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의 모험 - 1000만 독자를 울리고 웃긴 아주 특별한 이야기 27
김귀.스토리펀딩 팀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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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펀딩을 알게 된 건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의 재심 3부작 시리즈 덕분이었다. 이 시리즈 덕분에 나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포털 다음에 접속해 종종 뉴스펀딩을 찾아 새로 올라온 이야기가 없나 보고는 했었다. 그러던 뉴스펀딩이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이 되면서 스토리펀딩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주로 시사적인 문제들을 다루던 뉴스펀딩은 보통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들도 담기 시작했다.

사회 부조리를 담고 있는 스토리는 그 스토리대로 평범한 사람들의 도전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토리는 또 그런 스토리대로 각자의 매력을 발휘하며 나의 눈길을 끌고는 했다. 하지만, 늘 보기만 했지 때로는 나를 분노하게 만들고 때로는 눈물짓게 만들고 또 때로는 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던 그 좋은 콘텐츠에 돈을 내 볼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 돈을 낸다는 게 나에게는 낯선 것이었다. 아주 가끔 리워드에 마음이 동해 후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콘텐츠 값이 포함되어 시중에 파는 것보다 다소 비싼 리워드에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스토리의 모험>을 통해 나의 이런 생각들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스토리의 모험>은 그동안 스토리펀딩을 통해 소개되었던 콘텐츠들 중 27편을 골라 그 뒷이야기를 소개해주고 있는 책이다. 어떻게 스토리펀딩이 탄생하게 되었는지부터 그 콘텐츠가 스토리펀딩을 만나기까지의 과정들, 스토리펀딩에서 연재되면서 독자들을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등을 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도전과 가슴 한편을 뭉클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동안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누군가의 도전은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 실패가 거름이 되어 또 다른 누군가의 도전을 빛을 볼 수 있게 했고, 누군가의 가슴 아픈 사연은 선한 연대를 이끌어내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이 여기저기 치이면서 점점 감정이 메말라가고 무뎌지고 있던 나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실패가 무서워 도전은 '감히'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실패도 아름다울 수가 있음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원래 불공평하고 악한 사람들이 더 잘 산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런 세상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바꿀 수 있다는 걸 깨우쳐 주었다.

그동안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고 싶어서 자기 계발서를 찾아 읽기도 했는데, 100권의 자기 계발서보다 이 책 한 권이 잃어버린 열정을 찾기에는 더 좋지 않았나 싶다.

무모하더라도 도전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선한 사람들의 선한 연대는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세상도 바꾼다. 카카오톡 스토리펀딩 팀과 스토리펀딩을 걸쳐갔던 수많은 창작자들은 이 사실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나도 앞으로는 모든 이야기에 후원을 할 수 없겠지만, 정말 내 마음에 콕 들어오는 스토리에는 소장하고 싶은 책을 사듯 과감히 지갑을 열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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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회의 - 가장 완벽하고 효율적인 문제해결 비법
야마자키 다쿠미 지음, 양혜윤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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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살아오면서 신기할 정도로 나는 나와의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다.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딱히 나와의 대화를 시도해본 적이 없었다. 때에 따라 하루를, 내 행동을 반성하는 시간을 드문드문 가져본 적은 있지만, 늘 일회적이었고 단편적이었다.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야 가슴 뛰어하는지 나에게 물어보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살아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난 늘 여기저기 휘둘리고 흔들리며 살았던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을 쫓았고,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니까 주변에서 권하는 대로 따랐다.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야 내 가슴이 뛰는지 모르다 보니 이 사람, 저 사람 다른 사람들의 삶을 동경하기 바빴다. 그러다 문득 올해가 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왜 남들을 쫓아 살고 있나, 왜 내가 남들을 쫓아 살아놓고 잘 안되니까 비겁하게 다른 사람들 핑계를 대고 있는 건가. 그래서 올해는 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열심히 나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때로는 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빈 종이 위에 끄적여 보기도 하고, 나의 주특기인 공상 대신 나에 대해 생각을 해보기도 하면서 지난날 나를 돌아보고 나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려고 노력해보았다. 하지만, 익숙하지가 않아서일까. 나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릿속만 복잡해지고, 정리가 안됐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귀찮아져서 그냥 방치하게 됐다.

그렇게 시도와 포기를 수없이 번갈아 하던 중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됐다. <<혼자회의>>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혼자회의. 회의는 보통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하는 것인데 혼자회의라니. 이게 무슨 말이지 싶어 처음에는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

혼자회의는 말 그대로 혼자서 하는 회의다. 우리가 일상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사람들과 하는 회의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혼자회의를 하는 것이다. 즉,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알아가는 시간인 것이다. 다만, 그냥 무턱대고 가지는 것이 아니라 회의처럼 주기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일정한 절차를 밟으며 하는 것이다.

책은 복잡하게 엉켜있는 머릿속을 혼자회의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차근차근 하나씩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유형별로 혼자회의 하는 방법을 소개해주고 있다.


테마를 정하고 하는 회의부터 문제대책회의, 프리회의, 스케줄회의, 정보수집회의까지 회의 종류에 따라 회의마다 어떻게 진행해 나가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혼자회의>>에서 제시하고 있는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니 돌아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느라 복잡했던 머릿속이 정리가 되고 당장 내가 해야 할 것들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한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던 것들도 정리가 되고 해야 할 것들은 많은데 어디서 손을 대야 할지 몰라 지쳐 포기하고 있던 것들도 그 시작점이 보였다.

간단 명료하게 쓰인 책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반복적으로 혼자회의 순서를 정리해주고 있어서 책을 따라 실천하기에도 좋았던 것 같다. 단순히 읽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직접 따라 해보기까지 한다면 분명 얻어 갈 수 있는 게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하루 10분 만이라도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시간을 정해 혼자회의 시간을 가져보도록 해야겠다. 복잡한 머릿속과 일상을 혼자회의를 통해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지금보다 내 삶이 조금은 더 효율적이고 여유롭지 않을까. 우선 <<혼자회의>>에서 알려주던 메일에 답장하는 법을 응용해 그동안 방치하다시피 한 블로그 관리부터 다시 차근차근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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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매 절대 법칙
이성용 지음 / 무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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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정말 딱 내가 원하는 내용들로만 채워진 부동산 경매 책을 만난 것 같다. 몇 권 안되지만 그동안 부동산 경매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다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거였다. 그것도 경매 투자방법과는 관련 없는 내용들로 말이다.

내가 부동산경매 책을 읽는 이유는 부동산 경매와 관련된 실제 투자법이나 실전에서 닥칠 수 있는 위험들을 미리 배우고 저자를 통해 경매를 간접 경험하기 위해서인데 다들 자신들이 얼마나 힘든 경제적 상황 속에서 경매를 만나 성공하게 되었는지, 경매 투자 성공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고 발품을 팔았는지에 대해서만 거창하게 설명하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내가 알고자 하는 것들은 그 분량이나 내용이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런 것들이 아예 도움이 안 됐던 것은 아니다. 읽으면서 저자가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자극도 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지식적 측면에서 남는 것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부동산경매 절대법칙>>은 그동안 읽어왔던 경매 투자서적들과 달리 정말 군더더기 하나 없이 실전 경매 투자와 관련된 지식만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딱딱하게 이론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자 본인이 실제 투자했던 경험들을 사례로 설명하기도 하고 초보들이 어려워할 수 있는 사례의 경우에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들로 바꿔 설명해주기도 해서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잡다한 사족이 없다 보니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얻어 갈 수 있는 게 정말 많았다. 예컨대, 실무에서의 유치권(p.39~55)이라든지, 법정지상권으로 수익 내는 방법(p.85~103)이라든지, 매각물건명세서(p.58)와 집행관의 현황조사서(p.66), 농지취득자격증명서(p.82) 등이 그랬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동안 다른 책들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접해본 적이 없었다. 어떤 책에서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언급만 되고 넘어간 적도 있고, 아예 언급조차 안됐던 내용들도 있다. 그런데 <<부동산경매 절대법칙>>에서는 알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이러한 것들을 강조하며 알려주고 있어서 새롭게 얻어 갈 수 있었다.

이외에도 부록으로 부동산 경매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임대자차보호법 요약서, 부동산 투자자로서 꼭 알아야 하는 개념을 싣고 있다.

아쉽게도 저자도 강사다 보니 이 책에 모든 내용을 담아 알려주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부동산 경매 서적 중에서 가장 많은 지식과 실전투자 경험에 대해 자세히, 그리고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던 책이 아니었나 싶다.

군더더기 없이 실전에서 유용한 부동산경매 20가지 법칙에 대해 알고 싶은 경매 투자자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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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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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무라 겐키의 <4월이 되면 그녀는> 표지

왜 인간은 사랑을 하는 걸까.
(p.167)


늘 궁금했던 질문 중 하나. 왜 인간은 사랑을 하는 걸까. 그리고 곧 뒤따르는 물음표 하나. 과연 사랑이 있기는 한 걸까.

어렸을 때는 둘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 속 사랑 이야기가 정석이라고 믿었다. 나이가 조금 더 들어 본 드라마를 통해 그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 중간중간 고난은 있을지언정 남녀 주인공은 서로를 늘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마침내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을 맞이했으니까. 그리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이 오리라.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본 그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은 흔한 사랑이 아님을. 오직 좋아한다는 감정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사랑은 아주아주 드물다는 것을. 그리고 나라는 사람부터가 그런 사랑을 하기에 너무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사랑 이야기를 접할 때면 그저 그 순간 흥밋거리로만 여기고 말았다. 이번에 읽은 <<4월이 되면 그녀는>> 역시 이러한 이유로 킬링타임용으로 선택한 책이었다. 평생 가도 나는 경험 못할 것 같은 그 달달하면서도 아련한 사랑 이야기로 대리만족하며 무더운 여름을 보내기 위해 펼친 책이었다. 하지만, 내 기대는 보란 듯이 비껴나갔다.

이 소설은 9년 전 헤어진 연인에게 쓰는 편지로 시작한다. 풋풋한 대학시절 커플이었던 하루와 후지시로.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고,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죽음을 앞둔 하루가 후지시로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 둘의 인연은 다시 시작된다. 하루의 편지와 후지시로의 일상이 교차하며 전개되는 이 소설은 후지시로와 후지시로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사랑에 대한 오늘날 우리들의 다양한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그리고 동시에 하루가 후지시로에게 전하는 편지를 통해 왜 사람은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지,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며, 어떤 게 진정한 사랑인지를 알려준다.


후지시로를 비롯해 후지시로 주변 인물들은 공교롭게도 다들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줄 모른다.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사랑의 열정은 식은지 오래된 후지시로와 그의 약혼녀 야요이도, 유부녀임에도 사랑의 허기짐으로 섹스 파트너를 따로 두고 있는 야요이의 여동생 준도 그리고 애정이 식어버린지 오래된 후지시로의 부모님까지 다들 자신들의 사랑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방황하며 힘들어한다.

이들은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믿지 못해서 또는 자신을 알지 못해서 타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는지 늘 걱정하고, 자신이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는지 늘 의심한다. 그런 걱정과 의심은 결국 옆에 있는 사람과의 사이를 일회적이고 가벼운 관계로 만들고 만다. 꼭 인스턴트식 사랑을 하고 있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처럼.

결국 누군가는 찾아온 새 생명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는 것으로 또 누군가는 헤어짐으로 각자 그 결말에 도달한다. 후지시로 역시 약혼녀 야요이와 이별의 문턱에 다다른다. 9년 전 하루와 헤어졌을 때처럼 그는 야요이하고도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노력 한 번 하지 않고 자신의 아버지를 닮아 자신도 사람에게 애정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이별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때 하루의 마지막 편지가 도착한다.

나는 사랑했을 때 비로소 사랑받았다.
그것은 흡사 일식 같았어요.
'나의 사랑'과 '당신의 사랑'이 똑같이 겹쳐진 건 지극히 짧은 한순간의 찰나.
거역할 수 없이 오늘의 사랑에서 내일의 사랑으로 변해가죠. 그렇지만 그 한순간을 공유할 수 있었던 두 사람만이 변해가는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난 생각해요.

안녕.
지금 후지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후지를 사랑해주길 바랍니다.
설령 그것이 한순간일지라도 그 마음을 함께 나눴던 한 인간으로서.

p.258


하루의 편지로 후지시로는 야요이를 찾아 떠난다. 후지시로보다 먼저 하루의 마지막 편지를 읽고 멀리 타국으로 떠났던 야요이가 보낸 편지에는 자신들의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 싶다(p.219)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 후지시로는 그것을 찾으러, 설사 그것이 깨진 감정의 파편일지라도 야요이와 함께 되찾고자 떠난다.

후지시로는 사랑을 믿지 못했다. 자신 역시 아버지처럼 애정이 결핍된 사람이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의 편지로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뜨거웠던 사랑이 어느 날 차갑게 식더라도 두 사람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뜨거워질 수 있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한순간의 찰나이더라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왜 인간은 사랑을 하는 걸까.


하루는 오시마 선배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했지만, 이미 알고 있지 않았을까. 누군가를 사랑할 때 비로소 자신도 사랑받을 수 있기 때문임을. 어떤 환자의 글처럼 죽음 직전에나 실감하게 된다는 살아 있다는 느낌을 한순간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임을. 그래서 인간은 사랑을 할 수밖에 없음을.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읽고 싶어 펼친 책이었는데, <<4월이 되면 그녀는>> 읽는 동안 나를 참 많이도 괴롭혔다. 나와 너무나도 많이 닮은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그동안 나 역시 피상적인 관계만을 맺고 살아오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처럼 상처받을게 무서워서 혹은 상대방을 믿지 못해서 늘 가벼운 관계만 유지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여전히 이기적인 내가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할 수 있을까 싶지만, 적어도 지금부터라도 후지시로처럼 노력은 해봐야겠다. 관계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좀 고치고, 사람에게 미련이라는 것도 좀 가져보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을 믿지 못해 먼저 돌아서는 못된 버릇도 좀 고치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후지시로의 아버지처럼 자신을 몰라서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이 없도록 나 자신의 감정도 열심히 들여다봐야겠다.

왜 인간은 사랑을 하는 걸까. 이 책 덕분에 그동안 품고 있던 궁금증 하나가 풀렸다. 나처럼 평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궁금했던 이들에게 이 소설을 권한다. 그리고 일회용 사랑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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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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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여전히 낮은 무덥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꽤 선선하다. 우리 집은 올해 가족들마다 휴가 기간이 달라 남들처럼 여행을 가지 못했다. 뭐 원래 잘 가는 편이 아니기도 했지만, 명절이나 휴가 때 꼭 가던 영화관도 가지 못해 아쉽던 찰나에 휴가철에 읽으면 딱이라는 에세이집을 추천받아 읽게 되었다.

시인이자 여행작가인 최갑수 시인의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이 그것이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은 여행 에세이이자 사랑 에세이집이다. 작가가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과 평소 좋아하던 문장들을 모아 낸 에세이로 아직 읽지 못한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의 연장선이자 완결편이라고 한다.

 책은 저자가 뽑은 문장들이 먼저 소개되고 사진과 함께 저자의 단상이 담긴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 긴 분량이 아니기 때문에 쉬엄쉬엄 읽기 참 좋았다. 거기에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 역시 그곳에 머물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랑에 관한 그의 글들은 뜨겁거나 열정적이지는 않았다. 대신 오랜 세월 곁에서 함께한 사랑을 향한 미지근하지만 숙성된 사랑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무덤덤하지만 애정이 담긴 목소리 톤이 참 편안하게 다가왔다.


어쩌면 우리는 그리워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닐는지.


사진과 어울려진 예쁜 글들은 나를 두근두근하게 만들었다. 어떤 글귀에서는 몇 번이고 곱씹기도 하고 어떤 글귀에서는 그가 되어 혹은 그녀가 되어보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점점 온전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배려, 존중, 연민, 사랑... 여행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문장을 읽어나가듯 천천히 길을 걸었고 세계를 감촉했다. 세계는 내게 한 권의 책이었고 여행은 세계를 읽는 독서였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을 읽는 동안 몇 번이고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그저 조용히 혼자서 떠돌고 싶었다.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멋진 음식점에서 사진 찍기 바쁜 그런 여행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그 동네 골목길을 천천히 음미하며 돌아다니는 그런 여행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언젠가 나도 나를 좀 더 단단히 할 수 있는 여행,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여행, 온전한 인간이 될 수 있는 그런 여행을 저자처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요즘 같은 휴가철에 여행지에서 혹은 나처럼 집에서 책과 함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좋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과 함께 사랑 넘치고 여유 넘치는 시간을 보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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