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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ㅣ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평점 :
추석 연휴 첫날부터 <로마인 이야기> 15권에 대한 ’책읽기 전투’에 돌입했다.
9일에 15권을 읽어야 하니 하루에 한 권하고도 반 권을 읽어야 하는데 이틀 동안은 실패했다.
목요일부터 목이 간질간질하더니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금요일 저녁에 약국에 가서 목감기 약을 이틀 분 사서 먹었다.
그 바람에 토요일 종일 헤롱헤롱하는 통에 책을 읽다가 자다가 읽다가 자다가를 반복했다.
오늘(19일, 일) 아침에 깨보니 감기는 내 몸에서 빠져나갔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
일요일 하루 만에 어제 읽다만 1권 나머지와 2권을 단숨에 읽었다.
밤에는 <월든> 서평을 쓰고 이렇게 <로아인 이야기 1>에 대한 서평도 쓴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한다.
9일만에 15권이 가능할까???
서평을 쓰는 것만 아니면 가능할 것 같은데.... 모르겠다. 한 번 도전해 보는 것일뿐...ㅎㅎ
이 책 <로마인 이야기>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중고책이라도 빌려 읽어보려 도움을 청했을 때 정작 소장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오래전부터 알던 권00선배로부터 선뜻 한 질을 사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물론, 권선배도 아직 읽지 못했기에 내가 먼저 읽은 다음에 돌려달라는 뜻이었지만,
그럼에도 그 선배의 추석 선물(!)이 너무 반가울 뿐이었다.
저자가 왜 20세기 후반에 로마사를 다시 재해석해야 하는가에 대해 답한 글이 있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라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진 로마인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만이 번영하고 마침내 지중해 세계의 패자가 되어 천 년 제국을 경영할 수 있었는가?"를 찾기 위해서였다.
<로마인 이야기> 제1권은 ’로마’라는 국가의 탄생으로부터 제1차 포에니전쟁 직전까지의 500년을 다룬다.
로마인들이 자신들의 건국을 기원전 753년이라고 주장한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츨발하여
제1차 포에니 전쟁이 기원전 264년에 시작되었으니 약500년이라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로마는 라틴족의 일부가 현재 로마시 지역에 모여 부락을 구성하기 시작하였고
주변의 다른 부락이나 민족, 종족, 민족들과 생존과 농경지, 민족간의 전쟁을 통해 거주지역 경계를 넓히고 인구를 늘렸다.
로마가 전투를 벌인 민족은 사비니족, 같은 라틴족의 알바롱가, 에트루리아족, 켈트족(갈라리아인), 삼니움족, 프렌타니족, 다우니족, 그리스인 등이다.
이 중 그리스인의 도시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종족,민족은 모두 현재의 이탈리아 반도 내에 거주한 상태였다.
로마는 이 시기를 거친 후, 라틴족을 통일하고 사비니족과 에트루리아족 일부를 통합하였고
이탈리아반도 중북부의 에트루리아족 일부, 반도 북부의 켈트족(갈라리아인), 반도 중남부의 삼니움족, 프렌타니족, 다우니족, 그리고 그리스인의 도시국가 5~6개와 동맹을 체결하여 이탈리아 반도 전체에 대한 주도권을 장악하였다.
저자가 1권의 부제를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고 정한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그것은 1권을 다룬 그 500년 동안 로마는 건국 이후 고난이 끊이지 않았던 세월이었기 때문이다.
로마는 ’순조로왔던’ 시기에도 일보 전진과 일보 후퇴를 거듭했고 잘못하여 10~20보씩 후퇴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마는 그 500년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철학과 제도, 정치와 정책, 군사와 외교를 만들어왔고
그런 과정이 로마보다 더 강력했던 카르타고, 그리스, 마케도니아 등을 물리칠 수 있었다.
즉, 포에니 전쟁에서 시작된 ’강력한 로마’는 하루이틀이 아닌 500년 동안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간략히 요약하면,
로마 건국 -> 제1기 왕정의 시대 -> 제2기 공화정의 시대로 나뉜다.
로마의 건국자는 로물루스이고 로물루스의 이름을 따라 국가 이름이 ’로마’가 됨.
로물루스는 군신 마르스와 알바롱가 왕녀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왕녀의 삼촌에게 쫒겨나 늑대가 키움.
알바롱가는 트로이의 왕의 사위 아이네아스가 트로이 멸망 후 정착하여 이끈 왕조...
로마는 건국 이래 244년 동안 7명의 왕(민회에서 선출)이 이끈 ’왕정’ 체제로 이루어짐.
1대 왕 로물루스는 민회와 원로원, 백인대를 창설하고 사비니족을 흡수함.
2대 왕 누마는 달력을 개혁하고 수호신을 정비함.
3대 왕 툴루스 호스틸리우스는 알바롱가를 명망시키고 주민들은 시민권을 부여함.
4대 왕 안쿠스 마르티우스는 테베레강에 다리를 놓고 오스티아를 정복함.
5대 왕 타르퀴니우스 프리스쿠스는 원로원수를 200명으로 늘리고 간척사업을 벌임.
6대 왕 세르비우스 툴리우스는 성벽을 쌓고 군제를 개혁함
7대 왕 거만한 타르퀴니우스는 쫒겨나고 기원전 509년에 공화정이 수립됨.
로마의 2기 공화정은 매년 2명의 집정관과 관리를 민회에서 선출하는 제도...
2기 공화정 260여년 동안 로마의 공화정은 일보전진과 일보후퇴를 거듭하면서도 결국 괄목한 성과를 이루어내었다.
로마는 테베강 중류의 조그마한 도시국가에서 출발하였으나,
제1차 포에니 전쟁 직전인 기원전 250년경에는 이탈리아 반도 거의 전체를 자국의 영토와 동맹국의 영토로 만들었다.
그리고 로마 공화정의 기본 국가체계인 원로원, 집정관, 법무관, 회계감사관, 재무관, 안찰관, 호민관, 민회, 시민권, 법률체계, 국방체계 등을 갖추었다.
이러한 로마의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1. 집정관-원로원-민회로 이루어진 3각 의사결정체제와
2. 귀족과 평민에게 동등한 선거권,피선거권을 공유한 제도,
3. 전쟁의 승전물에 욕심내기보다 전쟁의 승패를 세력권 확대의 기회로 삼는 외교정책(로마연합)
(초기에는 원로원 의석과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로마인으로 흡수하고
후기에는 동맹국으로 삼아 자치권과 안전을 보장하되 전쟁시 군대를 파견하도록 함)
를 핵심으로 들 수 있다.
소문대로, 팔려나간 책만큼 깔끔하게 재미있게 정리한 로마사였다.
그런데, ’한국인판에 부치는 저자의 말’에 조금 기분이 상했다.
저자는 ’한국과 일본이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계 개선이 어려운데,
두 나라 국민이 서로 자기네 이야기만 하는 것도 요인의 하나다.
다른 나라 이야기를 소재로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두 나라 국민 사이를 맺어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저자가 쓴 <로마사 이야기> 15권을 읽은 후에 관계가 개선되었을까?
로마사를 그렇게 연구할 정도로 똑똑한 저자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배상하지도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 2010년 09월 2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