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침 루쉰문고 3
루쉰 지음, 공상철 옮김 / 그린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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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루쉰 저, 공상철 역 < 외침 吶喊 >을 읽고 / 2011. 07., 216쪽, 그린비


왕스징이 출간한 <루쉰전>(2007 다섯수레)와 함께 읽었다. <광인일기> 등 작품 속에 들어있는 단편소설은 거의 대부분 작년에 읽은 <루쉰 소설 전집>(2008 을유문화사)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이번 작품 <외침>은 루쉰의 인생역정과 반제반봉건 활동과정, 그리고 잡문과 격문 등을 <루쉰전>을 통해 알게된 후에 읽었기에 지난 번 작품과 다르게 다가왔다.

자신이 기대를 걸었던 신해혁명이 실패하고 이후 일본에 건너가 유학시절 동안 열성적으로 노력한 반일반봉건 활동마저 실패한 후에 루쉰은 처절하게 무너지면서 스스로 중국 역사와 중국 인민, 그리고 다른 세상의 이론 등을 공부했다. 몇 년 동안 누가 자신을 부르기 전에 스스로를 갈고 닦은 셈이다. 그런 연휴에 처음 쓴 작품이 <광인일기>였다는 것은 1910년대 말의 루쉰은 중국 인민들을 '깨우쳐야' 한다는 생각이 강렬했음을 보여준다.

<외침>에는 1918~22년 사이의 소설 14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 단편소설들은 중화민국 시기에 중국인들이 체험한 고통과 혼란, 무지몽매한 민중의 모습을 보여 준다. 중국인의 삶을 해학적으로 푸는 루쉰의 소설을 통해 그의 생애에 걸쳐 나타나는 민중에 대한 애정과 번민, 자유를 향한 의지와 희망을 읽을 수 있다.

루쉰은 스스로 자신의 소설에 대해 “나는 병적인 사회에서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서 글의 제재를 많이 얻었다. 그 목적은 병의 원인을 드러내어 치료에 주의하도록 각성시키기 위해서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예컨대 <광인일기>는 식인(食人)의 공포 속에 사로잡힌 광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그 광인은 “30여 년 미몽(迷夢) 속을 헤매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고, 5000년 식인의 역사를 꿰뚫고 있다. 근대의 함정을 발견하고, 오랫동안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은유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이 식인의 고리를 깨기 위해 움직인다. “아이를 구해야 할 텐데...”하며.

루쉰은 중국인을 각성시키기 위해 기본적으로 무지몽매한 민중을 형상화하고 있다. ‘식인’의 공포 속에 정신병을 앓고 있는 광인, 문자를 쓸 줄 알지만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되는 쿵이지, 화(火)가 금(金)을 억누르고 있다 하여 결국 죽게 되는 아기의 엄마 단씨댁 <내일>, 변발을 자른 것으로 심리적 고초를 겪는 N과 칠근 <두발 이야기>와 <야단법석>, 애들은 줄줄인데 흉년과 기근, 가혹한 세금으로 신음하는 룬투(<고향>), 권세와 혁명에 일희일비하는 군중들 <아Q정전>. 이들은 모두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는 중국인, 치료를 받아야 할 병리적 모습의 중국인을 보여 준다. 루쉰은 이렇게 병적 현실을 드러내어 중국 민중의 ‘각성’을 희망하였던 것이다.

출판사는 루쉰이 '중국 현대문학의 기원'이라고 평한다. 나는 중국 근대문학도 현대문학도 잘 모르기에 출판사의 평가에 선뜻 공감할 수 없다. 그러나 <광인일기>, <쿵이지>, <아Q정전>, <고향> 등의 작품을 읽어보면 그 작품들이 중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정도의 작품은 될 것임을 느낀다. 
그리고 루쉰은 문학의 틀을 넘어 현실에 대한 과감한 비판, 권력에 대한 풍자, 약자를 향한 희망을 보임으로써 20세기 초반 식민지 봉건사회였던 중국의 어두운 시기에 중국 지식인들과 인민들에게 구원의 등불이 되었을 것이라는 평가에 동의한다. 물론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의 운동가들과 민중들에게 있어 '인류의 스승'이라 불리울 수 있을 것이다. 

[ 2013년 3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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