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수업 - 사람 때문에 매일 괴로운 당신을 위한
데이비드 D. 번즈 지음, 차익종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람'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게 가족이든, 친구이든, 연인 때문이든, 다른 누구 때문이든 말이다. 사회라는 집단 속에서 우리는 관계를 맺고 살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많고 적고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든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다 겪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렇다. 요즘은 타인보다는 나 자신 때문에 힘들지만, 대체로 힘든 일이 생길 때는 타인과의 관계인 경우가 많았다. 작은 오해가 커져 다툼이 되고 싸움이 되고 그러다 소중한 인연과 등을 돌린 경험 나 역시 있다. 물론 누군가와는 관계를 끊는게 오히려 잘 된 경우도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끝없이 생채기만 내면서 상처를 주는 관계는 아플지라도 끊는게 낫다,라는 것을 가르쳐 준 관계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 아쉬운 관계도 있었다. 조금만 더 이해해 볼 것을, 조금만 더 차분히 대화를 해볼 것을 하는 그런 아쉬움이 남는 관계 말이다.



그러다보니 그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어 언젠가부터는 미리 선을 긋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사람은 여기까지, 저 사람은 저기까지 이런 식으로 어렸을 때와는 달리 누군가를 깊이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덕에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많이 줄일 수 있었지만 대신 관계에서 오는 공허감과 외로움을 종종 느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생기는 관계의 어려움과 그 관계에서 한발짝 물러서면 생기는 공허감.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문득 힘들지 않은 관계를 맺으면서 공허감도 느끼지 않는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고민하다가 <관계 수업>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의 최고 권위자인 데이비드 번즈 박사가 쓴 이 책은 저자가 직접 환자들을 치료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1장에서 우선 왜 우리가 서로 편하게 지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결핍이론과 동기부여 이론 등으로 설명하고 스스로 자신의 인간관계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2장에서는 관계 만족도 측정표 등을 수록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보통의 인간관계를 다루고 있는 자기계발서들과 달리 읽을 때 메모지와 필기구가 꼭 필요한데, 그 이유는 책을 통해 저자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훈련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대면 치료는 불가능하더라도 책으로나마 독자들이 치료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해 놓은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그냥 눈으로만 수동적으로 읽어나가다가 나중에는 저자가 시키는 대로 상황별 대처 방법 등을 써보면서 능동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나중에 이 책을 다 읽어갈 때쯤 저자에게 혼이(?!) 나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시키는 대로 스스로 훈련하면서 능동적으로 읽어가기를 권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훈련을 위해서는 시간을 넉넉히 두고 읽어가기를 바란다. 자신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계속 책을 곁에 두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록되어 있는 훈련지를 직접 작성하는 동안 나 스스로 나의 인간관계를 돌이켜보고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와 맞지 않다고 혹은 저 사람이 이상하다고 치부하고 넘어갔던 관계들이 실은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 솔직히 많이 당혹스럽기도 했다. 의사소통 진단표를 작성할 때는 해당 사례에 나왔던 한나처럼 나 역시 0점이 나와 그동안 내가 얼마나 타인과 소통을 못했는지, 나의 소통 방식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는지 깨닫고는 많이 반성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다양하고 풍부한 상담 사례를 접하면서 문득문득 나와 같은 상담자를 만날 때마다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면서 읽어나갔던 것 같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행동이 옳지 못함이 그리도 잘 보이는데 왜 내 일이 되면 그토록 감정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하게 되는지 참 답답하다.



3장부터는 본격적인 관계 수업이 진행된다. 인간관계의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비법으로 저자는 기본적으로 5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그 방법을 토대로 한 훈련을 가르쳐주면서 독자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밀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추가적으로 더 알려준다.



나 역시 이러한 과정을 따라가면서 스스로 훈련을 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제시된 5가지 비법(무장해제, 생각과 감정 공감, 확인 질문하기, 내 기분 말하기, 달래기) 중 내 기분 말하기와 달래기는 되지 않아 많이 답답했다. 나도 모르게 상대방이 알아서 내 기분을 알아줬으면 하게 되고, 내 감정을 말하는게 뭔가 부끄러워 훈련임에도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달래기도 왜인지 내가 손해 보는 느낌이라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저자가 지적했듯 왜 나만 변해야 하나, 라는 불순한 감정이 들기도 해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단순히 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인간관계를 돌이켜보고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던 책이라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자신의 관계 지수가 향상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 역시 그렇기에 계속 훈련을 하고 매주 자신의 관계 지수를 확인하라고 거듭 이야기한다. 나 역시 이 책을 다 읽었지만, 책상 한 모퉁이에 두고 매일 훈련을 하면서 다시 읽어 보려고 한다. 지금보다 진실되고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서 노력해보려고 한다. 나를 드러내고, 내 감정을 타인에게 말하고, 타인에게 다정다감하게 다가가는게 아직은 많이 힘들지만 조금씩 연습하다 보면 나도 저자처럼, 사례에 나왔던 성공한 상담자들처럼 될 수 있을거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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