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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레오 보만스 엮음, 민영진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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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가장 많이 듣는 단어는 아마도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든, 남녀 간의 사랑이든, 친구 간의 사랑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매체들을 통해 우리는 이 '사랑'이라는 단어에 늘 노출된다. 그리고 갈망한다. 너무나 쉽게 우리 주변에서 맴도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진정 '사랑'이라는 놈(?!)의 정체를 아는 이는 잘 없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은 이 '사랑'에 목말라하며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 역시 그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최근 들어 부쩍 '사랑'이라는 존재에 대해 의문이 들고, 대체 그 '사랑'이라는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요즘의 나처럼 '사랑'이라는 존재에 대해 궁금해하던 세계 100명의 전문가들이 수년간 고민하고 연구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을 말이다.


 


이 책은 세계 100명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이 연구한 것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정의를 하고 있는 책이다. 나라별, 지역별로 어떤 형태의 사랑이 존재하며 인간을 비롯해 동물들에게서도 이 '사랑'이라는 녀석을 찾아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아무래도 '사랑'하면 성별에 따른 남녀간의 사랑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었다. 남녀간의 정서적 친밀감과 성적 욕망이 어떻게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되는지부터 서로의 짝을 어떻게 찾으며, 정서적 친밀감이 배제된 성적 욕망만으로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등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짝을 찾음에 있어서 많이들 궁금해하고 고민하는 부분들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설명들을 하고 있다. 무려 100명이라는 전문가들이 자신이 연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정의가 이 책에서는 무척이나 많다. 그래서 누군가는 혼란을 겪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사랑'의 속성이 어느 하나의 말로 단정 지어 말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대신 수많은 사랑의 정의들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정리하면서 읽는다면 그동안 너무나 모호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사랑'에 조금이나마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 담겨있던 수많은 '사랑'들 중에서 내가 추구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내가 평소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저 어렴풋이 생각되었던 그 '사랑'이 조금은 명확해지고, 앞으로 어떤 방향에서 내게 가장 어울리는 짝을 찾아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100명의 전문가들이 1000개의 단어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었다. 그것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는가?"이다. 그리고 모두들 한결같이 대답한다. "아니오."라고 말이다. 가족 간의 사랑이든, 남녀간의 사랑이든 사람에게는 '사랑'은 반드시 필요하고, '사랑' 없이는 사람은 살 수 없음을 지적한다. 어느 학자가 인용한 도스토옙스키의 "지옥은 사랑할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는 이 책을 통틀어 앞에 질문에 대한 가장 훌륭한 대답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해야 한다. 설사 그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고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적어도 사랑할 수 없어 지옥에 사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랑들도 있으니 사랑에 있어서는 용감해져도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나부터 이제는 사랑에 조금 더 적극적이고 용기를 가지도록 해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눈길이 가장 오래 머물고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을 끝으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계량화될 수 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던 이야기라 지금도 나를 뭉클하게 만든다. 나 역시 이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영광이 내게도 오기를 바라본다.



 

P.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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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김호경 소설, 박수진 각본, 윤제균 각색 / 21세기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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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렸던 소설 <국제시장>을 드디어 만났다. 이번 겨울 개봉하기를 그토록 기다렸던 영화 <국제시장>을 소설로 만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원래는 영화까지 다 보고 함께 리뷰를 남길 예정이었는데, 지난 일요일 조조로 예약까지 다 해놓고 늦잠을 자는 바람에 보러 가지 못해 결국 책 리뷰만 일단 남겨야 할 것 같다.


 

기대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읽는 동안 정말 정신없이 읽어나갔다. "덕수"라는 인물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고, 당시 민중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내가 태어나기 전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세대들을 이해하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덤덤해지고 있던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기에 정말 기다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국제시장>은 크게 3가지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6·25 당시 흥남철수를 시작으로 외화를 벌기 위해 서독으로 광부로, 간호사로 일을 하러 가야 했던 당시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베트남전쟁 파견 등 한국 근현대사에 자리 잡고 있는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분단으로 생겨난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이란 무엇인지,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이 땅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이 3가지에 초점을 맞춰 써볼까 한다.


우선, <국제시장>은 흥남철수에서 시작한다. 흥남에 살던 덕수 가족들은 인민군들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행을 결심하고 흥남부두로 향한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도 불리는 이 흥남철수작전은 당시에는 계획되지 않았던 작전으로 몰려드는 피난민들을 두고 갈 수 없었던 미군과 국군이 무기를 버리면서까지 많은 피난민들을 구조했던 작전이다. 기네스북에도 기록이 될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구조작전이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과서에서는 그리 깊게 다루지 않는 사건이라 -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다닐 때는 그랬으므로 - 생소한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이렇듯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흥남철수를 시작으로 역시 교과서에서는 짤막하게 몇 줄로 설명되어 왔던 서독 파견 광부·간호사 이야기와 베트남전쟁 파견 기술자들의 이야기 등을 이 소설에서는 "덕수"라는 인물을 통해 생생히 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근현대사라고 하면 부정과 비리, 고문과 그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민주투사들 이야기가 주류였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시대적 배경을 시간 순서대로 물 흐르듯 보여주면서도 그동안 잘 그려지지 않았던 흥남철수와 서독 파견, 베트남전쟁 파견에 더 집중해 그리고 있다. 그래서 신선했고, 한편으로는 "덕수"라는 서민을 주인공으로 그러한 시대적 배경을 그리고 있어 한국전쟁 당시 사람들의 절박함과 가난한 나라에서 가진 것 없던 사람들이 조국을 떠나 위험한 곳에서 돈을 벌어야 했던 그 심정과 가족을 타지에 보내야 했던 그 가족들의 마음을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렇듯 <국제시장>은 한 인물의 생을 통해 당시 시대에서 서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남달랐던 것 같다. 



그리고, 남북 분단이 가지고 온 이산가족이라는 문제도 <국제시장>을 통해 접할 수 있었는데, 어찌 보면 흔하디 흔한 소재라 크게 감동을 불러오지 못한 점도 있었던 것 같다. 극적 장치로 자수가 놓인 옷자락 등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덕수와 막순이가 서로가 피붙임을 알아보는 그 과정이 다소 억지스럽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덕수네 가족을 통해 다시 한 번 이산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한국전쟁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앞에서 가족들과 생이별을 했는지, 그 아픔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상처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우리가 왜 통일을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너무 오래되었다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기억 저 편 끝자락 하나라도 붙잡고 피붙이의 생존 여부만이라도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다.


 

마지막으로 <국제시장>은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그리고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는 "덕수"를 통해 한 가장으로서의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고, 흥남철수 때 헤어진 아버지와 막순이를 기다리며 꽃분이네 가게를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덕수"의 모습에서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덕수는 아들로서, 아버지로서 가족의 중심이 되어 가족의 버팀목이 되는 인물이다. 그는 아버지와 만나기로 한 부산 국제시장에 있는 고모가 운영하는 꽃분이네에 터를 잡고 나서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어머니와 동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남은 가족들의 안위였다. 선장이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을 접으면서까지 그는 가족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책임감에는 자신에게 마지막까지 가족들을 잘 보살피라고 이르던 아버지의 말이 있었다. 그는 언젠가 만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아버지에게 자신이 지난 세월 동안 가족들을 잘 지켜냈노라고 말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6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버지의 모습은 1950년에 멈춰 덕수의 기억에서도 흐릿해져가고 야속한 시간은 덕수를 덕수의 기억 속 아버지보다도 더 늙게 만든다. 덕수는 생의 마지막에서야 아버지를 놓는다. 동생 막순이를 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말이다. 대신 이승이 아닌 다른 곳에서라도 아버지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다. 소설은 결국 덕수와 덕수의 아버지와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덕수가 가족들에게 보였던 희생을 통해, 덕수의 기억 속에 남겨진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라는 존재는 함께 하든 하지 못하든 존재 자체만으로 가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됨을 보여준다. 자신의 젊음을 저당잡혀도,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져도 가족이 우선인 우리네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족이란 떨어져 있어도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게 되는 존재임을, 때로는 버거워도 외면할 수 없는 존재임을 알려준다.  


솔직히 상업성이 강한 작품이라 중간중간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스토리가 난잡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중간중간 있었다. 대표적으로 시대적 웃음 코드로 청년 시절 정주영 회장과 앙드레김, 남진 등의 인물을 넣은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이러한 것들이 재미있게 다가왔지만 나중에는 소설 자체가 시트콤처럼 너무 가볍게 느껴지고 억지스럽게 느껴져 살짝 아쉬웠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에필로그로 이런 웃음 코드를 집어넣었던 게 생각이 나는데, 그때는 본 내용과 별개로 에필로그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질감이 덜한 반면, 이번 소설에서는 본 내용에 그러한 내용들이 나오니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국제시장>에서 그려질 아버지의 모습이 궁금했고,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 부분만으로도 이 소설은 충분히 내게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어느 집이든 사연이 다 있기 마련이고 집집마다 아버지의 모습이 다 다르지만, 특별한(?!) 아버지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아버지들은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며 젊은 날의 꿈과 패기를 가슴속 깊이 묻고 살아가리라 생각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의 희생을 당연시했던 내가 내 젊음이 저물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문득 아버지의 젊은 날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본다. 과연, 아버지에게 지금의 삶이 꿈꾸던 삶이었을까, 아버지는 지금 그런 자신의 삶이 행복할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아직 낯간지러워 직접 물을 수 없는 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이 소설을 통해 비록 아버지에게 들은 완전한 대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덕수처럼 우리 아버지도 이 정도면 잘 살았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아니 아버지 개인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자식인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아버지셨고, 그 정도면 정말 잘 사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걸 찾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감정적인 것이든. 소설 <국제시장>은 이 추운 겨울 가족들의 체온 혹은 가까운 사람의 - 덕수와 그의 친구 달구와 같은 - 체온을 느끼며 따뜻하게 보내게 해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가 가기 전에 아버지 손 꼬옥 잡고 영화 <국제시장>도 보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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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추격, 추월, 추락 - 산업주도권과 추격사이클
이근.박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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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올라갈 때쯤이었을 것이다. 아빠 손 잡고 늘 그랬듯 첫 학기에 앞서 필요한 참고서와 공책 및 필기도구를 사러 보수동에 갔었다. 그리고 그 날 처음 '워크맨'이라는 신기한 물건을 만나게 되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빠가 당시에는 10만원이 넘던 나름 고가의 물건이었던 그것을 나에게 안겨주었을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지금까지 항상 밖에 나갈때는 내 귀에는 이어폰이 꽂아져 있다. 물론 더이상 워크맨은 아니고, 워크맨에서 진화를 거듭하여 폰을 통해 음악을 듣고 있다.

 

아빠가 사준 워크맨, 사촌 오빠가 쓰던 CDP, 한 달 3만원인 용돈을 아끼고 아껴 산 MP3 플레이어, 그리고 어느새 음악을 듣기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된 휴대폰. 이렇게 나는 휴대용 음악 재생기와 27년 내 삶에서 반을 함께 보내고 있다. 그리고 지금, 당시 획기적이고 영원할 것 같던 것들이 추억이 되어 버리고, 처음 사용할 때는 전화와 문자만 가능했던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고 어느 장소에서든 음악을 다운받아 사용하게 된 것이 참 신기하다. 하지만, 거기까지! 종종 이어폰을 꽂고 거리를 거닐며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며 감성에 젖곤 했지만, 이러한 급속한 산업 변화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그저 '와~ 기술이 이만큼 발전했네'로 끝났을뿐. 그런데, 이번에 <산업의 추격, 추월, 추락>을 읽으면서 그토록 내 삶을 윤택하게 해준 이 변화들을, 그래서 다소 지나가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만든 이 변화들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경제적 측면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휴대폰, 게임, 휴대용 음악 재생기, 반도체, 자동차, 철도, 제약 산업을 중심으로 '추격 사이클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한국의 정부, 기업, 산업 차원의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이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논문형태로 원고가 작성되어 있어 처음에는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느낌도 있었지만, 개념 정리를 잘해주고 있어 개념만 제대로 숙지하고 책을 읽어나간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각 산업별로 어떤 '기회의 창'을 통해 추격과 추월, 추락이 이루어지는지 설명하면서 앞서나가던 기업이 후발주자에게 어떻게 추월을 당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읽는 동안 하나의 게임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우리나라 기업이 앞서나가던 다른 나라 기업들을 추월할 때는 뭔가 모를 뿌듯함과 대견함이 느껴졌고, 그러면서도 중국과 같은 막강한 후발주자가 우리의 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산업에 있어서는 나도 모를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감정은 내가 몸소 몸으로 겪은 휴대용 음악 재생기 산업과 평소 자랑스러워하던 휴대폰과 반도체 분야에서 뚜렷하게 들었다.

 

결국 하나의 기업이 하나의 산업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기위해서는 빠르게 변하는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절히 대응해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산업이 그 나라의 주요 효자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 산업의 발전은 해당 기업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부의 적절한 뒷받침도 있어야 그 산업이 발전하고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다소 딱딱해보이는 표지와 전문서적같은 느낌의 제목때문에 어려울까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경제이론은 초보인 내가 읽어도 술술 읽힐 정도로 쉽게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산업들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이해하기도 수월했고, 중심 산업에서 선두주자로 서기 위해서 혹은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처들이 필요한지도 연구되어 있어서 평소 이런 분야에 관심있던 사람들에게는 미래를 보는 눈을, 나처럼 평소 관심없던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이 편리한 기술의 혜택에 대한 관심들을 가질 수 있게 했던 것 같다.

 

저자가 산업별 외에도 국가별, 기업별로 연구한 것들이 있던데, 이 3권을 함께 읽는다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경제흐름을 조금 더 잘 들여다볼 수 있을것 같다.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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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 1 - 『일리아스』에서 『당시선』까지 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 1
최효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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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서를 읽겠다고 다짐한지 꽤 되었는데, 아직도 읽은 게 없다. 시험을 핑계로 들었지만, 마음만 있었으면 얼마든지 읽을 수 있었을 텐데... 2014년이 한 달 조금 남은 지금 다시 새로이 마음을 다잡고 고전서를 읽어보려고 했지만, 선뜻 고전서에는 손이 가지 않는 건 아직도 내가 책과 그리 친해지지 못해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결국 이번에도 인문고전을 요약한 책을 선택해 읽게 되었다. 이번에는 서울대에서 직접 제시한 서울대 권장도서 목록을 바탕으로 출간된 <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 1>라는 책을 읽었다. 총 3권짜리의 시리즈물로 아직 1권만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도서인 이 책은 1권에서는 총 20권의 인문고전을 소개하고 있다.

 

앞전에 읽었던 다른 출판사의 인문고전 요약서들과 크게 다른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조금 더 인문고전의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역할이 강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구성면에서 크게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편집도 깔끔하게 잘되어 있었기에 읽는 부담도 덜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런 책은 글자들이 빽빽하면 조금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넉넉한 여백 덕에 답답한 느낌 없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내용 자체는 이미 접해본 작품들도 있었고, 아직 접해보지 못한 고전서들도 있었기에 나에게는 유익했던 것 같다. 이미 접해본 인문고전은 다시 한 번 그 핵심 내용을 짚고 넘어갈 수 있었고, 이미 접해본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저자가 달랐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이 얻어 가는 것도 있었다. 또한 아직 접해보지 못한 작품들도 상당수 있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새로운 고전들을 알게 되었고, 더불어 해당 고전의 핵심 내용들도 챙겨갈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나의 독서량은 아직 많이 모자란 관계로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 내용들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어떤 고전서의 경우에는 그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기도 했다. 해당 도서 자체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다 보니 설명이 어려웠던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조금만 더 쉽게 풀어써주었더라면 나 같은 독자들에게는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이 책만으로는 해당 고전서의 핵심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내용이 조금 어려웠고, 보통의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인용한 도서와 논문을 매 고전서 한 권을 소개하고 끝날 때마다 제시해주고 있어서 이 부분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읽는 법'이라고 하여 수많은 번역본과 해석본들 중 괜찮은 책을 소개해주면서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도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 수준에 따라 적절한 책들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그 부분도 참 좋았다. 예컨대, <논어>를 읽으려고 해도 완역본부터 요약본까지 시중에 출간된 논어 관련 책들이 무수히 많아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수준에 따라 읽을만한 도서를 추천해주고 있어 이런 고민을 덜 수 있어서 정말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이런 고전의 핵심을 요약해 놓은 책보다는 해당 고전을 하나 제대로 읽는 게 좋다고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제대로 한 권을 읽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되지 않고 나처럼 그렇게 읽는 게 아직까지는 부담인 사람에게는 맛보기로 이런 책들을 읽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진짜 고전서를 제대로 읽게 되는 날이 올테니 말이다. 그때는 또 고전서와 함께 이런 요약본들을 참고해 읽어나가면 이해하는데 더 도움도 될 테고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순으로 고전서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고전의 흐름을 파악하기에도 무척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2,3권도 출간되면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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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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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고 또 때로는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걸까? 요즘 부쩍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세울만큼의 인맥은 없었지만, 깊이있는 인간관계는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심리적으로, 상황적으로 안 좋은 요즘 내 마음 하나 어디 속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내 밑바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참 많이 힘들었다. 내 마음속 깊은 곳 이야기를 거짓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참... 서글펐다. 거기에 더해 누르고 또 누르고 있던 여러 감정들이 터지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떤 날은 나를 증오하고 어떤 날은 주변사람들을 미워하고, 어떤 날은 믿지도 않는 신을 원망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괜히 주변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며 불안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한동안 이런 상태에서 시험을 핑계로 책도 잘 안 읽고 리뷰도 미루었지만, 사실 이미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도 자신도 없던 내가 공부가 될 일은 없었다. 그저 멍하니 아무것도 안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며 우울을 벗삼아 지냈던 것 같다. 그러다 이제는 이 감정에서 그만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깊이 상처 받은 후, 의도치 않게 그 상처로 내가 사랑하는 다른 사람을 더 아프게 했다." 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가 읽게 된 책. 지금 딱 내 심정을 대변하는것 같아 예전 같았으면 스쳐지나갔을 텐데 눈길이 가고 손이 갔던 책이다. 그리고 자기 전 잠깐 읽으려고 펼쳤다가 그 자리에서 새벽이 올 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다 읽고 말았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소설도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뭔가 쓸쓸했다. 외적인 갈등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에 맞춰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읽는 동안 크게 감정변화를 느끼며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가을 저녁 부는 바람과 같은 느낌을 받으며 읽어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느낌이 이 소설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던 것 같다.

 

이 소설에는 크게 4가지 색깔의 사랑이 등장한다.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해인과 유진의 사랑 - 분량이 굉장히 작고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중심 내용은 아니었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음. 유진은 해인이 자신의 어릴적 상처를 치유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될 사랑으로 등장하는 것 같았음 - , 해인의 과거로 돌아가 보여주는 해인과 안나의 사랑, 그리고 해인의 어머니 혜진의 사랑과 안나의 엄마 정인의 사랑을 각각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들이 그토록 외롭고 아프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오늘은 소설속에 나온 그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솔직히 처음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해인과 안나의 사랑이야기에 중점을 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정리해야하는 관계 중 하나였던 내 첫사랑을 정리하고 싶었고 그로인해 내 옆에 누군가를 두고도 지금 갈팡질팡하고 있는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 어느 사랑보다도 미국에서의 그들의 첫만남과 학창시절 풋풋하면서도 아련한 첫사랑에 나역시 몰입을 더 했다. 하지만, 책장을 덮은 지금 먹먹함과 동시에 어머니라는 존재였지만, 한 여자이고도 싶었던 혜진과 정인의 사랑이야기가 더 많이 생각이 나는 이유는 대체 왜일까...?

 

수능을 얼마 앞두고 첫경험을 했던 혜진. 사랑보다는 성적 호기심과 욕망에 더 이끌려 했던 그 첫경험은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정해진 길을 따라 살아가던 그녀를 변화시킨다. 외적으로는 여전히 단정하고 빈틈없이 완벽한 삶을 살아가지만, 내적으로는 이탈을 꿈꾸며 산다. 그리고 그녀의 불운한 결혼생활과 함께 그녀의 이탈은 멈추지 못하고 결국 혜진은 망가진다. 정신병원에서 가족과 불리된 채 자해를 수없이 시도하다 끝내 죽음을 맞이하던 그녀의 모습은 마음을 참 많이 무겁게 했다. 소설 속 인물들 중 가장 진실된 사랑을 할 줄도 받지도 못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마음에 멍이 들어가고 있는 중에도 남편에게는 이뻐보이고 싶었던 여인. 하지만, 자신의 그러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채 외로움 속에서 다른 남자 품에서 쾌락만을 쫓으며 살았던 여인. 혜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해인의 아버지이자, 혜진의 남편이 참 무심하고 냉정하고 못됐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혜진을 그렇게 만든 것은 혜진의 남편 탓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혜진과 정략결혼을 한 그가, 그러고도 그 여자를 잊지 못하고 살아간 그가 참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그런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 결국 스스로 망가진 혜진이 안타까우면서도 그녀에게 화가 났다. 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 못했는지, 아니 적어도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보지 못했는지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유부남을 사랑하고 그와 계속 관계를 유지하면서 결국 그의 옆자리를 차지했던 안나의 엄마 정인의 이야기는 읽는 동안에는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다. 안나의 외로움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유부남 사이에서 태어나 혼외자로 자라야했던 안나의 아픔을 그녀는 왜 달래주지 않았던 것일까? 엄마가 행복하면 자신은 불행해진다고, 엄마가 불행해도 자신은 불행하다고 말하던 안나가 너무 안타까워 그녀의 사랑을 욕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렇게 누군가를 놓을 수도 없을만큼 사랑할 수 있는 그녀가 부럽기도 하고, 타인에게는 이기적이었지만 그만큼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던 사람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등장인물 중 가장 뜨겁게 사랑을 하고 가장 솔직하게 사랑을 하며 결국 자신의 사랑을 지켜낸 이는 그녀뿐이니까.

 

 

마지막으로 읽는 동안 가장 이루어지기를 응원했던 해인과 안나의 사랑이야기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명제를 내게 또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그들의 이별은 아름다우면서도 아쉬웠고, 아팠다. 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서로 오해하면서 평생 살아가지 않아도 되니까, 적어도 그 때 그 순간 그들이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서로 진실했는지는 알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결국 이 소설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가족간의 사랑과 친구간의 사랑과 남녀간의 사랑을 말하면서 우리가 맺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모두 외로운 존재들이고, 그럼에도 그런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것이노라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직은... 이 소설에서 말하는 "상대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그렇게 한 때나마 서로를 깊이 사랑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이상 인생에서 무엇을 더 바랄 수 있단 말인가."에 쉬이 수긍할 수는 없다. 여전히 난 내 사랑이 그 무엇보다도 오래 가기를 바라며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들이 내곁에 오래 머물 수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지금보다 나이를 더 먹고 내가 진짜 어른이 되었을 때는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또한... 오겠지 싶다.

 

임경선이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는데, 그녀의 글이 참 좋았다. 어렵지도 않으면서 담담하니 내뱉는 그 말들이 좋았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이런류의 소설은 내 타입이 아니라면서 좋아하지 않았을텐데... 나도 이제 나이를 먹는걸까? 아니면 그동안 외로움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많이 아팠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든 기회가 된다면 그녀의 소설을 또 만나보고 싶다. 

 

 
 

그동안 난 외로움을 별로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이 남자친구가 없으면 외롭다고 하소연을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로 힘들어하고, 자주 연락하지 않는 나에게 서운함을 표현할 때면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했지만, 진심으로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어른인'척'하며 그들을 보듬는'척'을 했을 뿐 말이다. 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그러한 감정들로부터 도망을 치고 살아왔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상처를 받고 그것을 치유하며 성장해 나갔어야 하는데 그동안 난 그걸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저 말이 참 와닿는다.

"기꺼이 상처받을 것."

지금 나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그것을 받아내며 나 스스로 성장해가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달 남지 않은 올해가 가기전에 나역시 기꺼이 상처를 받으며 해인이 그랬듯 내 안에 어린아이를 이제 그만 감정에 솔직하고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으로 성장시켜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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