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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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세상이라는 큰 무대에서 도전의식으로 용감무쌍했던 내 나이 22살에 나는 뉴욕으로 문화연수를 다녀왔다. 문화연수로 찾은 미국이라는 땅에서 아이비리그의 유명한 대학들을 탐방하고 강의도 듣고 근처의 관광지도 둘러보는 대학생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때 나는 꼭 해외에서 살아봐야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이 유학이든 이민이든 그 어떤 것이던지 외국에서 살아보고푼 꿈을 꾸었다. 뉴욕에 도착한 첫날 밤 호텔방에서 들었던 거리의 총소리는 너무나 쇼킹했다. 뉴욕은 그런 곳이었다.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같은 도시였고 그 안의 개개인이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는 듯 했다. 어린 나이에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이후 뉴욕을 다시 가볼 기회를 갖질 못했다. 사실 다녀온 후 10년 비자를 힘들게 받고 꼭 가야지...했지만 내 삶은 분주함이라는 멍에 아래 다시 그곳으로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채 10년 비자는 만기되어버렸다. 그 이후 뉴욕은 영화나 드라마, 책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뉴욕의 분주한 아침, 바쁜 와중에 공원에 가면 또 딴세상 같았던 도시의 여러 모습이 오마주되면서 늘 그리웠다. 좋아하는 방송인 조승연의 신작 에세이는 그런 내 마음을 알기나 하듯 뉴욕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뉴욕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조승연 작가는 누구보다 가식적이지 않고 당당해서 행복한 뉴요커들의 라이프를 잘 알고 있다. 책에서는 엉망진창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창인 뉴욕에 대해 리얼하게 다뤄 준다. '다스릴 수 없는 도시' 뉴욕은 하나의 장점에 집중하며, 차이를 만들고 그 차이를 즐기며, 같이 하는 것을 거리끼지 않고 전세게인들이 조각보처럼 모여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

뉴요커들은 이민 이후의 생존 경험을 토대로 체면치레나 겉치레가 얼마나 쓸모 없고 도움이 안되는 지 누구보다 잘 안다. 질긴 생존력으로 살아가며 독특한 아웃사이더가 많이 모여 살면서 서로 이해하고 포용한다.

"뉴요커들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를 인정하기 때문에 수많은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삶이 리얼해서 행복한 뉴요커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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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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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영화 ost 앨범을 사모으는 취미가 있었다. 영화의 극적 분위기를 고조시켜주고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 음악만큼 막강한 것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클래식 음악이 주는 평안함이 너무나 좋았다. 음악을 들으면 영화 속 그 장면이 떠올랐고, 영화와 음악은 짝꿍처럼 그렇게 동행하며 내 곁에 있어주었다. 단순히 어울려서 영화감독이 그 음악을 선정했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던 그 즈음, 우연히 영화프로그램에서 감독이 수많은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영화음악에 들어갈 음악을 선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순히 어울린다는 그런 심플한 이유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 후로는 왜 그 음악이 선정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그렇게 영화음악은 영화만큼 중요하고 치밀하게 다가왔다.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22편의 영화 속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속 장면과 클래식에 대한 기초지식까지 영화를 더 소름끼치게 만들어주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 악기, 악장 속 분위기, 그 음악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까지 함께 아우르고 나니 다시 영화를 보고 싶고 그 장면에서 그 음악이 주는 느낌과 영향력을 느껴보고 싶게 만든다.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은 다양한 장면과 동행하고 있었다. 때론 클래식 음악인것 조차 알지 못한채 그냥 장면에 몰입해 버렸던 경우도 많았다.

영화 [터널]은 하정우가 주인공으로 터널에서 사고를 당하는 내용을 다룬 것이다. 이런 긴박한 재난영화에도 클래식 음악은 유용하게 함께 했다. 유일하게 주파수가 잡혀 클래식 라디오방송을 듣게 되는 주인공, 베토벤의 음악과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부정하고 싶은 현실 속 잠잠한 위로를 선사해주고 있었다.

힘들고 외로울 땐 늘 클래식 음악을 찾는다. 집에 있을때는 93.1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KBS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일도 하고 밥도 먹고 책도 읽는다. 어느새 클래식은 내 친구이자 삶이 되었다. 영화음악 속 클래식 역시 그렇게 크게 다가와 잔잔하게 나의 일상 속에 남아준다. 이 책은 궁금했던 영화 음악 속 클래식에 대해 자세하고 재밌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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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보다 더 재미있는 최진기의 전쟁사 1 - 고대부터 중세까지 세계사보다 더 재미있는 최진기의 전쟁사 1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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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가장 흥미로운 파트가 전쟁사다. 단 철저하게 승전국 중심의 기술이기에 객관적이면서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할 의무 또한 있다. 인류 역사를 바꿔놓고 문명의 흐름을 만들어주며 인류의 흥망성쇠를 좌우한 가장 강력한 것인 전쟁에 대해 최진기 선생님이 말문을 열었다. 인기강사 최진기는 전쟁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살아 숨쉬는 역사를 1권과 2권에 나눠 기술하고 있다.

1권에서는 6개의 전쟁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을 시작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전쟁, 포에니 전쟁, 몽골의 세계 정복 전쟁, 백년전쟁 그리고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전쟁까지 다루고 있다. 동양과 서양이 맞붙은 전쟁이었던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은 오리엔트를 통일한 페르시아가 지중해 해상권을 노리고 그리스의 도시국가들과 충돌한 것이다. 최초로 동양과 서양이 격돌한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전쟁은 역사시간에 비교적 자세하게 배운 전쟁 중 하나다. 원정을 직접 떠났던 알렉산더 대왕은 인도까지 원정을 떠났고, 33세에 말라리아에 걸려 죽게 된다. 그는 머리와 배짱, 의리에 있어서 최고의 리더였다는 것을 여러 전쟁 속 에피소드로 확인해볼 수 있었다.

몽골 여행 당시 몽골의 세계 정복을 위한 전쟁이야기를 자세하게 접할 수 있었는데 책에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그 부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세계 최초 지페 사용국이자 제국 전역의 교역료를 확보한 몽골은 강력한 군사력이 바탕인 나라였다. 과학기술을 보급시키고 인쇄술을 발달시키며 중국의 3대 발명품인 화약과 나침반, 인쇄술을 유럽으로 전파시키게 된다. 마지막으로 유럽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년전쟁까지 읽다보면 역사상 굵직한 사건의 현장을 훑어본 느낌이 강하게 온다.

역사를 제대로 알려면 전쟁을 자세하게 알아봐야 한다는 말처럼 인류에게 있어서 전쟁은 공존해온 존재였다. 우리 역시 남과 북이 갈라지게 만들었던 6.25전쟁으로 많은 역사가 바뀌게 되지 않았는가? 전쟁의 역사를 살펴보며 교훈을 얻고 나아가야할 지침을 알게 된다. 잘못된 평가를 받은 인물도 있었고, 과도하게 평가된 이도 있었다.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전쟁이고 일어나서는 안될 것 역시 전쟁이다. 전쟁이라는 과거를 통해 진리를 배우며 현재를 살고 또 미래를 나아가는 나침반을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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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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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고의 소설가란 찬사를 받는 옌롄커의 대표 중단편 소설인 [연월일]을 읽었다. 문제적 작가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픈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작가인 연롄커는 독자에게 불편한 삶의 모자이크를 완성해 보여준다.

 

이번에 읽은 [연월일]은 지금까지 발표한 70여 편의 소설 중 최고작 4편을 작가가 직접 골라 엮은 소설집이다. 두꺼운 볼륨감을 자랑하는 소설집은 극한의 상황 속 인간성을 세밀하고 촘촘하게 묘사하며 독자로 하여금 숨쉴 틈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에서 저마다 주어진 삶을 오롯이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은 놀랍도록 경이롭고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너무 강렬한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이 지닌 극악한 모습, 가장 선한 모습들이 치열하게 그려지고 있다.

 

첫 소설이자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연월일]은 최악의 가뭄 속에서 살고자 하는 처연한 의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소설이 '본인의 생명 여정의 한 줄기 신비한 극단이자 신비한 시각이며 영혼의 빛'이라 소개한다. 셴 할아버지와 눈먼 개는 가뭄으로 모두 떠난 마을을 지키며 옥수수를 심어 키우고 있다. 물 한방울, 잡곡 한 톨 없는 황량한 그곳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생명과 죽음의 한끝 차이를 보여준다.

 

[골수] 역시 처절한 현실 속 삶의 모습에 그저 넋이 나갈 정도로 아프고 아린 이야기다. 극도로 간결하고 선이 굵게 회화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글에 몰입하다 보면 신실주의라는 그만의 소설 미학에 빠져들어가게 된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중국의 깊은 시골 어디쯤 소설의 주인공들이 실제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인간 군상의 모습들을 떠올리게 된다.

옥수수가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목숨 바쳐 돌보지만 결국 그 전에 죽음을 맞이한 셴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의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고, 저능아 넷을 낳고 자살을 선택한 남편을 둔 요우쓰댁의 깊은 절망은 연민보다 더 진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해주었다.

"남편이 죽었다. 앞으로의 세월에 놀라서 죽어버린 것이다. 남편이 죽자 일상 속의 빛이 휙 하고 어둠으로 버뀌었다"

"그들의 세월은 영원히 깊고 고요한 골목 같았다. 골목 안은 몹시 시커멓고 어두웠다. 어슴푸레하게나마 골목 입구의 빛을 볼 수는 있지만 영원히 거기서 헤어나올 수는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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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 EBS 스타강사 혼공샘의 우리 아이 영어 공부법
허준석 지음 / 북폴리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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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로 두 아이를 키운 나에게 조기영어는 친숙한 말이다. 아이의 영어교육을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나는 하던 일을 바꾸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나는 큰 아이를 낳고 아이의 육아와 교육, 나의 장점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 중에 영어교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새롭게 공부해 그 일을 시작하였다. 내 아이를 재밌게 가르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은 열정과 노력으로 점점 더 확장되었고, 다양한 채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엄마표 영어는 엄마의 노력과 열정으로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것을 목격하는 멋진 경험을 안겨 주었다. 나와 같은 엄마표 영어를 실천하는 엄마들의 커뮤니티 활동은 뜨거웠고 그들과 함께 아이를 키우고 영어적 능력을 쌓아갈 수 있었다. 밤을 새우며 아이와 함께 할 영어책의 액티비티와 머트리얼을 준비하고 영어 스크립트를 만들며 피곤함도 느끼지 못했다. 아이를 향한 사랑과 일에 대한 열정이 적절히 버무려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엄마의 정성과 노력으로 아이들은 영어적 능력을 쌓아갔고 큰 아이는 외고 진학에 외국어를 전공하는 아이로 자라났다. 물론 해외로 나갈 기회도 있었기에 이 모든 일들이 시너지 효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번에 일게 된 EBS 스타강사 혼공샘의 우리 아이 영어 공부법을 알려주는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는 시작부터 완성까지 자녀 영어 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주는 엄마표 영어 로드맵이다. 아이들 한참 가르칠 적에 로드맵을 작성해보며 고민했던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이 책의 저자 혼공 허준석 선생님은 15년 차 현직교사이자 영어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다양한 영어 교재를 집필해오고 있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나서야 영어 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고 그 노하우를 모든 이와 함께 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들에 속시원한 해답을 제안해주고 있다. 엄마표 영어로 시작해 학원을 보내야 할 타이밍, 유튜브 리터러시 선택하는 방법, 초등학교 이전과 이후, 저학년과 고학년에 맞는 영어 학습법, 중학생의 영어 공부법, 고등학생의 영어 공부법, 그리고 부록으로 담겨 있는 하와이에서의 한 달 살기 등 그동안 많은 커뮤니티에서 학부모의 단골 질문들로 볼 수 있었던 내용들이 제대로 된 해답과 함께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은 내 아이의 상황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기에 꼭 맞는 정답은 없다. 좋은 선례들의 여러 가지 중에서 취사선택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영어 공부법에 대한 부분을 읽어보니 현직 교사이기에 누구보다 현실적인 공교육 속 영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중학교 영어 시험 범위의 8배가 넘는 범위라고 말하고 있는데 우리 큰 아이의 예를 들자면 외고의 영어 시험범위는 기본적으로 없다. 모든 영역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의 말에 의하면 교과서, 프린트물, 부교재와 수능 교재 여러 권, 시사 영어, 회화 등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의 영역에서 출제가 되기에 중학교 때처럼 공부해서는 낭패를 당한다는 것이다. 100점자와 동점자를 방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킬러 문항은 말 그대로 올킬이다.

이 책은 내 아이의 연령 대에 맞춰 읽어보며 빅피처를 그리 고 로드맵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아이의 연령이 어릴수록 더 많은 책 속 팁과 혜택을 받아볼 수 있다. 영어 공부 어떻게 해야하나 감이 오지 않거나 내 아이의 영어 점수로 고민이 된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무수히 많은 과목이 있지만 언어 공부는 평생 남는 것임을 개인적 경험으로 늘 느끼고 있다. 외국어는 기본이다. 그 기본이 너무나 어려워 고민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나아가는 시간을 마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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