간 중간에 들어 있어서 유아들에겐 그림으로 얘길하고 초등 아이들에겐 글과 그림을 같이 섞어서 들려줘도 좋을 그림책이다. 책에서 처럼 지도를 그리고 고양이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는 놀이도 하면 좋겠다.

도둑 고양이는 지금쯤 뭘하고 있을까. 쓰레기통 옆에서 코를 벌름 거리고 있겠지. 발자국 소리가 나면 얼른 나무 뒤로 숨어 버리거나 빤히 쳐다보며 경계하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556페이지의 두꺼운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읽으면서 눈물이 났고 안타까웠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미르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어릴적 겨울 방학에 연날리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창호지에 밥풀을 붙여가며 대를 붙이던 일과 균형을 잡는다고 대를 휘어가다가 부르트린 일까지...그때의 유년기를 보낼 수 있었던게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지 어른이 되어서 비로소 느껴진다. 추억은 그만큼 소중한 거라고.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탁 막혀왔다. 아직도 내가 모르는 곳에서는 살기위해서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있겠구나. 인종의 갈등을 겪으면서 말없이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겠구나를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가 생각났다. 작년 여름 여러명의 인질을 가지고 우리의 속을 태웠던 바로 그 나라구나...

 아미르가 태어날 때 엄마는 산통으로 죽고 하산 역시 태어난지 닷새만에 엄마가 도망을 가 버린다. 아미르는 파쉬툰이고 하산은 하자라인으로 서로 친구처럼 지낸다. 아미르는 도련님, 하산은 종인 신분으로. 아미르가 책을 좋아해서 하산에게 읽어주고 직접 쓴 소설을 보여줄때, 하산의 한마디로 질투심을 느끼는 아미르다. 아버지 바바는 아미르와 하산을 똑 같이 좋아하고 정신적 지주가 된 라힘 칸 역시 그런 아이들을 사랑한다...

 겨울 방학에 연날리기 대회에 1등을 하게 되어 아버지와 가까워진 아미르. 하지만 2등의 연을 잡으려고 하산이 정신이상주의자 아세프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그걸 숨어서 본 아미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둘의 사이는 조금씩 금이간다. 열세번째 생일날 아미르는 하산에게 도둑의 누명을 씌우고 그 일로 알리와 하산은 집을 떠난다. 비오는 날 바바의 눈물과 양심의 죄책감을 뒤로하고 용기내어 밝히지 못하는 아미르. 그러면서 한켠에 과거의 죄책감은 남아있게 된다. 

 바바와 아미르는 소련군의 침공으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거기에서 아버지는 암으로 죽고 라힘 칸으로 부터 전화를 받는다. 라힘 칸으로 부터 하산이 이복동생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 아들만이 아프가니스탄 고아원에서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시 만난 아세프로 부터 하산의 아들 소랍을 데려오면서 입양의 문제에 부딪히고 다시 고아원에서 지낼 수 있다는 말에 소랍이 자살을 시도한다. 미국으로 들어온 소랍이 실어증으로 살아간다.

 어린시절 하산과 함께 연날리기를 생각하며 연을 날리고 소랍을 위해서 하산이 했던 것처럼 "너를 위해서 천 번 이라도 그렇게 해주마"고 약속을 한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 이라도 그렇게 할께요." 하던 하산을 떠올리면서....

 방대한 장편의 내용을 짧은 글로 요약하려니까 서두가 없다. 하지만 이 것 만은 말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추억도 생각났고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도 생각났다. 그리고 아미르의 과거가 연으로 날아가는 모습도 떠올려졌다. 가슴을 누르던 덩어리진 그 분노가 연을 날리면서 하산의 아들 소랍한테 사랑으로 전해지는 것 또한 보았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죄책감에 시달릴 수는 있다. 어릴 적 친구의 어려움을 눈감아 버린 아미르의 차가워진 마음은 누구나가 그 상황에서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걸 그 시기에 겪는 성장통이라고 한다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난 작가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의사로 활동하면서 쓴 첫 장편소설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NGO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우리의 손이 뻗쳐야 할 나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소설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천 번 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하산의 충성스런 친구의 말이 뇌리에서 맴돌고 있다. 아미르와 하산의 우정이 넘치게 부럽고 슬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기쁨 - 이해인 시집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좋은 시집 한권을 받았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작은 기쁨" 이다.

내가 이해인 수녀님을 알게 된건 중학교때 한 친구를 만나면서 시를 접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시를 좋아했고  시인이셨던 국어 선생님의 시 맛을 같이 느끼며 부대끼고 사랑하는 그런 학창 시절이었다.

다리가 불편한 그 친구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헤어졌는데 우리집으로 엽서랑 편지를 보내왔다. 시를 좋아하는 친구답게 시인들의 잘 다듬어진 시들을  엽서에 적어 내게 보내 주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시인이 이해인 수녀님이었다. 다리가 불편한 친구가 교회를 열심히 나가고 수녀님을 좋아하게 된 건 현실을 받아들인 그 아이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때 내게 보내온 시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를 읽으면서 시가 주는 아름다운 속삭임을 얼마나 즐거이 읽고 또 읽었는지....손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 홀로 앉은 바람 같은 / 목숨의 빛깔/그대의 빈 하늘 위에 /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차오르는 빛 ........

이십여년이 지난 일을 돌이켜보면 한 사람의 작품이 주는 효과는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게 한다. 이번에 나온 시집 이해인의 작은기쁨은 작은위로로 먼저나온 시집과 자매 시집으로 여기고 싶은 책이라고 한다. 여러 사람의 사랑을 받아 오면서 시인은 우리의 마음을 동화시키고 있다.

작은 기쁨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 하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며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 보니

작은 기쁨들은

..

..

..

수녀님의 시집을 대하면 새삼 사랑이 내게로 파고드는 기분을 느낀다. 그것도 포근하고 기분좋은 솜털같은 사랑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진 2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진의 아름다움으로....

1편에 이어 2편을 읽었다. 읽는내내 다른 생각을 못하고선 책으로 빠져 들었다. 1편은 콜랭이 공사로써 편지를 쓰지만 2편은 리진이 왕비에게 쓰는 편지가 대부분이다. 1편은 조선을 2편은 프랑스를 배경해서 쓰여진 부분이 많았다.

궁중나인에 불과한 이름도 없었던 진이에게 끌리는 매력은 뭐였을까를 생각했다. 아름다운 춘앵무를 추는 궁중무희, 영특함...그런 것일까?

리진이 처음 궁으로 갔을 때 왕비는 숟갈로 배를 긁어 먹여 주었다. 왕비는 공주가 죽지 않았다면 꼭 리진만큼 컸을거란 생각을 하면서... 리진과 왕비는 어쩌면 엄마와 딸의 관계를 느낀 사람들이었다.

콜랭과 함께 프랑스에 가서 자유를 누리며 살지만 항상 조선을 향한 향수는 피할 수 없었다. 어쩌면 왕비에게 프랑스의 여러문명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는지도...프랑스로 가서 잘 적응하면서 사는 것 같지만 왕비에게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는만큼 조국에 대한, 왕비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간다.  리진이 프랑스거리에서 뭇 사람들의 시선을 부대끼며 받았을 때, 자유를 선택했지만 잃어야되는 것 또한 있엇다. 리진은 정말 콜랭을 사랑했을까? 콜랭은 조선에 다시와서 혼자 떠났는 걸.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프랑스 아내와의 대화가 있었다는 것도...

밤마다 숲속으로 가는 리진을, 콜랭은 몽유병을 치료하기 위해 조선을 찾는다.

다시 만나는 사람들 왕비, 강연-강연은 아이들 속에서 리진을 보고 ’은방울’이라고 말한다.-,서씨, 최베드로, 소아...

다시 만난 사람들과의 기쁨도 잠시 을미사변으로 왕비는 죽게되고 소아, 서상궁까지...

리진을 여자로 보는 사람들 속에는 콜랭말고도 왕이 있고, 강연, 홍종우도 있었다...홍종우의 상소로 강연이 두 손이 잘려 대금도 불지 못하게 되는데 리진의 마음은 어땠을까.

강연은 리진을 위험에서 구하기도 하고 걱정해주기도 하면서 리진의 무덤에서 얼어죽는다.

100년전으로 돌아가 작가가 리진을 통해서 을미사변의 현장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보여준 책이라고 본다. 명성황후와 리진과의 관계는 모녀의 관계처럼 늘어지기도 잡아당기기도 하면서 왕비가 죽음으로써 리진은 남은 끈도 놓아버리는지 모른다.

책을 덮고나서 "리진"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흥선대원군과 왕비의 자리다툼이 있었고, 을미사변이 있었고, 조선이 아닌 프랑스의 문명도 있었다. 여러 문학가들과 화가들이 그랬고 루브르가 그랬다.

역사속으로 들어가 그 시대를 다시 보는 것도 참 좋은 공부라고 생각을 했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재미를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며 .... 아이들에게 권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