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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진심 - 삶에서 미끄러져도 그곳이 부처님 손바닥 위라면 ㅣ 진심 시리즈 2
박사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5월
평점 :
무엇이 진심이든 그 순간은 다 옳았다 [불교의 진심_ 박사]
한때 좋아했던 아이돌에 빠져 많은 굿즈들을 샀던 적이 있었다. 나란 인간은 중독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한번 뭔가 좋아지면 적당히가 없다. 하지만 나름 냉철하게 그 중독에서 멈춤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쉽게 흥미를 잃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것이든 진심으로 대했지만 그것이 진심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불교에 진심으로 빠진 저자의 얘기에 내가 좋아 했던 것들은 정말로 진심이 아니라 그저 흥미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말하는 그 빠짐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가 있다고 했다.
“ 누군가 말했다. 최애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갑자기 와서 심장을 때리며 ‘오늘부터 내가 네 최애다’라고 하는 것이라고. 덕통 사고는 말 그대로 ‘사고’다. 장르를 스스로 선택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 P7
이런 심장을 아프게 했던 덕질을 아이돌 스티커를 모으는 것 따위로 나도 해 봤다고 말하기 민망한 일이다. 덕질을 하기 시작하면서 저자가 불상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에서 나의 덕질이 하찮아졌다. 저자의 물욕이 넘치는 그 순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부분은 불상을 모으는 부분이었다. 정말 불교에 진심이시구나. 물론 우리가 아는 그 커다란 불상은 아니었지만 집안에 불상을 들이는 일은 대부분 절집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저자가 덕질하게 된 불교에 나도 다소 덕질을 했던 부분이 있다. 가끔 지방 여행을 가서 사찰을 찾게 되면 꼭 삼배 절을 하고 온다. 그 고즈넉한 고요가 정말 좋은 곳은 사찰의 만이 주는 미덕이 아닐까 생각된다. 템플스테이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지만 사찰만 가면 나도 모르게 두 손이 모아지곤 한다. 그리곤 가끔 띠별로 있는 염주를 사오기도 한다. 어찌 보면 나도 불교에 나름 덕질을 하고 있었던것 같다. 물론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저자의 사소한 이야기가 한동안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런 귀여운 덕질 인생이라니 참 즐거운 삶이 아닐까.
대부분의 취미 생활은 덕질의 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일이 참 좋아서 시작한 것들이 내게는 취미 생활이 되었고 덕질이 되었다. 한때 나는 재봉틀로 뭐든 만들고 싶었다. 처음 작은 소품을 만들면서 이후 옷을 만들게 되었다. 애정 하는 옷인데 낡아서 더 이상 입을 수 없게 된 티셔츠를 모두 해체하고 옷본을 떠 봤다. 그리고 그 옷본을 시작으로 셔츠, 원피스, 티셔츠를 만들었고 입고 다녔다. 지인들에게 내가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기성품으로 알고 있었다.
옷을 만드는 일은 돈이 적게 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취미로 시작한 재봉틀은 원단과 부자재를 사게 되고 그 부자재를 사용하려면 기구가 필요했다. 단추를 사게 되면 한 가지만 사지 못하고 원단에 맞춰 여러 개를 맞춰야 했고, 원단에 맞춰 색깔별로 재봉실도 필요했다. 원단을 박을 재봉틀만 있으면 될 것 같지만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단 마감을 해줄 오버로크 기계도 필요했다. 그렇게 서재 절반을 차지하게 된 나의 덕질 인생의 마지막은 아마도 그 재봉일 것 같지만 아니다. 나의 덕질 인생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책 사는 일이다. 덕질에 진심을 쏟는 일은 아마도 없어지지 않을것만 같다. 저자의 불교에 진심을 낳아 시작한 덕질 인생이 행복해 보인다. 책을 사는 나의 덕질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