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의 기술 1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3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 세상에서 무엇 하나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철학과 세계관을 정립한 후, 그 많은 정보를 선별하고 분류하고 종합한 후 선택하거나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 이유가 먹고 살기 위해서든, 게으르거나 귀찮기 때문이든...

결과적으로 수 백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아돌프 히틀러.. 그가 중앙집권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쿠테타가 아닌 1932년과 1934년 독일(바이마르공화국) 선거였다.  당시 유럽과 독일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독일 국민들은 나치당과 히틀러에게 권력을 몰아주었다. 

2007년 12월. 동아시아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이명박씨가 압도적인 표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투표하였고 다음 해 4월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2010년 들어 이명박씨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 적지않은 사람들이 이명박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렸으며 일방주의와 밀어붙이기, 생태계 파괴와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왜 독일 국민들과 한국 국민들은 히틀러와 이명박을 지지했을까? 과연 그들은 히틀러와 이명박, 나치당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어떻게 되리라고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 제1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엄청난 전쟁배상금에 휘청이고 세계적인 경제대공황으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던 독일... 민주주의도 자유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하고 언론과 미디어마저 변변치 못했던 1930년대 독일 국민들이 나치당과 히틀러의 선전과 선동에 넘어간 것은 그렇다 치고 21세기 한국의 유권자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하고 판단을 내릴까? 당장 눈 앞에 닥친 문제들과 밥벌이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철학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 못하여 이성보다 감정이, 논리보다 심리가 앞선다고 하면, 과연 그들에게 선택과 판단을 유도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 중 나라를 ’유혹’이라고 주장하며, 사람을 ’유혹’하는 ’기술’에 대해 장황한 사례와 기술을 제시한다.

21세기 초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그의 저서 <유혹에 대하여>에서 현대사회를 읽는 키워드로 ’유혹’을 제시한다. 그만큼 유혹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남녀관계 등 도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심리적인 기술이다.

유혹의 기술은 원래 힘없는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다.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 수단으로 물리적인 힘이 우세하던 시절, 여성들은 남성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권력을 얻어내기 위해 유혹의 기술을 활용했다. 중국 오나라의 왕 부차가 한순간에 무너졌던 ’서시’, 위대한 정복자 나폴레옹을 요리한 ’조제핀 보나파르트’, 루이 15세의 영원한 여인 ’퐁파두르 부인’, 클레오파트라, 카사노바, 마릴린 먼로, 프로이트, 앤디워홀, 바이런, 오스카와일드, 찰리채플린, 에바 페론, 말콤 엑스, 등...

이 책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적 기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유혹의 기술’을 다루고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하지 않으며 모든 인간관계는 심리 게임’이라는 시대와 도덕을 초월한 가치전환적 사고의 토대 위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혹자들의 성공전략과 사상가들의 유혹의 개념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가는 이 책에서 의미하는 유혹은 크게 성적인 유혹, 경영/처세적인 유혹, 정치적인 유혹의 세 가지이다. 

하지만, 처음 서문을 읽으면서 가졌던 기대와 호기심은 1부를 읽으면서 사라지고 만다. 이 책에서 경영/처세적인 유혹과 정치적인 유혹의 사례와 분석은 포장지 정도에 불과하다. 저자가 대부분 다루고 있는 유혹은 ’성적인 유혹’에 할애된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Temptation’이 아니라 ’Seduction’이 아닌가 싶다...^^

[ 목차 ]
 
1부 유혹자의 9가지 유형
1장 냉담한 나르시시스트형 코케트
2장 열정적인 신념가형 카리스마
3장 신비로운 우상형 스타
4장 요부형 세이렌
5장 바람둥이형 레이크
6장 헌신적인 연인형 아이디얼 러버
7장 창조적 스타일리스트형 댄디
8장 천진난만형 내추럴
9장 능란한 외교가형 차머
10장 반(反)유혹자
유혹의 대상-18가지 유형

2부 유혹의 24가지 전략과 전술
1단계 관심과 욕망을 자극하라
2단계 괘락과 혼란을 창출하라
3단계 유혹의 효과를 극대화하라
4단계 유혹의 결실을 거두어들이라

부록1 상대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법
부록2 대중을 사로잡는 법
 

[ 2010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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