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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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어준, 지승호의 < 닥치고 정치 >를 읽고 / 2011. 10., 336쪽, 푸른숲

 

안철수/박원순 현상, 김진숙과 희망버스, 무상급식 등과 더불어 2011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가 '나꼼수'이고 나꼼수의 기획자가 바로 김어준이다. 나꼼수는 "이명박 대통령 헌정방송"을 내세우며 팟캐스트를 시작했고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곽노현 교육감 구속,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 '팟 캐스트 세계 1위를 기록한, 최대 회당 600만명이 다운로드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MB 정권과 집권당이 방송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장악하고 조중동 등 주류언론이 정권과 야합하면서 '알권리'와 '말할 권리'를 빼앗긴 대중들은 나꼼수의 등장에 환호하였고 첨단 미디어의 발전은 SNS와 스마트폰을 보급을 가져와 소비자들이 손쉽게 나꼼수에 접하고 주변에 전파하면서 자기 의견을 추가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은 대중의 목마름과 기술발달에 자신의 콘텐츠를 담아냄으로써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셈이다.


지금까지 기존 정치권은 물론이고 진보적인 정치권과 시민사회운동 세력도 대중들의 몸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해왔다. 자신들만의 언어와 자신들만의 조직으로 대중과 소통이 단절된 채 기득권 언론과 비주류 언론에 의지해 온 것이다. 정치권이든, 노동운동이든, 시민운동이든, 진짜 일단 대중들과 머리가 아닌 몸으로 만나는데 처음 성공한 집단이 바로 ‘나꼼수'라 할 수 있다.


최근 경향신문에 실은 우석훈씨의 말대로 "나꼼수가 없었다면, 어눌하면서도 TV 토론에서 ‘따박따박’ 나경원을 ‘발라주지’ 못하는 별로 매력적이지 못한 중년의 남성이 시장이 될 수 없었을 건 분명"하다. 명실상부, 현재 "공중파와 언론을 통틀어서 지금 김어준은 최고의 기획자"이다. 그는 "지금 한국에 김어준의 감각을 따라갈 사람은 없고, 그만큼 종합적이며 기민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한편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세상은 ‘시민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김어준의 시대’이기도 하다."고 단언한다.

 

김어준.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의 철학과 정치관은 무엇일까? 

이 책은 김어준이라는 기획자에 대해, 그의 세계관과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책 [닥치고 정치]에서 무학(無學)의 통찰을 약속하는 김어준은 폼 잡는 이론이나 용어, 모두 버리고 일상의 언어로 정치를 이야기한다.(그의 말투는 기성 언론인, 학자, 정치인 뿐 아니라 점잔을 빼는 '어른'들도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땅에 점장을 빼는 지식인이 너무 많고 그런 사람  '일색'이디기 때문에 김어준처럼 내뱉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사방이 꽉 막힌 세상에서는...)

그는 이 책이 "'평소 정치에 관심 없는 게 쿨한 건 줄 아는 사람들에게, 이번 대선이 아주 막막한 사람들에게, 그래서 정치를 멀리하는 모두에게' 외치는 정치 교본"이라고 큰 소리친다. '이명박의 여집합', '신정아와 문재인', '비자금, 도둑질', '박근혜, 과거다', '유시민과 국민참여당'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쏟아내고 있다.


김어준 수다의 시작과 끝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왜 정치에 관심을 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그는 정치와 우리 개개인의 일상이 따로 가고 있지 않음을 환기시키며,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원하는 바를 위해 스스로 행동하길 바란다. 높은 물가와 등록금, 과도한 경쟁 체제 등 일상 속 스트레스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 우리 모두 정치의 '주체'임을 인식하고, 닥치고 정치한다면 그의 말대로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독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스탠스 깨닫기, 이명박 정권과 삼성을 통해 보는 우리나라 보수 권력과 그들이 만든 시스템의 실체, 유명 정치인들의 적나라한 정체, 이들을 견제해야 할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대중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 무엇보다도 선거가 당신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을 무학(無學)의 통찰로 시원하게 깨우쳐준다.


안철수도, 박원순도, 곽노현도, 오세훈도 뉴스에서 볼 수 없었고, '나꼼수'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전인 바로 그때, 이 인터뷰는 진행되었다. 당시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현 정권은 여전히 민심과 거리가 멀었고, 주류 언론이 선택한 뉴스는 빠진 것이 많았다. 작년 6·2 지방선거와 분당 보궐선거 결과의 의미는 자명했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처럼 정치 이슈가 생활화되고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이 시작되기 전이었지만 분명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뭔가 불편하고 찝찝한, 그리고 보이지 않는 분노가 쌓여가고 있었다.


이에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그는 분연히 일어나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한 <진보집권플랜>처럼 옳은 소리로, 점잖게 소명의식에만 호소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왜 선거에 참여해야 하며 그것도 '알고' 찍어야 하는지, 왜 사람들이 머리 아픈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다 같이 잘살기 위한 길은 무엇인지, 일상 언어로 풀어헤쳐 보고자 했다. 이 엄중한 시국에 벌어진 우연을 가장한 필연. 정치 지형에 대한, 공학적 접근이 아니라 실제로 각 개인의 입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꼼꼼하고 구체적인 정치 해설 가이드북 <닥치고 정치>는 이렇게 탄생했다.


이 책의 모토는 '알고 찍자'다. 내년 대선과 총선에 앞서 어떤 정당과 정치인이 우리의 욕망과 희망에 부합하는지 김어준은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박근혜를 비롯해 이렇게 많은 현직 정치인들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신랄하게 평가한 책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김어준은 정치가 인격화된 우리의 현실에 맞추어 날카로우면서도 실감나는 일상의 언어를 구사한다. 그 익살스런 입담으로 쏟아내는 적나라한 인물평 속에는 우리가 그 정치인들을 보면서 어렴풋이 느꼈던 감정을 집어내는 통찰이 있다. 단 몇 마디로 그 정치인이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판가름해준다.

(김어준은 다음 대통령 후보감으로 문재인씨를 꼽았다. 그가 문재인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MB 정권의 탄생이 민주정부 10년의 반동이고 자신이 공과를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문재인씨가 이 시대의 패러다임인 '공감, 소통, 참여'를 상징할 수 없기 때문에 선뜻 18대 대통령으로 동의하기가 어렵다. 물론 아직 1년간의 시간이 남았다. 문재인씨 역시 현재 유력한 후보이고 적극적인 유권자의 참여를 통해 그가 선택되고 스스로 시대의 패러다임을 익히고 더불어 안철수씨와 공감한다면 다음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그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보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그 반대편에 있으면서도 대다수 국민들을 대변하지 못한 진보 정당의 한계 또한 여과 없이 보여주는 식이다. 비꼬고 낄낄거리기보다 사뭇 진지한 태도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진보집권을 위한 김어준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책 속에 현직 정치인들을 그렇게 많이 등장시키고 날카롭게 파헤치는 이유가 로드맵을 가능토록 하는 엔진이 바로 사람,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좋은 컨텐츠와 정책을 갖고도 엘리트 의식이 빚어낸 대중 언어의 부재로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진보 정당의 폐부를 후벼 파고, 스스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자처하면서 국민참여당에게 괴물의 탄생이라 칭하는 것은, 결국 문재인, 심상정, 이정희, 노회찬, 유시민 등과 같은 인물들이 다 함께 나서서 대중적 지지를 끌어냈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꼼수' 현상과 김어준 시대의 효과는 대선까지라 할 수 있다. MB로 상징되는 막가파 기득권은 현재의 '선수'들이 합심하여 다음 대선에서 교체할 수 있지만, '엘리트에 의한 정치&경제 독점'과 대의정치의 한계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경제,사회,문화,언론,노동,NGO까지 포진해있는 인물들의 면면은 대부분 엘리트이고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과 문화는 이를 확대,심화시키면서 재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어쩔 것이냐? 이 책은 '할 수 있다!'라는 구호에서 멈추거나, 맥 빠지는 선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김어준은 기존 정치권에서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정치'가 나타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를 제시한다. 그 사례가 바로 현재 진행 중인 '나꼼수' 광풍이다. 이 책의 인터뷰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나꼼수'의 인기몰이는 김어준이 말하고 있는 변화 가능성이 현실화된 사례다. 시대정신과 기술의 진보가 마련한 플랫폼이 합쳐지면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구태의연한 정치 공학이나 보수 언론의 프레임을 가뿐히 뛰어넘어 새롭게 판을 짜는 혁명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 책에서 제시된 주장이 '나꼼수'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증명되고 있다. 즉, 새로운 유통 플랫폼이 등장한 이 시대에는, 철저한 자발성, 대중을 지향하는 언어, 쫄지 않는 자세만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를 지배해온 프레임 밖으로 나가서 생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꾸 기득권의 프레임 밖으로 나가 세상을 보려는 노력이 바로 혁명의 시작이고, 그가 말하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이자 진보집권플랜이다.



김어준의 생각과 주장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고 나와 다른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가 책에서 말하는 요지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한국사회가 존재하는 것이고 앞으로 참여하는 만큼 한국사회가 바뀌리라는 것을...

모두가 닥치고 정치에 관심을 둔다면 그것이 김어준의 희망이고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될 것이리니 관심이 참여로, 참여가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해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김어준은 김어준의 길을 갈 것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역할, 자신이 잘 하는 분야에 최선을 다하리라 믿는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 최선을 다하고 목표와 목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함께 하고 놀고 웃고 즐기면서 조금씩 더 나은 사회와 인간관계를 만들어내는 사회를 보고 싶다.

 

* 인상 깊은 문단


- 노무현의 애티튜드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상황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을 때...(p.17)


- 자유주의자들의 낭만을 비판하는 21세기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휴머니스트였던 마르크스의 낭만을 생각해봤을까 몰라.(p.46)


- 어?e든 당시(마르크스 시대)의 주석은 지나치게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한 한계가 있다고 봐. 경제적 계급은 공포가 만든 결과일 뿐이거든. 원인이 아니라. 그 공포를 통제하지 않고서는 계급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공포는 본능의 영역이라고. 이걸 과학이나 신념으로 해결할 순 없다고. 다만 관리할 수 있을 뿐이지. 그래서 계급의 문제를 풀려면 사회주의 혁명이 아니라 공포를 줄이고 관리할 수 있는 정서적 안전정치가 사회적으로 더 절실하다고 봐. 그게 사회구조적 장치여야 하는 건 맞지만, 혁명으로도 공포 자체를 삭제할 순 없다는 거지.(p.46)


- 사람들이 대통령을 선택할 때 논리를 동원하는 건, 그 사람에게 꽂힌 마음을 정당화할 도구로 쓰는 거지, 논리의 귀결로 누군가를 선택하는게 아니라고. 그런데 진보 진영에선 언제나 논리르 먼저 내세우지. 뇌 구조가 그럴 수 밖에 없긴 한데, 지금 사람들이 찾고 있는 건 그게 아니야. 자기 마음을 줄 사람. 그리고 그 마음이 배신당하지 않을 사람을 찾는 거지.(p.73)


- 2007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저조한 득표는 종북주의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투표하게 된 시대성, 노무현 정부로 인한 피로감, 민주당의 탁월한 등신 인증에 따른 콜래트럴 데미지였다고. 진보정당은 선거에서 그렇게 민주당의 종속변수라고. 탄핵 정국처럼, 한나라당이 완전히 지그려져서, 진보를 폭 넓게 받아들일 여력이 생기고 그래서 두 번째 선택까지 고려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야 별도로, 추가 배려를 받는...(p.185)


- 그런데 진보정당의 방식은 이런 식이야.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계획서와 신혼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과 구입할 차량의 대출조건 및 주변 교육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용어를 섞어 진지하게 프리젠테이션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만약 나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넘어간 방증이라며. 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근한 것이 촌스러운 데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는 한 것 같지만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 남겨진 진보군은 자기 프로포즈가 실패한 요인을 열심히 분석하다가 입지 조건과 대출조건의 우수성을 다른 결쟁자들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혼자 결론 내리지. 그렇게 연애 한 번 못해봤으면서 꼭 결혼할 거라고 혼자 다짐을 하지. 

욕심 많고 잇속 빠른 보수군이 옆에서 지켜보다가 진보군이 책상 위에 남기고 간 계획서와 설계도를 집어와서는 표지만 엄청 화려하게 바꾸고 총천연색 칼라로 인쇄해서 자리를 박차고 떠난 국민양을 찾아가 계획서를 다시 내놓는다는 거지. 하지만, 그 내용은 읽어주지 않아. 휘리릭 페이지만 넘기면서 대신 장미 한 송이 안겨주고 레스토랑에 데려가서 엄청 맛있어 보이는 스테이크를 시키지. 그들은 그렇게 연애를 시작해버리네.(p.223)


- 하지만 대중정당이 왜 자꾸 학술원처럼 구냐고. 진보진영이 대중의 모호한 인식체계를 계몽해서 어떻게든 민주당을 포함한 보수와 자기들을 분리해내겠다는 나홀로 전략, 바로 거기서부터가 거대한 실패의 시작이라는 걸 알아야 해. 내가 한 번 이야기했잖아. 마음은 한정된 자산이라 비슷한 곳에 여러 번 나눠줄 만큼의 여력이 없다고. 게다가 우리 마음을 그렇게 나눠 쓸 만큼 한가로운 정치 지형 속에 있지 않아. 

아주 쉬운 예로, 어떤 분야든 업계 1,2위 정도가 머리에 입력되고 나면 3위부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해서 나머지 모두 군수 업체로 처리된다고. 기억이 잘 안나. 정치는 훨씬 더 그렇다고. 내 일상에 매일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내가 매일 쓰고 있는 상품도 아니기 때문에 큰 덩어리의 이미지로 1차 분리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을 쓰는 일 자체가 대단한 정신노동이야. 그래서 진보진영이 자신들을 구분시키려는 노력은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보편적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고. 자기들이 뭔데 그게 가능해. 

그게 쉽게 되는 소수의 진보정당 열성 지지자들은 그런게 대단한 정신노동이라는 것부터 이해하지 못하지. 그리고 억울해하지. 우리 가치를 모른다고. 바로 거기서부터 본격적으로 굴러먹기 시작한다.(p.299)

 

[ 2012년 1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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