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가 그렸어
김진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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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제목에 그림을 보게 되었다. 한 소녀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살을 빼고 화장을 열심히 배우지만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고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어도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내용의 만화였다.


 


짧은 내용의 만화였지만 무언가 쿵! 하면서 감동적이었던 이 만화는 한동안 계속 이 글을 읽고 또 읽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그림이 수록이 되어 있는 <딸바보가 그렸어>가 하루 빨리 출간되기를 바라게 만들었고, 운이 좋게도 출간되자마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접하게 되었다.


 


'필요한 사람'을 통해 알게 된 이 책의 저자 솔이 아빠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자신의 딸 솔이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그림을 그리다가 이번에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굿네이버스에서 재능기부를 하며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그는 아내가 임신 사실을 알리던 순간부터 해서 아빠 4년차에 접어든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책에는 특별부록으로 이렇게 일러스트 엽서 4장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올해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이 엽서에 편지를 써서 드리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우리 집에도 있는 딸바보 아버지에게 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딸바보가 그렸어>를 읽으면서 가끔 우리에게 넌지시 전하던 아버지의 마음이 엿보여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어느 아버지든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은 다 비슷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필요한 사람' 외에도 좋은 내용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아무것도 못하니까'도 참 좋았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에게 호감을 가질 때 그 사람이 무언가 잘하거나 어떤 매력이 있을 때 좋아하게 된다. 그 사람이 조금 모자라거나 부족하다 싶은 경우에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친구를 사귈 때도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하거나 잘 놀거나 하는 친구들이 인기가 많고,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도 무언가 특별한 점이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하지만 부모님은 자식이 무언가를 잘해서 사랑하기보다는 못하기 때문에 더 사랑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워한다. 때로는 잔소리를 하시기도 하고, 때로는 다그치시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걸 깨닫게 해주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아빠 없으면 안 되겠지요?"

요즘도 가끔 내가 나이에 맞지 않는 멍청한 짓을 하면 대신 해주시면서 내게 하는 말.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또 생색내신다고 투덜거렸지만 여기에는 아빠의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다는걸, 나의 모자람을 사랑스러워하시던 말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달팽이처럼 느려도 꾸준히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솔이가 그렇게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로 자라기를 나 역시 바라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들게 했던 그림이지 않았나 싶다.


예비 부모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예비 부모들에게는 공감과 함께 준비서로, 훌쩍 자란 자녀를 둔 사람들에게는 지난날 추억을 되새기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감동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었던 <딸바보가 그렸어>. 문득문득 앞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질 날이 오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러한 두려움을 조금은 떨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날이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나도 저자 부부처럼 좋은 부모가 될 준비를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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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내손으로 성형하기 - MBC 불만제로도 불만 없이 돌아간 착한 골근테라피 내 몸을 살리는 시리즈 6
위수영 지음 / 씽크스마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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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성형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한다. 누군가는 취업을 위해서,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결점을 커버하기 위해서 등 이유는 다들 제각각이지만 단 하나 지금보다 더 '예뻐지고 싶다'는 열망 하나는 같다.

 

나 역시 이런 열망 하나로 약 6년 전에 쌍꺼풀 수술을 했었다. 당시 내 또래 사이에서는 고3때 쌍꺼풀 수술이 유행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점수가 발표되기 약 한 달 동안은 대대적인 공사(?!)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또래치고는 외모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던 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성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대학을 가고 외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짝짝이인 내 눈이 너무 싫어졌다. 거기다가 눈이 너무 작기까지해 결국 성형외과를 방문해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트임을 하지 않은 관계로 눈 크기는 커지지 않았지만, 짝짝이가 교정이 되고 쌍꺼풀이 생겨 눈이 또렷해져 나름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한 번 수술을 하고 나니 여기 저기 고치고 싶은 곳이 많이 생겼다. 긴 얼굴도 맘에 들지 않고, 여전히 작은 눈도 마음에 들지 않고 볼살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마른 몸치고는 다리가 굵은게 늘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그런 불만을 모두 성형으로 해소하기에는 비용도 많이 들고 혹시 모를 부작용도 걱정이 되어 선뜻 선택할 수 없었다.

 

그렇게 거울을 보며 어느날은 이대로 만족하며 살자고 스스로 타이르기도 하고, 어느날은 한번뿐인 인생 이왕이면 이쁘게 살자싶어 다시 한번 성형에 도전할까 고민하던 중 성형없이 예뻐질 수 있다는 <하루 5분 내 손으로 성형하기>를 만나게 되었다.

 

피부 관리나 경락은 익숙하지만 골근테라피는 생소했던 나에게 이 책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손 하나로 얼굴이 작아지고, 체형 교정이 된다니! 거기에 반영구적이라고 하니 솔직히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직접 체험했던 사람들의 리얼 수기와 골근테라피로 논문을 받았다는 저자의 경력을 믿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실습을 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필요한 부분들은 보다 꼼꼼히 따라하면서 매일 혼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외우면서 하고, 필요없는 부분들은 가볍게 따라하면서 강약을 조절하며 실습을 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책으로 배우고 하는 것이다보니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경락처럼 고통을 수반하는 것은 골근테라피가 아니라고, 너무 강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저자가 강조했지만 생각보다 그게 잘 되지 않았다. 뭔가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아 나도 모르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고 거칠게 피부를 쓸기도 하면서 실수도 많이 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내가 꾸준히 해야하는 것들을 몸에 익을 정도로 익히고 한 3일 정도 따라하다보니 어렴풋이나마 어느정도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여전히 손놀림은 그리 자연스럽지 않지만, 꾸준히 한다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중간 중간 추가 팁과 샤워하면서 할 수 있는 골근테라피도 추가적으로 수록하고 있어서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을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던 점이 참 좋았다. 그동안 세수를 할 때 그냥 문질렀는데, 책에 수록되어 있는 방법으로 세수를 하니 조금 더 꼼꼼하게 씻게 되고 자극도 덜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머리 감을때도 수록되어 있는 방법으로 감으니 한결 시원했던 것 같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습관화한다면 좋은 것들이 많아 마음에 들었다. 다만, 부위별 어떤 효과가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살짝 아쉽다. 각 챕터별로 반복되는 동작들이 있었는데, 그러한 동작들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되어 있었다면 이해하기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처음부터 혼자해야하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 골근테라피를 한지 4일 밖에 되지 않아 드라마틱한 효과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기대해본다. 기회가 된다면 근처 골근위뷰티를 방문해 한번쯤 관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전문가의 손길을 한 번 느껴보고 집에서 이 책을 보면서 관리를 한다면 더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한 번도 관리를 받지 않은채 혼자서 하려고 하다보니 어느 정도의 압력으로 해야하는지, 어떤 느낌으로 해야하는지 알쏭달쏭한 부분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난 혼자서 집에서 셀프로 일단 꾸준히 해봐야겠다. 예뻐지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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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수업 - 사람 때문에 매일 괴로운 당신을 위한
데이비드 D. 번즈 지음, 차익종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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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람'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게 가족이든, 친구이든, 연인 때문이든, 다른 누구 때문이든 말이다. 사회라는 집단 속에서 우리는 관계를 맺고 살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많고 적고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든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다 겪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렇다. 요즘은 타인보다는 나 자신 때문에 힘들지만, 대체로 힘든 일이 생길 때는 타인과의 관계인 경우가 많았다. 작은 오해가 커져 다툼이 되고 싸움이 되고 그러다 소중한 인연과 등을 돌린 경험 나 역시 있다. 물론 누군가와는 관계를 끊는게 오히려 잘 된 경우도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끝없이 생채기만 내면서 상처를 주는 관계는 아플지라도 끊는게 낫다,라는 것을 가르쳐 준 관계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 아쉬운 관계도 있었다. 조금만 더 이해해 볼 것을, 조금만 더 차분히 대화를 해볼 것을 하는 그런 아쉬움이 남는 관계 말이다.



그러다보니 그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어 언젠가부터는 미리 선을 긋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사람은 여기까지, 저 사람은 저기까지 이런 식으로 어렸을 때와는 달리 누군가를 깊이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덕에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많이 줄일 수 있었지만 대신 관계에서 오는 공허감과 외로움을 종종 느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생기는 관계의 어려움과 그 관계에서 한발짝 물러서면 생기는 공허감.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문득 힘들지 않은 관계를 맺으면서 공허감도 느끼지 않는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고민하다가 <관계 수업>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데이비드 번즈 박사가 쓴 이 책은 저자가 직접 환자들을 치료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1장에서 우선 왜 우리가 서로 편하게 지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결핍이론과 동기부여 이론 등으로 설명하고 스스로 자신의 인간관계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2장에서는 관계 만족도 측정표 등을 수록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보통의 인간관계를 다루고 있는 자기계발서들과 달리 읽을 때 메모지와 필기구가 꼭 필요한데, 그 이유는 책을 통해 저자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훈련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대면 치료는 불가능하더라도 책으로나마 독자들이 치료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그냥 눈으로만 수동적으로 읽어나가다가 나중에는 저자가 시키는 대로 상황별 대처 방법 등을 써보면서 능동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나중에 이 책을 다 읽어갈 때쯤 저자에게 혼이(?!) 나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시키는 대로 스스로 훈련하면서 능동적으로 읽어가기를 권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훈련을 위해서는 시간을 넉넉히 두고 읽어가기를 바란다. 자신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책을 곁에 두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록되어 있는 훈련지를 직접 작성하는 동안 나 스스로 나의 인간관계를 돌이켜보고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와 맞지 않다고 혹은 저 사람이 이상하다고 치부하고 넘어갔던 관계들이 실은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 솔직히 많이 당혹스럽기도 했다. 의사소통 진단표를 작성할 때는 해당 사례에 나왔던 한나처럼 나 역시 0점이 나와 그동안 내가 얼마나 타인과 소통을 못했는지, 나의 소통 방식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는지 깨닫고는 많이 반성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다양하고 풍부한 상담 사례를 접하면서 문득문득 나와 같은 상담자를 만날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면서 읽어나갔던 것 같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행동이 옳지 못함이 그리도 잘 보이는데 왜 내 일이 되면 그토록 감정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하게 되는지 참 답답하다.



3장부터는 본격적인 관계 수업이 진행된다. 인간관계의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비법으로 저자는 기본적으로 5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그 방법을 토대로 한 훈련을 가르쳐주면서 독자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밀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추가적으로 더 알려준다.



나 역시 이러한 과정을 따라가면서 스스로 훈련을 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제시된 5가지 비법(무장해제, 생각과 감정 공감, 확인 질문하기, 내 기분 말하기, 달래기) 중 내 기분 말하기와 달래기는 되지 않아 많이 답답했다. 나도 모르게 상대방이 알아서 내 기분을 알아줬으면 하게 되고, 내 감정을 말하는게 뭔가 부끄러워 훈련임에도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달래기도 왜인지 내가 손해 보는 느낌이라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저자가 지적했듯 왜 나만 변해야 하나, 라는 불순한 감정이 들기도 해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단순히 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인간관계를 돌이켜보고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던 책이라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자신의 관계 지수가 향상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 역시 그렇기에 계속 훈련을 하고 매주 자신의 관계 지수를 확인하라고 거듭 이야기한다. 나 역시 이 책을 다 읽었지만, 책상 한 모퉁이에 두고 매일 훈련을 하면서 다시 읽어 보려고 한다. 지금보다 진실되고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서 노력해보려고 한다. 나를 드러내고, 내 감정을 타인에게 말하고, 타인에게 다정다감하게 다가가는게 아직은 많이 힘들지만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나도 저자처럼, 사례에 나왔던 성공한 상담자들처럼 될 수 있을거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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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명세 지음 / 청조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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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남녀가 사랑을 할 때, 결혼을 꿈꾼다. 그리고 결혼에 대한 환상을 하나쯤 안고 산다. 각자 꿈꾸는 결혼이 어떻든 모두들 행복한 결혼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알콩달콩 사랑하는 사람과 살면서 예쁜 집에서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물론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꿈꾸던 결혼과는 전혀 다른 현실에 실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결혼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조언을 한다. 결혼은 현실이라면서 말이다. 내 주변에서도 간혹 결혼한 분들이 그러한 이야기들을 할 때가 있다. 사랑이라는 환상에 빠지지 말라는 격한 조언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또 때로는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한 수많은 소설과 드라마, 영화가 이러한 조언을 우리에게 건네기도 한다. 작년에 개봉된 신민아, 조정석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도 그러한 조언을 아끼지 않던 영화 중 하나였지 않을까 싶다. 고 최진실, 박중훈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을 아쉽게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영화 소개를 보면 평범한 남녀가 만나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자신들이 상상해오던 결혼과는 먼 생활에 서로 오해를 하고 갈등하는 내용을 로맨틱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라고 하여 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놓쳐 아쉬웠던 중에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여 이번에 소설로 대신 접해보았다.

 

 

생각보다 책이 많이 얇았다. 1-2시간 안에 후딱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소설이라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나서의 마음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고 스스로도 결혼이 그리 환상적이고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왔지만, 막상 영민, 미영 커플을 통해 결혼의 또 다른 면을 만나니 결혼을 정말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사랑은 진정 무엇일까,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 보니 인물들의 심리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지 않다. 상황 설명도 그리 자세하지 못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해가 안 되는 장면도 간혹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영민이 미영이를 오해하는 장면은 살짝 유치하게 다가오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드라마틱함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현실에서 드라마틱한 이유로 상대방을 오해하는 경우는 드무니까 말이다. 모두들 유치하고 사소한 것들로 상대방을 오해하고 싸우니까. 읽는 동안 정말 실제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이야기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영민이가 미영이를 두고 다른 여자를 품으려고 했을 때는 혈압이 극도로 올라갔던 것 같다. 아무리 오해를 하고 있다지만,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어서 말이다. 그 오해를 풀 생각을 왜 하지 못하나 싶어 안타까웠다.

 

 

내성적인 남자와 외향적인 여자가 만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을 한다. 남자는 결혼에 대한 큰 환상을 품고 있었지만, 현실은 그 환상과 달랐고 작은 오해로 질투에 휩싸인 남자는 여자와 잦은 다툼을 벌이며 멀어진다. 소설은 남녀의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었을 때 보이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영민과 미영 커플을 통해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결혼이 사랑의 완성인가에 대한 물음을, 여자와 남자가 하나가 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소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사회활동을 하는 남자의 성장과 주부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여자가 느끼는 소외감을 그리며 이 커플의 불균형도 보여주는데,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와 달리 요즘은 대부분이 맞벌이라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그럼에도 결혼 이후 부부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던 부분이라 의미 있지 않았나 싶다. 결국은 미영이 복통으로 쓰러지면서 이 둘은 화해 아닌 화해를 하게 된다. 미영이 입원을 하면서 영민이 그 빈자리를 느끼며 미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싸운다.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며 사랑한다 수없이 말하면서 그들은 함께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사랑이 무엇인지 결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소설은 끝이 난다.

 

 

그렇다. 이 작품은 결국 사랑이 무엇인가, 결혼이 무엇인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싸우고 화해를 반복하면서 살다 보면 언제가는 알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할 뿐이다. 분량은 굉장히 가벼웠지만, 읽고 나서 뭔가 더 얹어진 느낌이 들었던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 않나 싶다. 여전히 사랑은 어렵고, 결혼은 더 어렵다.

 

 

결혼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문구지만, 결혼을 하게 된다면 잊지 말아야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해 남겨본다. 어릴 적에는 사랑은 마냥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사랑으로 인한 아픔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픔이 있기 때문에 사랑이 더 빛이 나고 그렇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그 아픔을 견딘 후 사랑이 더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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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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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종종 이런 말을 듣곤 했다. "너 의외다." 혹은 "너 맞아?"

 

그리고 중학생 때 내 별명 중에는 '날범생'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한 친구가 어느 날 대뜸 날라리+범생이의 합성어인 저 별명을 내게 붙이면서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불렀는데, 이유는 별거 없었다. 학교에서는 선도부장도 하면서 학칙을 잘 따르는 얌전한 학생인데, 교문을 나가면 귀찌도 하고 교복도 갈아입고 노는 것도 좋아하다 보니 그런 말을 듣곤 했다. 학교에서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인지 단순히 그런 행동들만으로도 친구들한테는 꽤 신선했던 모양이다. 단지 멋은 내고 싶은데 어른들과의 불화는 싫어서 학교 밖에서, 적당한 수준으로 멋을 냈을 뿐인데 그런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대체 내가 어떻게 보이기에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도 밖에서도 난 나인데,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이 솔직히 께름칙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그런 평가가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 나를 얼마나 안다고, 라는 반항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을 가고 20살이 넘으면서 그런 생각은 더욱 커졌다. 솔직히 대학생활을 그리 열정적으로 재미나게 보내지 못한 나로서는 학교에서의 크고 다양한 추억이 그다지 없다. 대신 학교 밖에서 중고등학교 친구들과의 추억이 더 많다. 그 친구들과 20대 초반에는 클럽도 다니고, 술도 많이 마시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과에서 친했던 몇 명 친구들과의 소소한 추억들도 있는데, 주로 수업을 빼먹고 노래방을 간다든가 술을 마시러 간다든가, 저녁에 학교 운동장에서 술을 마시는 그런 추억들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간혹 친하지 않은 학교 사람들에게 하거나 그런 나의 모습을 보이면 다들 놀랬다. 학교에서는 얌전한데 클럽도 다니고, 술도 좋아한다는 사실에 말이다. 그럼 또 어김없이 드는 생각은 지가 나를 얼마나 안다고, 였다. 그러다 문득 나 스스로도 내가 누구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떤 모습이 정말 내 모습일까, 라는 그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철학적인 주제는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뇌를 가지고 있다 보니 나중에는 그냥 일탈을 꿈꾸는 내가 하나 더 있을 뿐이다, 로 결론을 내려었다.

 

 

 

 

하지만 답답함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나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타인들이 나를 평가할 때마다 고개 드는 '나를 얼마나 안다고'에 대한 반항심들이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분인"이라는 개념을 통해 '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이 만나고 싶었던 이유 말이다.

 

 

<나란 무엇인가>는 앞에서도 설명했듯 "분인"이라는 개념으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정의를 한다. 우리는 보통 '나'라고 하면 한 개인으로 인식해 '하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저자는 더 나눌 수 없는 존재라 생각했던 개인을 더 나누어 보자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분인"이라 칭한다. 개인이 숫자 1이라면 분인은 분수에 해당하는데, 분모는 내가 맺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각각의 분자의 크기도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저자 자신의 경험담과 자신의 소설에서 고민하며 썼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분인"에 대한 개념 설명을 한다. 거기에 더해 문학 작품이나 유명한 강연록 등에서 분인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을 뽑아 함께 제시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인간은 양파 같은 존재라 진정한 나란 존재하지 않는다."(p.61)라고 대답한다. "진정한 나를 찾았다란 이상적인 구성 비율의 분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p.143)라면서 말이다. '개인'이라는 개념으로 우리 존재를 규정할 때는 다양성을 인정할 수 없게 되지만, '분인'이라는 개념으로 우리 존재를 규정하게 되면 어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모습 모두가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단 하나로 존재하는 나를 찾기 위해 고민을 하고, 진정한 나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자신의 모습들 때문에 힘들어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분인주의를 접하면서 그동안 품었던 '진짜 나는 누구일까?'라는 궁금증도 해소가 되었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타인들로부터 듣던 원치 않던 평가나 나를 향해 가지고 있던 그들의 편견들이 불편했던 이유는 단순히 그들이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라는 반항심 때문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 자신도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라는 불안감이 그런 반항심으로 표현이 되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지금에 와서 든다. 나 자신이 꼭 하나여야 할 필요성이 없어지면서, 내 모습이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서 그동안 내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무언가가 해소된 것 같다.

 

 

 

<나란 무엇인가>는 그동안 상식으로 굳혀져있던 인간을 설명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개인"을 더 나누어 "분인"으로 설명을 하면서 확장하여 이 개념으로 사랑과 죽음도 설명을 한다. 인간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있을 때 자신(분인)이 좋기 때문이고, 타인의 죽음이 슬픈 이유는 그 망자와 함께 했을 때 자신(분인)이 더는 존재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와 함께 '융합'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개인"이 아닌 "분인"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하는 이유도 마지막 장을 통해 이야기를 한다. 개인은 타인과 나를 나누지만, 분인은 나 자신을 나누되 타인과 나를 나누지는 않는다면서 그 이유는 분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지만, 저자가 일상 속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사례로 제시하며 풀어가고 있어 오히려 친근하고, 어렵지 않았다. 개념도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았기에 이해도 잘 되었고, '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자신이 제시하고 있는 분인주의가 정답임을 강요하고 있지 않아 마음 편히 읽혔던 것도 있었다.

 

 

 

 

지금 타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그리던 자신의 모습이 달라 혼란스럽거나 진정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해 고민인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을 정리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적어도 나처럼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몰라 혼란스러웠던 마음이 한결 편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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