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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지구 - 스티븐 슈나이더가 들려주는 기후 변화의 과학 ㅣ 사이언스 마스터스 10
스티븐 H.슈나이더 지음, 임태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평점 :
“이보게,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이 논쟁을 해결할 수 없을 거야.”
그러나 경제학자는 그를 무시하고 소리를 질렀다.
“20, 80, 160, 430.”
마침내 최후가 다가왔고 생태학자가 어리둥절하여 외쳤다.
“자네 지금 뭘 하는 건가?”
그의 친구는 확신을 갖고 대꾸했다.
“가격이 충분히 올라가면, 누구든 우리에게 낙하산을 팔 거야!”-본문에서
이 이야기는 하이킹을 나섰다가 절벽에서 떨어진 생태학자와 경제학자의 마지막 대화이다. 저자는 이 우화를 통해 경제학자와 발전지상주의자들이 고전적인 경제 이론에, 전통적인 문제틀에 묶여 있어서는 지구 및 기후 변화와 생태 문제들 속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 섹스의 진화 >, <원소의 왕국>, < 마지막 3분 >, <인류의 기원>, <세포의 반란>, <휴먼 브레인>, <에덴의 강>, <자연의 패턴>, <마음의 진화>에 이어 - 사이언스 마스터스 시리즈 - 의 열 번째 책으로,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와 생물의 다양성’을 주제로 삼았다.
이 책은 기후 변화 및 지구 변화의 현상황과 그 문제를 탐구하는 과학을 개관하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본질적으로 독자들의, 인류의 행동을 촉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기후학적, 지구과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환경 운동에 회의적인 경제주의자,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발전 지상주의자, 국가 경쟁력에 볼모가 된 행정 관료들의 주장과 행동을 비판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그들의 정책과 행동이 과연 정말로 효율적인가, 그들이 내놓는 환경 운동 비판이 정말로 과학적인가? 하는 질문들을 제기하며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주장을 하나하나 비판적으로, 유머러스하게 논박해 나간다.
저자는 이 책을 2006년 2월에 발간했다.
2006년 1월 말, 살인적인 시베리아 한파가 유럽을 강타했다.
평균 기온이 영하 18-20도를 기록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보름 동안 589명이 죽고 7,000여 명의 동상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인접한 러시아에서도 9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서유럽 지역에서 한파로 인한 사망자와 사회적 마비 사태가 속출했다.
이 책을 발간한 시점, 즉 한파 사건으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후 잠시 닥친 이상 기후로 잊혀져 가고 있지만 이러한 한파가 2005년 12월 온난화에 따른 멕시코 만류의 수온 저하(온난화로 북반구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민물이 멕시코 만류의 수온을 저하시켰다.)가 이상 한파와 빙하기를 야기할 수 있다는 권위있는 과학잡지 [네이처]의 경고 직후 찾아왔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했다.
2005년은 기상 이변, 지구 변화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한 해였다.
동남아의 휴양 지대를 휩쓴 지진 해일을 시작으로, 카트리나의 미국 습격과 유럽의 한파까지 기후 변화와 지구 변화가 인류 문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동시에 미국의 교토 의정서 서명 지연 등과 같이 인간의 어리석은 행위와 지구 및 기후 변화의 관계에 대한 문제 의식이 높아졌던 해였다.
(단위 : 백만년)
책 속에는 지구 온난화, 천재지변의 빈번한 발생, 오존층의 파괴 등 지구 환경의 변화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그 현상 이면에 있는 자연 법칙을 ’지구 시스템과학’으로 통합적으로 설명한다.
제1장에서는 대기 조성에 대한 무기적,유기적 영향을 살펴 보고
제2장에서는 온실 기체의 많고 적음이 지구 온도의 높낮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을 지질 시대의 증거와 남극 빙하의 연구 결과를 통해 밝힌다.
제3장에서는 대기와 해양의 순환과 기후의 비선형 구조를 살펴보고
제4장에서는 지구를 직접 실험실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신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모형의 필요성 등을 알아본다.
제5장에서는 다윈의 시대 이후로 널리 퍼져 있는, 기후 변화가 일어나면 생물은 이동을 통해 자신들의 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관점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살펴본다.
제6장에서는 사회는 자연과 관계없다는 패러다임을 신봉하는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의 안이한 인식을 비판하면서 생태학적 패러다임을 주장한다.
’기후와 생물의 공진화’에 대한 요약 정리...^^
- 지표면 위에 존재하는 수증기 형태의 물은 바다와 빙하에 있는 물의 50만분의 1 정도이다.
- 수증기가 매년 비나 눈이 되어 지표면에 떨어지는 양(연강수량)은 50만 세제곱 킬로미터로 지구 표면 5억 제곱 킬로미터를 1미터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 태양은 바다, 호수, 육지에서 물을 증발시키고 식물은 잎에서 수증기를 증산시킨다. 그 뒤 응결과 물방을 성장 같은 다른 요인들에 의해 물은 다시 땅으로 떨어진다.
(바닷물의 증발은 육지에서의 증발산 양의 6배 정도다. 그러나 대륙의 중심에서는 증발산이 수증기의 주요 공급원이다.)
- 물이 어떻게 분배되는가에 따라 생물이 살 수 있는 지역이 결정된다.
- 눈과 비는 육지와 바다에서 물질들이 정착하는 것을 돕는다. 이 퇴적물의 순환은 침식과 영양 물질의 수송, 퇴적물의 형성이라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 퇴적물의 순환은 여섯 가지 주요 원소(수소,탄소,산소,질소,인,황으로 지구상 유기물의 95%의 성분))의 양과 흐름의 분배를 둘러싸고 서로 얽혀있다.
- 생물들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원소들이 적당한 양으로 균형을 이루며 적절한 장소에 배치되어야 하고 재순환해야 한다.
- 질소는 대기의 78%를 차지하며, 질소는 식물 스스로 또는 균을 통해 식물 흡수되어 단백질로 고정된 후 식물이 죽거나 동물에게 먹힌 후 배설물, 사체를 통해 다시 대기 중으로 순환된다. 이 때 일부 질소가 일산화이질소로 돌아가 ’온실 기체’가 되고 이는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어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가 된 후 오존의 양을 제한한다.
- 황은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의 일부는 식물 속으로 편입되거나 식물성 플랑크톤을 통해 바닷물 속에 들어간다. 이산화황은 화산 활동이나 산업활동에 의해 지구 환경에 제공되며 수분과 섞여 산성비의 형태로 환경을 파괴하는 원인이 된다. 스모그에 포함된 미세한 황산 방울들은 폐의 질환을 일으키거나 대기의 반사율을 변화시키는 황상 에어로졸이라는 안개층을 형성하여 지표면을 식히는 작용을 한다.
- 탄소는 대기 속에서는 이산화탄소 형태로 아주 적은 양(0.035%, 하지만 질량은 7,500억톤)가 존재하고 해양과 퇴적물, 암석에는 이산화탄소나 다른 형태로 훨씬 많은 양이 존재한다. 식물들은 탄소를 이용해(광합성) 탄수화물과 당류를 만든다. 지구 북반구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사이에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3% 정도 떨어진다. 탄소로 구성된 이산화탄소와 메탄, 염화불화탄소는 아주 중요한 ’온실기체’다. 이산화탄소는 대부분의 태양 복사 에너지는 통과시키는 반면 대부분의 지구에서 복사되는 적외선 에너지는 흡수한다.
(아마존 밀림 등 숲과 서식지 파괴는 물과 원소의 순환, 생태계의 대규모 혼란을 가중시켜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 산업혁명 이후 150년 동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20~30% 정도 증가했다(기온은 0.5도 상승). 거의 모든 예측 결과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에는 그 양이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기온은 2~2.5도 상승).
- 하지만 지질조사 결과, 지구의 최근 5,000년 동안의 기온 변화는 5도 정도 상승한 것이다. 즉, 1천년에 1도..
- 21세기 현재는 신생대 홀로세로서 가장 최근의 빙하기는 약4만년 전에 시작하여 2만년 전에 끝났고 간빙기 중이다. 최근 진행 상황을 볼 때 다가올 빙하기는 빠르면 1~2만년 이내에, 늦으면 4~5만년 이후에 시작한다.
-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되어 온도가 급상승하면 최근의 엘니뇨와 같은 기후변화 뿐 아니라 빙하기가 훨씬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
- 아주 단순한 시나리오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급속하게 녹고 빙하의 민물이 바닷물의 염도를 낮추어 대기와 해류, 기상의 이변을 낳고 담수가 급속하게 퍼지고 수증기가 증가하여 태양 에너지를 반사시켜 역으로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간다는 것...
(2004년에 개봉된 영화 ’투모로우’를 생각하면 됨...^^)




"이제 우리는 인류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선언하는 저자는 더 이상 인류는, 지구를 자기 멋대로 조작할 수 있는 ‘실험실’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우리의 생물학적, 생태학적 뿌리를 파괴하는 것이며, 우리 미래의 후손들의 생존 조건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실험실 지구>라는 제목에서 ‘실험실’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우리가 현재의 기후 변화 및 지구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질학적 시간 동안 지구에서 벌어진 기후 변화의 역사를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되므로, 지구와 그 지질학적 역사 자체가 실험실처럼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실험실 지구는 기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론적 비유이다.
둘째는 인간의 활동에 따른 지구 및 기후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면서 지구 자체가 인간이 만든 기후 실험실처럼 되어 버렸다는 비판적 비유에 해당한다.
저자는 환경 운동가들의 주장에 회의적인 경제학자들 역시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환경 운동가들이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내놓는 환경 정책 역시 경제학자들이 만들어 낸 결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 속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해결책들을 내놓는다.
그는 바로 이 해결책들을, 생태학자와 경제학자, 환경주의자와 정책 집행자의 대화가 시작되는 출발점으로서 제시한다.
1. 염화불화탄소(CFCs)와 온실 기체의 배출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할 대체물을 계속 개발한다. 2. 에너지 생산과 이용의 가격에 환경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
3. 에너지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동안 보존성과 효율성을 강화함으로써 온실 기체의 배출을 줄인다.
4. 미래의 에너지 공급 방안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때 온실 효과로 인한 온난화를 주요 요소로 삼는다.
5. 전 세계의 삼림 벌채를 줄인다.
6. 국내의 적절한 재조림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국제적 재조림 노력을 지원한다.
7. 농업 연구를 지속함으로써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농업 시스템을 구축한다.
8. 물 시장을 통한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재의 물 공급 시스템을 더욱 잘 관리하여 현재의 가변성에 대처함으로써 물 공급이 보다 확실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9. 기후 변화의 가능성을 고려해서 수명이 긴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의 한계를 계획한다.
10. 현재의 생물 다양성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강구한다.
11. 지구 온난화를 상쇄할 지구공학적 연구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12. 인구 증가율을 조절한다.
13. 미국은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는 국제 협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직 한국에게는 아직 머나먼 동쪽 나라의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한국에서도 4계절이 모두 이상 기온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의 이상기온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기상청도 정부도 학자들이 대부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구 차원의 이상기온과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에 함께 동참하지 않았을 때 급변하는 사태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위에서 저자가 열거한 13가지 중 적어도 5~10가지는 한국 정부와 언론, 학계, 시민단체와 일반인들도 고민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이 정권에서는 별로 기대하기도 어렵겠지만...
[ 2010년 10월 14일 ]