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주의 -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 한국 자본주의 1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추천 [서평] 장하성 저 <한국 자본주의 :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를 읽고 / 2014. 09., 724쪽, 헤이북스

저자는 한국 경제 전반의 전체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 핵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장하성은 책의 머리말에 2008년 이후 미국발 경제위기를 통해 그동안 지구촌을 주름잡았던 세계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제기되었으며, 그 원인은 '지난 30년간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시장 근본주의가 세계 자본주의 작동방식을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신자유주의’ 및 ‘시장 근본주의’는 정부개입 축소, 규제완화, 복지축소, 민영화, 세계화 등을 특징으로 한다.
"시장 근본주의가 지배한 결과 선진국들의 자본주의 체제는 소득 불평등과 계층적 양극화를 악화시켰고, 경제가 성장하는데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구조화되었으며, 저임금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하는 등 고용 조건 악화와 불안정 고용 증대라는 노동 구조의 악화도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제1부 ‘한국 자본주의 높아보기’에서 저자는, 한국 자본주의도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3無(고용,임금,분배) 성장이 지속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에 더해 한국은 "선진국들에는 없는 문제들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것은 "극도로 불공정한 시장의 경쟁 구조,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기업의 과다한 내부유보금, 그리고 비정규직과 자영업 노동자 비중이 대안히 높은 불안정한 고용구조 등”이라 설명한다. 
또한 "선진국들이 복지로부터 후퇴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제서야 복지를 시작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의 전부가 시장을 규제하는 역할을 줄여가기 시작한 1980년대에 한국은 계획경제를 하고 있었고, 선진국에서와 같은 경쟁시장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도 다른 조건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한국의 자본주의 역사는 ‘30년’에 불과하며, 한국경제는 1990년대 중반까지 독재정권이 주도하는 ‘계획경제’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다름 아니었으며, 김영삼 정권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자본주의도, (자유)시장경제도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역사가 수백 년 동안 이어져온 서구 국가들의 경제 문제와 30년 밖에 안 된 한국경제의 문제는 다를 수밖에 없고 해법도 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자로서 ‘자본주의'나 ‘시장경제'에 대해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에 따라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자본주의 개념의 핵심을 ‘사적 소유’라고 정의하면 한국 경제는 1948년부터, 아니 일제시대부터 (식민지형)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인정할 수 있고, (자유)시장경제 개념의 핵심을 ‘자유시장’으로만 정의하면 정부가 강제로 시장가격을 통제하지 않는 상품이나 서비스 시장이 존재했기 때문에 박정희 체제도 자유시장경제라 인정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중국을 자본주의로도 사회주의로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부분을 강조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시장경제나 계획경제는 제 1,2차 세계대전 후 서로 일부 장점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어떤 체제를 헌법과 같은 제도에 규정하여 추구하느냐와 어떤 체제가 사회경제 전체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조건에 따라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사회민주주의도 수십 가지의 유형과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 경제와 한국 경제의 차이점’에 근거하여 장하성은 한국 내 보수우파의 박정희에 대한 향수를 비판하고, 동시에 시장경제를 신자유주의와 동일시하는 일부 진보좌파의 시각을 비판한다. 서구에서 신자유주의가 탄생한 배경은 전후 복지를 늘리고 정부개입을 확대한 선진국 경제의 역사와 구조이었기 때문에 IMF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변화는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1940~80년대 한국 경제를 "자본주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한국경제에 자본주의적인 경제 제도나 요소도 많았듯이, 서구 경제체제에서 시작된 신자유주의 역시 한국 경제의 현실에 착안하여 도입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자유주의가 한국경제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이전 김영삼 정부 시절에 제도화된 금융자유화 등의 제도이고, 금융위기 이후 IMF와 미국 정부의 강제로 정리해고, 비정규직화, 금융시장 확대 등과 같은 정부개입 축소, 규제완화, 복지축소, 민영화, 세계화라는 신자유주의가 물밀듯이 밀어닥쳤다. 즉, 한국경제는 저자가 주장하는 ‘한국 고유의 구조적인 문제’와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얽혀버린 최악의 상태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제2부 ‘한국 자본주의 따져 묻기’에서 저자는 1990년대 이후 사회활동을 펼치면서 국내에서 반대자들에게 부딪히며 비판받았던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자세하게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한다. 그 몇 가지는 주주 자본주의와 '먹튀 논쟁', 그리고 삼성 지배구조 문제이다.
주주 자본주의의 경우, 주주 자본에 대한 이론과 개념을 설명하면서 주주 자본 이외의 부채 자본, 이해당사자 자본주의, 협동조합, 국가 자본주의 등을 소개하면서 주주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함과 동시에 현실적인 제약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000년대 ‘먹튀 논쟁’의 경우, 외완은행을 사고판 론스타와 소버린의 ‘SK 경영권 분쟁’ 그리고 상하이차의 ‘쌍용차 기술 먹튀 논쟁’을 사례로 제시한다. 그는 외환은행과 상하이차의 경우, 이들 기업이 부도위기에 처했을 때 채권단(정부가 주도하는 은행을 포함하여)과 다른 재벌기업 등이 외면한 상황에서 론스타와 상하이차가 인수하였고, 몇 년간 경영한 뒤에 론스타는 경영을 정상화시켜 이익을 실현시킨 뒤 팔았고 상하이차는 경영에 실패하여 손실을 보고 팔았음을 지적한다. 소버린의 경우, SK의 오너가 분식회계 등으로 기업을 부실하게 경영하여 도덕적인 지탄을 받아 국내 투자자에게 외면당한 상황에서 공개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였고, '경영권 분쟁’ 논란이 된 후 경영이 정상화되자 공개시장에서 주식을 팔아 이익을 보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론스타와 소버린이 주식을 매각할 시점의 외환은행과 SK의 주식가치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동일하게 상승된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고, 론스타와 소버린 그리고 상하이차가 국내 기업을 경영하거나 경영권 논란을 벌이는 기간 동안 해당 기업의 임직원과 하청기업이 경제활동을 영위했다는 점도 지적한다.
2004년 삼성 지배구조 문제의 경우, 언론이 보도했던 삼성전자에 대한 적대적 M&A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M&A 논란이 발생한 배경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감추려는 의도가 있음을 지적한다. 즉, “통제받지 않는 권한을 가지면서도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으며, 누구도 경쟁적으로 도전할 수 없는 재벌 총수들의 경영”이라는 한국 재벌그룹의 경영권 방어 탐욕에 대해 비판한다.
제2부에서 주주 자본주의와 '먹튀 논쟁', 그리고 삼성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알게 되었다. 특히 ‘먹튀 논쟁’의 경우 론스타와 상하이차 등이 불법과 부정을 저질렀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이 책임이 더 크다는 것과 언론과 투자자들 역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주주 자본주의와 관련하여 한국의 법과 제도, 역학관계와 문화가 주주 자본주의 이외의 다른 대안에 대해 제대로 다루거나 시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 자본주의 이외의 대안은 쉽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 것은 저자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가 수십 가지 모습이 있듯이, 회사 형태나 기업 형태, 그리고 소유 형태는 얼마든지 상상력을 발휘해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제3부 ‘한국 자본주의 고쳐쓰기’에서 저자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사회민주주는 한국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하면서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로 고쳐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본주의에서의 소유는 ‘정의로운 소유’가 되어야 하고, 무한경쟁은 자본주의를 몰락시키기 때문에 '정의로운 경쟁'이 필요하며, 자본주의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분배의 공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유 지상주의자 로버트 로직의 이론에 근거하여 한국의 자본주의는 ‘정의롭지 못한’ 체제라고 말한다. 한국 현대사와 자본주의의 역사는 정의롭지 못한 소유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었다. 재벌대기업은 사업 낚아채기, 일감 몰아주기, 부당 내부 거래 독과점 담합, 원청기업의 ‘갑질' 등 불공정한 경쟁을 일삼았다. 한국 경제는 재벌 편중과 재벌 양극화,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과 미로 같은 순환 출자 등으로 ‘구성의 모순’에 빠져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한국 경제의 미래일 수 있지만,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그리고 재벌 2세, 3세에 매달린 방식은 한국 경제의 미래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가 한국 자본주의의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위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첫째는 함께 잘사는 것이 한국 사회가 지향하는 새로운 가치라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실현해낼 구체적인 정책들을 마련해야 하며, 셋째는 그러한 정책들을 실제로 시행할 정치 지도자들의 의지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는 사회적 합의의 방식을, "가치와 목표를 지닌 정당이 집권하는 것"이 유일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실현하는 것은 민주주의 제도와 절차 그리고 실천의 문제인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시장과 공공의 경계를 다시 정립하고, 시장과 정부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원칙을 정해야”한다. 
"구체적인 정책들 중에서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주제는 ‘분배’다. "분배 정책은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경제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인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구조와 질서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경쟁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고, 더불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포용적 성장 정책이 복지 정책, 조세 정책과 연계되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제구조와 분배에 관한 정책의 틀이 만들어지면 이를 뒷받침할 산업구조, 기업구조, 노동구조, 금융구조, 교육구조를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구조에 부합하도록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구체적인 정책들이 필요하다.”

그는 가장 중심적인 과제로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정책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정책은 기업의 이익 중에서 가계로 분배되는 몫을 키우고, 임금격차를 줄이며, 소득분배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비생산적이고 막대한 내부 유보금에 대해 '초과 내부보유세'를 물리고, 비정규직법을 개정(업무 존속기간을 기준한 정규직 전화제)하며, 소득세와 법인세의 누진성을 강화하고,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은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는 소유 구조가 바뀌어야 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이 없는 경영 형태가 바뀌어야”한다. 재벌의 소유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업무용, 무수익 자산의 순환 출자를 금지시키고 지주회사나 내부회사 제도 또는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무 매수 제도를 도입해야 하고, 경영 형태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이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집중 투표제를 도입하거나 노동자의 이사회 참여를 제도화한다.
장하성은 토마 피케티의 ‘글로벌 자본세’가 한국의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효용성이 지극히 낮다고 주장한다. 그가 반대하는 논거는 피케티 이론의 핵심인 ‘자본수익률(r) > 성장률(g)’ 공식이 한국 경제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소득 불평등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세로 정부 수입을 늘려서 재분배하는 정책보다는 적극적인 노동정책이나 임금정책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즉 앞에서 주장한 ‘초과 내부유보세’와 ‘비정규직법 개정’ 그리고 재벌대기업에 대한 증여세와 상속세를 강화하거나 현행법이라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우선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동의하나 피케티의 글로벌 자본세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는 공감하기 어려웠다. 저자는 피케티가 자본수익률을 구한 근거와 계산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은채 자료와 계산을 임의로 선택하여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케티 역시 저자와 마찬가지로 이미 글로벌 자본세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전세계적 차원에서 금융정보와 거래의 투명성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전제를 제시했다. 또한 스위스 비밀금고나 버진아일랜드와 같은 조세피난처에 수백 조원에 달하는 한국인의 탈세금액이 조성되어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글로벌 자본세는 ‘나중에’ 도입할 게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수십 조원에 이르는 자원비리가 저질러졌는데, 이를 명확하게 조사하고 불법거래를 차단하고 세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본세 도입을 위한 사전 체계와 제도와 필수적일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장하성은 “재벌과의 사회적 대타협은 없다”고 단언한다. 재벌과의 사회적 대타협이 이루어졌던 북유럽 국가의 조건과 현재 한국 자본주의의 조건이 판이하게 다르고(스웨덴은 정부 및 재벌을 상대로 강력한 교섭력을 가진 전국적 노동조합이 존재했다. 노조 가입률이 79%나 되는), 한국의 노사교섭 권한은 단위 노조가 가지고 있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간의 괴리가 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독자로서 이 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노사정위원회’는 아무런 제도적, 정책적 뒷받침도 없이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재벌과 한국노총의 선전도구로만 이용되고 있다. 언론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통해 대다수 ‘일하는 사람들’에게 굴복과 좌절을 강요한다.

그는 김대중 정부의 인수위에 참여했던 경험을 근거로 하여 “한국 사회가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만드는 것에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면, 개개인의 이념적 좌표를 넘어서 이를 현실화할 정책을 만들 역량 있는 전문가들은 한국에 많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저자가 소개하고 설명한 정도로는 " 개개인의 이념적 좌표를 넘어서 이를 현실화할 정책을 만들 역량 있는 전문가들은 한국에 많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다. 저자가 참여했다는 김대중 정부 인수위원회는 미국 정부와 IMF, 그리고 미국 금융자본의 이익만을 보장해주었고, 한국의 경제 구조를 제대로 개선시키지는 못한채 신자유주의 정책만을 강요했고, 노동자들과 농민들, 그리고 자영업자들의 희생만을 가져왔다. 전반적으로 개선되던 한국의 모든 경제지표가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IMF 금융위기 이후였다. 저자 역시 최근 15년 동안의 한국 경제 악화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자는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분야가 ‘정치’인데, 지금의 한국 정치 구조와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을 고려하면 희망적이지 않다고 평가한다. 현재 국회와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적 계층을 대변하고 있지 않으며, 최근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 결과가 기존 정당의 혁신이나 대안 정당의 출현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계급 배반 투표’와 ‘기억 상실 투표’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에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가 현실이 될 희망은 민주주의에 달려 있다”면서 “자본이 아닌 노동으로 삶을 꾸려가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계급 배반 투표’와 ‘기억 상실 투표’를 한다면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가 현실이 되는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희망은 있다.”는 문장으로 결론을 대신한다.

저자의 결론은 정치인들과 기득권층, 그리고 학자들의 책임을 유권자에게 전가하는 느낌이 들어 조금 불편했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조선시대의 무능하고 부패한 양반과 지식인들이 식민지 시대에 대거 일제에 영합하고 친일파로 변절한 모습, 해방 이후 미군정과 친일파와 수구폭력배에 굴복하고 야합하는 모습, 한국전쟁 전후 반공 빨갱이 사냥을 통해 수많은 양민을 학살하고 수탈한 과정, 이승만의 폭력과 박정희 군사독재 체제,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체제, 김영삼과 김대중, 노무현 민간정부 시절 권력과 자본에 대한 야합과 변절의 모습을 겪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권력과 자본에 결탁한 언론과 지식인, 정치인과 관료, 법조인과 문화예술인이 있었다. 최근에는 멀쩡한 소수정당이 강제로 해산당하기까지 했다. 하루종일 식당과 관공서와 은행과 터미널에서는 쓰레기 종편과 어용방송이 공갈과 협박을 일삼고, 기레기 언론은 거짓말과 무한경쟁만을 주입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조롱과 환멸도 다반사다. 
그런 과정과 현실을 보아온 유권자들이 걸핏하면 종북이니 좌파니 매도당하는 진보정당이나 새로운 정치세력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하루 세끼 먹고 살기도 빠듯한 저소득층이 민주정부라고 등장한 후 오히려 더 먹고살기가 빠듯했던 시절에 남는 것은 ‘투표 포기’ 밖에 없을 것이다.
“정치가 문제고, 민주주의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은 십분 공감한다. 그러나 어떤 정치, 어떤 정치인, 어떤 민주주의인지 보여주어야 하고 함께 경험해야 한다. 야당부터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고 대화하고 함께 모색해야 한다. 장하성이라는 학자부터 스스로 과거의 책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상대방을 포용해야 한다. 새누리당을 포용하기 이전에 다른 야당, 다른 진보정치세력, 시민사회세력, 노동조합, 농민회, 서민들과 대안을 모색하고 협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이 책이 정치(국회의원 자리)를 위한 포석이 아니라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한국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의 탄생과 변화, 성숙과 제도 변천에 깊숙히 개입해왔고 지금도 개입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구조적인 문제 등을 다루지 않은 것은 크게 유감이다. 한국 자본주의의 절반만 다루었다는 느낌이다. 대외무역이나 대외관계는 이념이나 국적이 없다고 말하려나? 상품이나 서비스는 국적이 없지만, 대외무역과 대외관계는 국적이 있다. 미국 정부도 어떤 정부도 자국의 기업, 자본, 유권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다른 나라를 대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제1,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중동분쟁이 끊이지 않고, 무역보복이니 무역제재니 하는 갈등이 생기지 않나?

[참고 정보]

-‘고용 없는 성장’ 한국 1위 망신 http://www.economyinsight.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1
-수출대기업 의존 커져 ‘고용없는 성장’ 심화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35405.html
-실질임금증가율, 경제성장률 밑돌아…'임금없는 성장' 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0/15/0200000000AKR20141015125100002.HTML
-분배 없는 성장은 불가능하다 http://samgukji.net/won/link/?item_no=598199
-상위 10%가 소득 절반 차지…드러난 소득양극화의 민낯 www.yonhapnews.co.kr/bulletin/2014/12/11/0200000000AKR20141211089100002.HTML?input=1195m
-상위 10%가 전국 토지 '땅값기준' 72% 소유. 토지 편중, 땅값 올리고 분양값도 올려 http://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243757.html
-IMF 이후 17년, 갈수록 악화되는 비정규직 상황 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21270
-비정규직 고용의 질 '악화 일로'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431
-기업소득 늘 때 가계소득 줄었다···‘줄어든 일자리, 자영업 몰락’ 원인 @newsvop http://www.vop.co.kr/A00000773270.html
-가계빚 68조 늘 때, 재벌들은 37조 더 쌓았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83560.html
-'유리지갑'의 비명 .. 법인세 2조 늘 때 소득세 11조 증가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50206023106958
-'낙수효과?', 성장 대신 불균형만 키웠다 http://durl.me/8ia4ec
-1,000조원의 사내유보금, 미국·일본·대만처럼 과세하라 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817
-˝한국 기업 생태계, 정글만도 못해… 대기업 CEO는 창조할 능력 없다˝ http://chosun.com/tw/?id=biz*2013032102603
-2014년 대기업 집단 내부거래 현황 정보 공개 www.ftc.go.kr/news/policy/competePrint.jsp?news_div_cd=1&news_no=2283
-"은행서 저축銀까지…금감원 출신 감사직 점령" 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10030102019922601041 @todaydt
-경찰 → 보험, 검찰 → 대기업 '취업커넥션' 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2795012&ctg=1200
-[송형근의 비즈N조이] 대기업 담합, 산업 생태계 독과점 폐해크다 news.tf.co.kr/read/economy/1334885.htm
-대기업 문어발식 확장 여전 http://news.kbiz.or.kr/news/articleView.html?idxno=27770
-[TF재계 10대 이슈&사람] '꼴불견' 대기업 ‘갑질’, 올해도 '빈축' news.tf.co.kr/read/economy/1466019.htm
-국감 &quot;삼성전자, 국내투자 미비…창조경제 역행&quot; http://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960

[ 2015년 4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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