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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싱그러운 4월을 맞이하는 기분 좋은 설렘을 더하게 해주는 만남은
바로 샘터를 읽는 기쁨이다.
2015년에 만 45살이 되는 샘터는 우리 세대와 함께 늙어가는 고마운 잡지이다.
1970년 평범한 사람들에게 행복한 교양을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샘터는
삶에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글로 사연으로 위로를 주는 따뜻한 책이었다.
2015년 우주콘텐츠잡지로 선정되어 더 가치를 인정받은 샘터,
아름다운 분홍 꽃나무가 표지로 장식된 4월호에는 어떤 따뜻함이 들어있는지 살펴보자.
저녁메뉴로 오랜만에 밀가루를 반죽해서 칼국수를 해먹었는데 반가운 장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120cm의 예술이란 바로 70년 전통의 쌍송국수 이야기이다.
국수거리로 유명한 예산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제면소란다.
3대째 기업을 잇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쌍송국수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쌍송국수의 맛을 확인해보고 싶겠다.
나도 벌써 마음은 예산에 가있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7년 암투병기는 아는 사람은 아는 사실,
그녀가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내며 아픔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감내했던 그 인고의 시간에
그녀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던 것은 바로 타월이었다는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그녀의 아픔과 고통이 전해져 눈물이 흘렀다.
"사람도 아닌 어떤 사물이 보이지 않는 위로와 감동을 준 그 순간의 기쁨을 나는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지금도 어떠다 몸이 아플 때면 그타월을 찾게 되고 그를 보는 순간엔 이상하게 꼭 눈물이 난다."
친정 엄마가 암투병을 하실때 병원에서 수술을 앞두고 이것 저것 필요한 것들을 챙길 즈음 엄마가 슬리퍼를 사오라고 하셨다.
나름 이쁜 슬리퍼를 사갔는데 엄마는 편한 것을 원하셨다.
다시 구입한 촌스러운 듯 편안한 그 슬리퍼에 몸을 의지하고 수술을 받으시고
열심히 걷기를 하셨던 엄마,
나도 엄마의 슬리퍼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났다.
병실 안 환자들의 슬리퍼에는 모두 사연이 있었다.
아마 이해인 수녀님에게도 그 타월이 타월이 주는 기능 이상의 것들이 함축되어 그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이리라..
시대를 앞선 지성이라는 내용으로 소개된 이야기는 후아나 이네스 데 라 크루스 수녀의 이야기이다.
영민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난 후아나는 어릴적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받아 총독부인의 시녀가 되어 궁정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그녀는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던 수녀의 길을 택한다. 음악, 철학, 자연과학, 시와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 뛰어남을보였던 그는
천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회의 과오로 결국 그녀의 능력을 떨치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런 그녀를 멕시코 예술을 대표하는 화가인 미겔이 초상화로 사회에 다시 등장시킨다. 후아나는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멕시코 지폐에도 등장할 만큼 불멸의 존재로 인정받게 된다. 아름다운 그녀의 초상화 속 수많은 책들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