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오따쓰 -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앨런 와이즈먼 지음, 황대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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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가비오따쓰 GAVIOTAS :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앨런 와이즈먼(Alan H. Weisman, 1947 3 24~) 황대권  / 2008. 10., 364랜덤하우스


<가비오따스>  마디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람들이 일구어낸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이 ‘자연과 함께 홀로 사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면 <가비오따스>는 ‘여럿이 함께 자연과 살아가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가비오따스' 콜럼비아 수도 보고타로부터 동쪽으로 자동차로 16시간 거리에 있는 사바나 대평원 지대(일명 야노쓰) 위치한 생태환경도시이다이곳은 나무 한그루 없는 콜롬비아 사막 불모의땅으로 알려져 있다가비오따쓰는 100년 넘게 콜럼비아를 온통 둘러싼 무장 폭력과 자본주의의 거대한 물결 속에 있으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며 조금 비켜나 있다.

1970년대 초반파올로 루가리와 동료 1인은 '자연과 융화하며 자급자족의 공동체로서 척박한 열대지방의 특성을 살려 에너지를 거의 모든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도시' 조성할 목적으로 이곳을 찾았다. 루가리의 좌우명은 “진정한 위기는 자원의 부족이 아니라 상상력의 부족이다”이라 한다. 2명으로 시작된 공동체는 2003년에 200명으로 늘어났다.


와이즈먼이 보여주는 가비오따쓰에는 빈부격차에 의한 계층도직업의 귀천도 없다모두들 맡은 일을 하며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가비오따쓰에서 사람들은 자기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하거나 나름대로 일거리를 만들어서 일했다도시에서 의사교수과학자였던 사람들도 있으며천민 취급을 받고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던 거리의 아이들과이보 인디언들도 있었지만그들은 모두 같은 급료를 받았다임금은 높지 않았지만 숙소와 음식교육보건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되었다쓰레기를치우는 사람도 최신 태양열 기구를 발명해낸 사람 못지않은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들은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가비오따쓰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있도록 지원하였다과학자와 기술자들은 태양열을 이용한 발명품들을 자체 개발해내고 기술을  3세계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결과그들은 적도의 미풍만으로도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풍차손가빌 하나의 힘으로도 작동시킬  있는 초효율 펌프태양열로 작동하는 정화 주전자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태양열 냉장고태양열 주방자연의 바람을 이용해 열대의 뜨거운 기후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할  있게 설계된 병원 등을 발명해냈다. 

또한 그들은 공동체 회의를 통해 축구 대회음악회자연 실습 등을 꾸려가며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가비오따쓰는 주위를 둘러싼 혼탁한 세상과 비교하면 보잘것없어 보일 수도 있다. 


저자는 “가비오따쓰인들은 비싸고 한정적인 석유 대신 누구나 사용할  있고 무한한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고척박한 야노쓰에서도 가능한 수경재배법을 개발하고 채소를 키워 자급자족하고 있었으며학교와 병원을 세워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의 기회와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그리고 마른 풀밖에 없었던 황량한 야노쓰에 소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4 헥타르의열대우림을 만들어냈다 열대우림은 가비오따쓰의 가장  성과다콜롬비아에서만 10 동안 60 헥타르의 숲이 사라졌다지구의 허파가 되는 열대우림의 소실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류의  위협이다그들이 만들어낸 열대우림은 사라졌던 생태계를 불러들이고 적도의 열기를 막아주었다 모든 일들은 가비오따쓰인들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만들어간 인내와 노력투쟁의산물이었다가비오따쓰의 업적은 환경을 손상시킨 힘이 거꾸로 그것을 회복시키는 데도 사용될  있음을 희망적으로 보여준다.”라며 인류의 미래라고 칭찬해 마지않는다.

루가리와 가비오따쓰 주민들의 노력과 열정은 오늘날 생태주의에 입각한 공동체 건설이 어떻게 실현 가능한 지를 보여주고 있다.


‘가비오따스’는 단지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자들의 꿈일 수도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온전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콜럼비아의 주요 사회체제에서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버텨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비오따쓰는 어찌할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바로잡을  있는 능력이 인류에게 그것도 제3세계인들에게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와이즈먼이 생각하는 가비오따스의 미래는 불완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가비오따스의 탄생과 유지가 콜럼비아 상류계급인 파울로 루가리 등에 의해 진행되었다는 점과 가비오따스가 콜럼비아 주류 사회경제체제에서 완전히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루가리와 상류층 출신의 구성원들이 아니었으면 가비오따스가 생존하고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비오따스는 필요한 기술과 자재, 인력과 상품시장을 루가리의 인맥, 그리고 유엔과 콜럼비아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가비오따스의 규모가 커질수록 의존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콜럼비아 및 남미, 그리고 전세계에 걸쳐 저소득층과 극빈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힘(또는 주요 모순)에서 개인이 아닌 일정 규모의 집단이 벗어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콜럼비아 사회 전체의 흐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힘을 쏟는 것이 지름길일 수 있다. 그런 가능성은 최근 콜럼비아 정부와 게릴라군 간의 평화협정이 말해주고 있다.


1970년대에 콜럼비아가 처한 현실이나 21세기에 콜럼비아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의 공통점 중의 한 가지는 콜럼비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콜럼비아에 내재하는 문제점, 즉 빈부격차와 양극화, 외세의 개입과 대외의존적 경제구조, 불안정한 정치사회, 공동체 붕괴 등은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15세기 마제란으로 상징되는 유럽대륙의 아메리카 침략이며 그 이후 50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서구 국가와 자본의 아메리카 수탈과 개입이다.

콜럼비아는 스페인으로부터 오랫동안 식민지로 신음했으며, 장기간의 식민지 구조는 독립 후에도 콜럼비아의 정치사회 구조를 절름발이와 폭력으로 물들여 놓았다. 보수를 표방하는 세력과 자유를 표방하는 세력 간에 벌어진 수십 년간의 유혈대립, 그리고 민병대의 잔혹한 살상, 정부군과 게릴라군의 무장투쟁, 미국의 개입 등이 20세기 콜럼비아 사회를 규정했다.


다행하게도 21세기 들어 콜럼비아 정부와 게릴라군 간에 평화협정이 타결되었다. 이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에 쿠바 정부와 노르웨이 정부가 중재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바로 미국이나 유엔, 유럽 주요국가 아닌 외국에 의해 콜럼비아와 남미에 평화의 희망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콜럼비아 사회가 미국의 집요한 개입을 극복하고 평화협정을 이행하고 사회경제 체제를 바꾸어 나가면 가이보따스에 콜럼비아 전체에게 끼친 영향보다 훨씬 광범위한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가비오따스의 의미나 가능성이 퇴색되지는 않을 것이다. 평화협정이 콜럼비아 사회 전체와 모든 국민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키지는 못랄 것이며, 사람들의 생활 곳곳에 구체적으로 스며들어 있는 자본주의의 적폐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평화협정은 가비오따스의 유지와 확장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콜롬비아의 50 내전이번에는 끝낼  있을까? 1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93921

콜롬비아의 50 내전이번에는 끝낼  있을까? 2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87840

콜롬비아의 50 내전이번에는 끝낼  있을까? 3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92523

콜롬비아의 50 내전이번에는 끝낼  있을까? 4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05534

'52 내전콜롬비아 평화협정 타결…"102 국민투표"(종합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6/08/25/0607000000AKR20160825036951087.HTML?input=www.twitter.com


<가비오따스> 법정스님의 추천도서 50  44번째 책이다.


[2016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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