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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곡물이 내 몸을 살린다
하야시 히로코 지음, 김정환 옮김 / 살림Life / 2008년 11월
평점 :
요즘 건강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면서 주부들은 먹을거리에 대해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 중에서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은 또 어떤가. 그냥 먹는 쌀밥 보다는 여러가지의 잡곡을 섞어 먹는게 영양가도 좋고 입맛도 돋구니 자연 곡물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잡곡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때문에 가뭄에 콩나듯 아주 가끔씩 잡곡을 섞어서 밥을 하는데 웰빙시대에 안 맞는 흰쌀밥을 주장하는 남편은 옛날 먹을게 없어 보릿고개를 거쳐온 세대도 아니건만 왜그리 쌀밥에 의존하는지...그러거나 말거나 한번씩 내키지는 않아도 다른 식구들을 위해서라도 검은쌀을 섞고 까끌거린다는 현미도 섞고 시골에서 가져온 검정콩과, 조와 수수도 섞어본다. 비빔밥을 좋아하는 식구들이라 잡곡이 비빔에 어울리지 않아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갓지은 잡곡밥은 언제나 입맛을 당기게 한다.
이 책을 지은 하야시 히로코는 곡물애찬론자다. 소금, 설탕, 기름 이외의 조미료는 모두 직접 만들어 쓴다는 야무진 사람이기도하다. 손바닥만한 마당 텃밭에 이것저것 심어 놓으면 해와 비, 자연히 키운다고 말하는 히로코는 계절마다 나오는 과일도 다양한 자가제 식초를 만들수 있다고 말한다. 한번 만들어 보고 맛이 없으면 다른식으로 시도해보는 것이 그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먹을거리들은 모두 우리 몸에서 받아들이기에 있는거라고. 그래서 맛이 안나면 맛나게 만들어서 먹는게 최고의 요리라고 가르쳐 주고 있다.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 원하는 것은 자연이 준 그대로의 맛이다. 거친 곡물이 우리 몸을 살린다.
비장과 위의 기능을 돕는 기장, 신장의 활동을 돕는 조,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피, 몸의 열기를 제거하는 수수, 사계절의 기를 갖춘 밀, 당뇨병에 효과적인 보리, 속이 든든하고 맛있는 호밀, 피부 관련 질환에 좋은 율무, 다양한 요리에 응용할 수 있는 옥수수,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 콩, 동양의 콩.팥, 기력을 보강해주는 메밀, 미네랄이 풍부한 아마란스등 ..책속에서
히로코는 책에서 곡물이 가진 효능과 함께 곡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설명을 많이 한다. 무엇보다 제철 음식의 맛과 영양을 살려서 우리 몸이 원하는데로 먹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밖에도 알아두면 유익할 곡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다. 쌀밥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이제 곡물이 가진 효능을 찾아서 우리몸을 튼실히 한다는 걸 기억해두자. 잡곡이 들어간 밥과 반찬 한두가지만 있으면 식탁이 풍성해 보이는게 눈에 선하다. 밥 아니면 조림이나 떡으로만 해 먹던 곡물들을 친근하게 만나 볼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입에 거칠고 쓴게 몸에 보약이라는 말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