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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황혼하면 해질녁의 순간이라든지, 흰머리가 세어서 염색약에 의지할 나이가 된 사람들을 연상하고 또 허리가 꼬부라진 어르신들을 생각하는데 "황혼"에선 전혀 그런 황혼의 냄새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묻게 된 타임캠슐에 10년 후를 기약하는 턱걸이 사십의 나이에겐 황혼의 광경이 어울릴까?.
타임캡슐.. 잊고 지낸 것처럼 내 어릴 적,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 꺼내볼 타임캡슐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친구 누군가가 했던 것 같다.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10년 후, 20년 후, 모두들 어떻게 변해 있을까를 생각하며 미래를 생각하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이었을까. 미래를 묻엇던 친구들이 현재를 살면서 얼만큼 변해있는가를 돌아보면서 어쩌면 책 속 주인공들의 세대는 내 세대구나를 느낀다.
학교가 폐교가 된다는 소식을 접한 동창생들이 학교에 묻었던 타임캡슐을 꺼낸다. 세월이 26년이나 지난 지금, 모두들 궁금해하는 타임캡슐 속에는 뭐가 들어 있었을까? 친구와 부부가 된 데쓰오와 마리코, 태양의 탑을 묻은 범생이 가쓰야, 공부잘하던 케짜. 그들은 모두 6학년 3반이었던 그 시절의 타임캡슐을 봉하면서 그 꿈들을 이루었을까? 하지만 모두들 위태하다. 타임캡슐에 들어있던 시라이시 선생님의 긴 편지는 숙제로 남아있었는데.
여러분은 행복한가요?
타임캡슐을 개봉하는 날, 데쓰오는 술김에 친구이자 아내인 마리코에게 폭력을 가한다. 첫사랑이었던 가쓰야와 친구들은 멋있고 용감했던 <도라에몽>의 자이언을 기억하다가 폭력을 가한 데쓰오와 마리짱으로 불리던 마리코를 보게된다. 마리코는 그리 친하지 않았던 케짜네 집으로 같이 가게 된다. 잘나가던 학원 강사, 케짜는 정상에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가쓰야는 오랫만에 만난 첫사랑 마리코의 어두운 모습을 보게 되지만 그또한 구조조정에서는 피할 수 없다. 그러던 중에 관람차를 같이 타게 된 가쓰야와 마리코는 사진을 찍게 되는데 그 일로 데쓰오는 또다시 폭력을 휘두른다. 아이들은 케짜인 준코네로 가고 마리코는 가쓰야와 ’태양의 탑’을 보러가는데... 둘은 오사카에서 밤을 보낸다. 이 일을 안 데쓰카는 자포자기가 되고 십대들에게 맞아서 병원에 입원한다...
다시 타임캡슐을 묻기로 하는 친구들은 10년후에 찾을 물건을 준비하고, 다시 모이게 된다. 타임캡슐을 묻던 날, 스기모토가 다시 시라이시 선생님의 숙제를 묻는다. 여러분은 행복한가요?
역자의 글에서도 말했듯이 책을 읽는 동안 팔에는 소름이 돋고, 가슴은 돌로 누르듯 아파왔다...구조조정, 가정폭력, 가족붕괴, 불륜, 불치병, 이 소설의 키워드. 1970년대의 어린이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21세기는 결코 찬란하지 않았다..p389
나역시 그랬다. 뭔지 모를 답답함과 위태함, 그리고 아린 가슴.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잇는 그런 책이었다.
살아가면서 ’나 지금 잘 살고 있는걸까?’하고 되물어 본다. 나는 지금 현재를 잘 살고 있을까? 미래를 볼 수 잇는 그런 삶을 살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지금 이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타임캡슐을 준비한다면 뭘 준비할까도 생각해 봐야겠다. 10년후, 아니 20년 후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과히 궁금하다.
나는 행복한가?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그런 나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