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란 무엇인가 - 에른스트 마이어가 들려주는 진화론의 핵심 원리 사이언스 마스터스 16
에른스트 마이어 지음, 임지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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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를 통해 배우던 ’진화’가 찰스 다윈, [종의 기원]과 함께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서구에서 종교(기독교)가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모두 장악하던 중세 암흑시대 이후 서구에서는 종교가 과거의 폭정과 만행을 반성하면서 ’문화’의 한 축으로서만 기능하고 있는 반면(미국에서 부시정권과 공화당이 잠시 종교정치를 살려보려 했지만...), 한국에서는 기독교가 도래한 지 100년이 조금 지난 21세기 들어 오히려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두를 지배하면서 종교인들 뿐 아니라 권력자들까지 ’종교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듯 하다. 또 다시 십자군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인지...
 
한국이 비록 일제 압제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의 체제를 모방하면서 1948년 헌법을 제정하고 공화국을 건국했지만, 60년이 넘도록 지금처럼 종교(기독교)로 인하여 사회 전체가 분열되고 종교인들간 반목과 갈등이 심한 때가 없었다. 합리주의와 이성, 과학과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국가이지만, 오히려 일방주의와 강제, 친일과 군사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2008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청와대에 모여 대통령을 추켜세우는 기독교계 수장들을 보면서 중세의 교황과 영국, 프랑스의 추기경들의 행태가  떠오른다.
 
한국의 교육부와 교육자, 교육관계자들이 건국 이래 끊임없이 본연의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해내지 못하는 가운데 이제는 기독교에서 교과서의 ’진화론’을 문제삼고 ’진화이론’ 대신 ’창조론’을 교과서의 ’인류의 기원’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마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http://cafe.daum.net/yesillove/Fc6O/4?docid=1C5yJ|Fc6O|4|20090419081808&q=%B1%B3%B0%FA%BC%AD%2B%C1%F8%C8%AD&srchid=CCB1C5yJ|Fc6O|4|20090419081808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06404) 이런 상황은 정치인이나 일반인보다 앞서 한국의 과학자들, 과학분야 전문가, 교육부, 교육관계자들, 교과서 출판사들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증거도 없고 합리적인 이론도 없이 오로지 ’코란’, ’구약성서’, ’신약성서’의 도그마와 ’기도’로 만물을 해석하고 규정하면 할수록,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고 유일신을 강제하면 할수록 종교는 점점 더 사회구성원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지질학의 ’방사능 반감기’를 통한 지구의 역사, 화학의 스펙트럼과 분광학에 따른 태양의 구성물질과 역사, 천문학의 천체망원경과 탐사로켓을 통한 지구의 자전과 공전, 계통발생학과 생물학의 화석과 유전자 분석을 통한 생물분류체계,
 
저자와 학자들이 정의하는 ’진화(Evolution)’란 "생명이 출현한 이래로 생명의 세계가 발달해 온 점진적 과정"을 의미한다. 다윈에 의하여 진화이론이 처음 대두된 1859년 [종의 기원] 이후, 진화이론도 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의 이론이 존재하였으나 1937년에서 1947년 사이에 진화 생물학자, 실험 유전학자, 자연사학자, 고생물학자 등이 진화에 대한 종합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이를 ’진화의 종합(Evolutionary Synthesis)’라 한다.
 
진화는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생명의 매혹적인 미스터리와 관련해서 던지는 ’왜?’라는 질문 가운데 진화를 고려하지 않고 적절한 대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이제 진화는 찰스 다윈 스스로도 결코 예상하지 못한, 자신의 출생지인 생물학을 넘어서서 언어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 등 인접한 학문 분야로, 그리고 인간의 사고 체계로까지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종의 기원]이 출간된 지 15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진화를 사실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진화가 실제로 일어나는 사건이라 할지라도 다윈의 진화론에는 커다란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의혹과 오해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이 책 에서 진화와 관련해서 일반인들이나 반대편에 선 학자 또는 창조론자들이 궁금해 할 법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진화론에 덧씌워진 오해와 비판을 명쾌하게 풀어 준다.

저자는 실제로 진화가 지구상에서 일어났다는 증거를 들어 진화가 단순한 이론이 아닌 명백한 사실임을 역설하고, 진화가 작용하는 과정, 세부적인 형태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진화이론을 포함하여 생명의 탄생과 역사를 설명해 온 각종 이론들을 개괄한다. 또한 [종의 기원]을 기점으로 진화의 종합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진화 이론 자체의 역사도 상세히 들려준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진화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8억 년에 걸친 지구상의 생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 진화 생물학의 현재까지의 결론 >
1. 생명의 탄생 : 38억년 전
2. 최초 생명(원핵생물, 세균)의 화석 : 35억년 전
3. 최초 진핵생물 : 27억년 전
4. 최초의 동물 : 6억4천만년 전
5. 최초의 육상 식물 : 4억 5천만년 전
6.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양서류) : 4억6천만년 전
7. 최초의 파충류 : 3억1천만년 전
8. 최초의 조류와 포유류 : 2억년 전
9. 영장류의 분기진화 : 3,300만년 전
10.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800만년 전
11. 호모 에렉투스(사람속) : 100만년 전
12. 호포 사피엔스 : 20만년 전

 


< 자연선택에 의한 유전의 17가지 원리 >
1. 유전물질은 일정 불변하다.
2. 유전물질은 DNA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3. DNA는 모든 생물의 표현형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생성해 내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
4. 진핵생물의 경우 대부분의 DNA는 모든 세포의 핵 안에 존재하며 다수의 길쭉한 모양의 염색체라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5.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들은 일반적으로 이배체 상태로 존재한다.
6. 남성과 여성 배우자는 각각 한 세트의 염색체만을 가지고 있다.
7.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는 동안 수컷 또는 남성의 염색체는 암컷 또는 여성의 염색체와 융합되거나 섞아지 않고 수정란 안에 공존한다.
8. 생물의 특징은 염색체사에 존재하는 유전자에 의해 조절된다.
9. 유전자는 핵산의 염기쌍의 순서이며 이 순서는 특정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의 암호를 담고 있다.
10. 전체적으로 볼 때 생물의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자를 담고 있다.
11. 유전자 자체는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이따금 다른 형태로 ’돌연변이’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12. 한 개체의 유전자 전체가 유전자형을 구성한다.
13. 각각의 유전자는 여러가지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대립 유전자’라고 한다.
14. 이배체 생물은 각 유전자를 쌍으로 가지고 있다. 이중 하나는 아버지로 부터, 다른 하나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15. 이형 접합의 경우 두 대립 유전자 가운데 오직 하나만 표현형으로 발현된다.
16. 유전자는 엑손, 인트론 부변 서열 등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17. 유전자에는 몇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데 일부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한다.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과 이 책 [진화란 무엇인가]는 인류 문화의 하나로서의 종교를 넘어서는 혼란과 광기에 대비하여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 저자 소개 :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
하버드 대학교 명예 교수를 지냈고 다윈 이후 다양하게 발전해 온 진화론을 새롭게 종합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그를 ’20세기 다윈’ 혹은 ’다윈주의의 수호자’라고 부른다. 특히 생물학사와 생물 철학을 공식적인 학문 분야로 개척해 낸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700편에 가까운 논문을 썼으며 30권에 가까운 저술을 펴냈다. 대표적 저서로 <진화론 논쟁>, <이것이 생물학이다> 등이 있다.

 

[ 2010년 5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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